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독도와의 '심리적' 거리 좁히기, 앙상블 '라 메르 에 릴' 제8회 정기연주회

글 입력 2016.05.2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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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무니 없게 들릴 수도 있지만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합니다. 너희 땅, 우리 땅이 어딨는 건지 참 그렇다 하구요. 어차피 삶이 머무는 동안 소중하게 함께할 공간일 뿐인 것을 누구의 소유인 지를 따지면서 서로 그 땅을 얻겠다고 때로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누군가는 다른 누군가를 지배하고 있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지나치게 감상적인지도 모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누가 누구를 완전히 소유할 수 없듯이 사실은 땅도 마찬가지인 건 아닐까 싶습니다. 껍데기는 가질 수 있어도 그 속까지 가지기는 뭐든지 쉽지 않을 것 같아서요. 독도는 그런 생각이 미치는 땅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이미 독도에 대해 어느 정도 머리로는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애국가만큼이나 독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습니다.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노래도 볼 수 있었고, 독도라는 이름 대신 다케시마라는 이름을 쓰면서 기념품을 파는 일본의 모습도 익숙하게 봤습니다. 지금도 심심치 않게 독도가 예로부터 우리의 터전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옛 기록들이 발견되면 신문에 크게 실리곤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몇 가지 사실을 돌아봐야 합니다. 우선 역사적인 기록으로 봤을 때 독도가 이전부터 우리의 터전이었다고  볼 수 있지만 현재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일본과 분쟁을 해야 할 정도로 논란의 여지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이 말도 안되게 무대뽀로 독도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려 애쓴다고 혀를 찰 수도 있지만 실은 그 속에는 여러 이해관계가 숨어있는 전략적인 행보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국제사회에서는 과거에 누구의 공간이었는지 만큼이나 현재 어떤 영토에 얼마나 자주, 많이, 지속적으로 관심과 애정을 두고 '실질적인 주인'으로서 행동했는지를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와 일본의 차이가 그렇게 크지만도 않다고 하네요. 

  이해관계니 알력다툼이니, 영토분쟁이니 하는 복잡한  프레임으로  이목이 집중되어 있는 현실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다른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건 다 제쳐두고 독도와 우리만 두고 든 생각했을 때 과연 우리가 독도를 정말 마음으로 '우리'의 땅이라고 생각하는 지 여부입니다. 예를 들어 그냥 집이나 공간에 대한 정보가 있고 모두가 그 곳이 너의 공간이라고 말해준다고 해서 우리는 그 공간을 나만의 공간, 내 집 같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나하나 쌓인 기억과 포근함, 친근함, 애정이 담겨 있을 때 비로소 그 공간은 의미를 갖게 됩니다. 독도와 우리와의 거리는 그런 면에서 물리적으로도 그리 가깝지 않지만, 심리적으로는 더더욱 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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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관계, 영토분쟁같은 프레임을 잠시 벗어나서 이렇게 독도와의 심리적인 거리를 좁혀줄 공연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예술의 전당 IBK챔버홀에서 만날 수 있는 앙상블 '라 메르 에 릴'의 제8회 정기 연주회입니다. 앙상블의 이름은 프랑스어로 바다와 섬이라는 뜻입니다. 그 뜻처럼 독도 그 자체, 바다로 둘러싸인 작은 섬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갖고 벌써 8번째 정기 연주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 새롭습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특히 동해와 독도에 대한 포근한 이름의 세 헌정곡이 있습니다. 동해와 독도에 관한 성악곡으로 표현한 2곡, ‘독도, 사랑의 찬가’와 ‘섬, 노래하다’가 있고 기악곡으로는  해금, 바이올린, 첼로가 연주하는 ‘바다의 아침’이 있습니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독도를 사랑의 대상으로, 딱딱한 바위로 이루어진 수동적인 외딴 섬 대신 노래하고 아침마다 생명력 가득한 모습이 아름다운 섬으로 보고 있는 시각이 드러납니다. 

  이 앙상블은 반드시 음악으로만 독도에 대한 애정과 친근함을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독도 오감도'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미술작품들을 전시하기도 하고 독도를 꾸준히 연구하는 학자분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포스터에 쓰인 그림도 독도 오감도의 작품 중 하나인 김덕기 작가의 '원더풀 독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만 공연을 이어가지도 않고 해외로도 뻗어나가 올해는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 홍콩 등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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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앙상블 라 메르 에 릴의 이함준 대표가 의도하는 것도 결국은 우리 삶 속에 살아 숨쉬는 독도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냥 말로만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하는 것 말고 우리 마음 한 켠에 자연스럽게 하나인 것처럼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한 것이죠. 딱딱한 활자나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는 토론같은 방법 대신 부담없는 마음으로 마주할 수 있는 예술분야로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연을 보고 나면 저와 독도의 거리가 얼마나 가까워졌을지, 준비하신 '독도 tribute'곡들은 독도에 대한 어떤 이미지와 느낌을 담았을지 참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6월 첫 금요일에 시원하고 푸근한 바다와 독도 이야기, '라 메르 에 릴' 정기 연주회 공연을 추천드립니다! 앙상블 '라 메르 에 릴'의 제8회 정기연주회는 6월 3일 금요일 저녁 8시에 예술의 전당 IBK 챔버홀에서 전석 2만원에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이 프리뷰는 문화예술의 '소통'을 중시하는 ART insight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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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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