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천재 시인의 자유로운 삶. '에드거 앨런 포' [공연예술]

글 입력 2016.07.2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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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림아트센터에서 천재 시인 ‘에드거 앨런 포’의 삶을 보고 왔다.


에드거.png
 

CAST

에드거 앨런 포  최재림
그리스 월드      최수형


줄거리

에드거 앨런 포는 2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에게 버림받는다.
그는 새롭고 독창적인 글로 잡지사 사장에게 인정을 받고
그에게 작가이가 성직자인 ‘그리스 월드’의 비평을 부탁받는다.

에드거 앨런 포의 비평에 분노한 그리스 월드는 그를 파멸시키리라 결심한다.
그러던 중 에드거 앨런 포는 ‘갈가마귀‘라는 그의 인생 역작을 쓰고
그리스 월드는 이에 다시 질투를 느낀다.

에드거 앨런 포는 아픈 사촌동생인 버지니아와 결혼하지만
그의 작품은 잘 되지 못하고 그는 계속 가난하게 살아간다.
아내인 버지니아는 결국 병을 이기지 못하고 죽게 되고
에드거 앨런 포는 그 슬픔에 하루하루를 술과 약으로 살아간다.

이 때 그리스 월드는 포를 도와준다며 악마의 손을 내밀고
그와 그의 작품을 사람들에게 잊히게 하려는 수를 쓴다.
계속해서 망가져가던 포는 첫사랑의 도움으로
정신을 차리고 재기하려 하지만 그리스 월드에 의해 죽는다.





에드거 앨런 포는 한국 초연으로 여러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작품이다.
나 역시 많은 기대를 하고 뮤지컬을 보러 갔다.
150분은 에드거 앨런 포의 인생을 담기에 짧았지만 그의 인생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삶은 한 문장으로 ‘자유롭고 당당했다’는 말이 어울릴 것 같다.
에드거 앨런 포는 가난과 라이벌의 방해에 무너졌지만 그는 끝까지 당당했고 자유로웠다.

에드거 앨런 포에는 많은 무대 장치가 나오지는 않지만 빔프로젝터를 사용함으로써 장면들이 풍부하게 보였다.
그리고 날개를 사용하는 장면들은 노래와 잘 어울렸고 특히 그 사이에서 포가 나오는 장면은 포의 자유로움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숨 막히게 아름다웠다.
또한 다른 극들이 주인공이 죽으면 극이 끝나는 것과 달리 에드거 앨런 포는 포가 죽고 나서도 극이 이어진다. 이것이 마치 포가 죽어도 그는 사람들에게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하지만 극의 개연성이 부족했던 점이 조금 아쉬웠다.
그리스 월드의 방해로 첫사랑과 헤어지고 힘들어하다가 갑자기 아픈 사촌동생과 결혼하는 내용과 사촌동생이 죽고 나서 다시 첫사랑과 만나는 내용은 너무 갑작스러워서 감정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에드거 앨런 포를 보면서 최재림 배우와 최수형 배우에게 많은 매력을 느꼈는데,
최재림 배우는 정말 이 극의 넘버들에 최적화된 배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한 가창력을 보여줬다. 목소리가 너무 멋있고 노래를 잘해서 최재림 배우가 노래만 시작하면 홀린 듯이 쳐다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최수형 배우는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매력이 철철 넘쳤다.
얼굴 표정을 어찌나 다채롭게 짓던지 표정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포가 자신을 비평해서 그를 싫어한다는 내용의 캐릭터가 마치 어린 아이 같아서 더 매력 있게 느껴졌다.
포의 천재성을 인정하지만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그는 자신을 신의 존재라고 생각한다.
비평 하나에도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려는 엄청난 분노를 품는 그는 엄마의 눈길을 받지 못해 떼를 쓰는 어린아이 같아서 그저 싫은 게 아닌 안쓰러움까지 느껴졌다.

보는 내내 포를 천재 시인이 비극적인 삶을 살다 갔다고 생각하며 안타까워했는데
마지막 장면에 포가 자신은 괜찮다며 자신을 기억해달라고 말하는 것에서 그의 당당함을 느꼈다.
그의 작품이 살아있는 것은 결국 그가 살아 숨 쉬는 것과 같다.
따라서 그의 작품이 지금까지 계속 우리옆에 있기에 그가 정말 괜찮을 것 같아서 마음이 한결 놓였다.

천재 시인의 삶을 보여준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는 강한 음악과 강한 캐릭터와 함께 한 행복한 150분을 선사해 주었다.


[홍다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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