[Review] 피아노로 소통하는 그의 세계, 안종도 piano

글 입력 2016.08.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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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아트홀에서 안종도의 피아노 공연을 보았다. 클래식에는 사실 문외한인 나는 사실 이번이 인생의 두 번째 피아노 공연이었다. 피아니스트 막심 므라비차의 크로스 오버된 곡들을 좋아했기에 그의 내한 공연을 보러 갔던 것 이후로 처음 피아노 공연을 관람한 것이다. 그래서 굉장히 설레는 마음으로 연주회장을 찾았다. 연주회장 앞은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볐다. 연주회장 앞의 사람들은 격식 있어 보이는 옷과 구두를 신고 연주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클래식에 조예가 깊으신 아빠를 따라 연주회장을 몇 번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때마다 평소에는 잘 입지 않지만 단정하고 예쁜 옷을 엄마가 꺼내어 주셨던 기억이 난다. 조금은 격식 있어 보이는 옷과 구두를 신고 연주회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니 연주회장이라는 것이 실감이 나는 것 같았다.


안종도_포스터.jpg
 

   공연장은 생각보다 크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더 무대와 가까운 느낌이었다. 무대 위에서 그랜드 피아노를 연주하는 연주자와 더욱 가까이서 소통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조명은 그랜드 피아노와 연주자가 있는 무대에 은은하게 비추었는데, 온전히 연주자에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무대에서의 그의 연주는 환상적이었다. 연주장에는 그의 숨소리와 피아노 연주만이 들렸고 그것은 그 공간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연주자 안종도는 한 건반 한 건반 그가 표현하려는 것을 오롯이 담아내기 위해 그의 모든 것을 쏟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그의 모습은 이 연주가 관객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함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화가에게 그림은 전시 대상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자신의 감정을 배출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인 것과 같이, 그가 연주를 하는 것도 관객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감정과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담아내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그는 열정으로 무대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던 것 같다.

   연주는 잔잔한 것과 격렬한 것이 잘 어우러져 있었다. 강약 조절이 굉장한 그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그의 연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곡에 따라 악기가 내는 소리가 사람의 기분을 평화롭게도 만들고 애잔하게도 만드는 것이 신기했다. 그가 연주를 마칠 때쯤에는 감정의 기승전결이 짜임새있게 구성된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피아노와 곡들에 대해서는 비록 잘 알지 못하지만, 그가 연주하는 곡을 통해 느끼는 감정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볼 때 많은 사람들이 같은 장면에 공감을 하듯, 그의 연주 역시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게 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의 연주가 그런 감정을 잘 담아내고 있어서인지 곡에 대한 이해는 많이 부족했지만 충분히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연주였다.

   공연이 끝나고 사람들은 계속해서 박수를 쳤고 그는 두 번이나 앵콜곡을 연주했다. 연주자가 인사를 한 뒤 다시 나오고 또 다시 나올 때까지 사람들의 박수는 그치지 않았다. 그의 훌륭한 연주에 대한 감사와 그에 대한 응원 등의 마음으로 나 역시 계속해서 박수를 쳤다. 계속되는 박수갈채에 못이긴 그가 두 번이나 다시 나와 앵콜곡을 연주할 때까지 그곳의 관객들은 한 마음으로 그를 응원했던 것 같다. 클래식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지만 그의 연주와 무대는 정말 좋았다. 좋은 음악과 함께 좋은 여름밤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노혜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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