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현대판 인상주의, 9 LIGHTS IN 9 ROOMS 전 [시각예술]

글 입력 2016.02.2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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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LIGHTS IN 9 ROOMS / SPATIAL ILLUMINATION 한남동 디뮤지엄 


한남동에 봄과 함께 특별한 전시가 찾아왔다. 한남동 독서로에 새롭게 개관한 디 뮤지엄은 대림미술관, 구슬모아 당구장과 같은 재단인 대림문화재단이다. 대중의 사랑을 받은 대림미술관에 이어 디 뮤지엄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명성에 걸맞게 야심차게 선보이는 첫 전시 '아홉 개의 빛, 아홉 개의 감성'(Spatial Illumination 9 Lights in 9 Rooms)다. 9명의 작가와 9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가 각각이 느끼는 9개의 다양한 작품을 만나 볼 수가 있다. 왜 필자가 현대판 인상주의라고 했는지 전시를 살펴보자.



9개의 방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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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빛의 순수를 만나다


세리스 윈 에반스(Cerith Wyn Evans) 의 Neon Forms (after Noh II and III)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몸의 궤적을 네온으로 표현한 작업으로 복잡하게 얽힌 하얀 빛의 선들을 통해 시각화했다. 
무슨 형체인지 모르겠는 이 빛들은 사물의 움직임 같이 생기기도 했고 빛 그 자체의 찰나 모습 같기도 하다.
사실 이 작품은 일본 연극의 배우들의 움직임을 나타낸 것으로 가시화한 점이 특징이다.
찰나의 순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여 영원히 남을 수 있게 간직시켰다. 앞의 야자수 나무 또한 이 작품의 일부이다.
 멈춰있지 않고 제자리에서 순환한다. 
잔잔하면서도 야자수의 힘찬 형태 덕분에 멈춰버린 빛과 함께 역동적인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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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빛의 색을 찾다

플린 탈봇 (Flynn Talbot)의 Primary
빛의 3원색인 RGB(빨강, 초록, 파랑)의 광원을 삼각뿔형태의 오브제에 투영시켜
 ‘빛’과 ‘조각’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색과 형태. 
이 작품은 앞에서 쏘는 빔 프로젝터의 시시각각 변하는 빛에 따라 형태와 뾰족함 정도가 다르게 보인다
. 그로 인해 보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다른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지만 힘이있고 에너지가 느껴진다.
우리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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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빛의 공간을 짓다 
  
어윈 레들(Erwin Redl) 의 Line Fade
촘촘히 둘러싸인 광섬유에서 발현되는 빨강과 파랑의 빛 줄기들이 원기둥 형태의 공간을 만들어내며,
기둥들의 공간 안에 들어가 완전체를 이루게 한다.
 작가는 이 빛 줄기 하나를 우리의 삶에 빗댓다.
이 작품을 보며 영화 [인사이드 아웃] 에 등장하는 '기억 저장소' 가 생각났다.
구슬 한개가 하나의 기억으로 수천개를 채운 저장고 처럼,
작가는 수많은 빛 기둥들로 우리의 삶을 이루고 있다고 표현한 것이다.
우리가 그 공간에 들어가서 빛과 함께 공존함으로서 우리의 삶을 훑어보게 됨을 느끼길 바란 것이다. 아쉽게도 이번 전시는 작품 밖에서만 관람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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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빛의 환영을 마주하다
  
카를로스 크루즈-디에즈(Carlos Cruz-Diez) 의 Chromosaturation
RGB(빨강, 초록, 파랑)의 빛으로 채워진 3개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시각적인 혼란을 통해 관객에게 이미 알고 있는 색에 대한 새로운 신체적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이 방이 제일 인기가 많았다. 색의 3원색이 배치되어 있고, 그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 속에 우리가 존재한다. 
중간중간 놓여있는 하얀색의 정육면체는 작품의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몽환적인 분위기에 너도나도 사진찍기 삼매경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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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빛의 조각을 흩뿌리다
  
스튜디오 로소(Studio Roso)의 Mirror Branch
‘빛은 반사될 때 비로소 드러난다’라는 개념에서 출발하여, 나뭇가지 형태의 구조물에 매달린 수천 개의 디스크들이 반사하며 만들어내는 빛과 그림자가 공간과 작품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네러티브를 표현하는
설치 작품이다.  이 작품은 계단을 올라가면 나오는데 들어오면서 부터 그림자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작품보단 그림자에 시선이 갔다. 그게 작가의 의도였으리라. 작품을 보고 있으면 눈부심과 스케일에 매료된다. 빛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정말 다양한 작품들이 나오고 있다. 그 중 이 작품은 태초의 순수한 빛과 그림자를 아름답게 표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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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빛의 리듬에 몰입하다
   
툰드라 (Tundra)의 My Whale .
툰드라는 시각예술가, 뮤지션, 사운드 엔지니어, 프로그래머로 구성된 러시아의 아티스트 그룹이다.
수백 개의 육각형 타일들로 이루어진 아치형 천장에 빛을 투영시켜 다양한 빛의 패턴과 사운드를 연출한다. 고요한 음악과 웅장한 홀로그램. 그리고 아치형 터널과 큰 거울. 우리는 지금 고래의 머릿속에 들어와 있다!
작품의 곳곳에는 빔프로젝터기가 설치되어 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영상. 영상 앞에 서서 찬찬히 눈을감고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작품을 느껴본다. 작가는 우리에게 공감각적인 경험을 제시하고있다.
이쯤되니 고래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고래를 만나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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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빛의 바람을 느끼다
   
폴 콕세지 (Paul Cocksedge)의 Bourrasque
2011년 프랑스 리옹의 '빛의 축제(FEte des LumiEres)'에서 공개된 작품으로, 마치 종이들이 일순간 바람에 의해 창 밖으로 쏟아져 하늘로 휘날리는듯한 우아한 풍경을 연출하는 설치 작품이다.
작품은 전시실 한 중앙에 놓여있었고 실제로 날아가는 느낌이였으며 눈부셨다.
창가에 놓인 나의 서류가 날아가는 것 같기도 했고 피아노를 치고있는
 연주자에게 선풍기를 쐬어 악보가 다 날아가버리는 상상도 해봤다. 작가가 관람객에게
상상을 맡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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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빛의 그림자를 그리다

데니스 패런(Dennis Parren)의 Don't look into the light
이 작품은 관객이 CMYK 조명으로 연출된 공간 속에 들어가 다양한 형태로 조합된 색색의 그림자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설치 작품이다. 2013년 아인트호벤에서 열린 ‘Glow Light Festival’에서 소개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첫번 째 방의 작품은 작가의 졸업작품이다. 특별히 그가 제작한 조명이다. CMYK의 빛을 설치하여 벽에 비치는 그림자가 아름다운 추상형태를 그려낸다. 두번째 방도 어떻게 보면 단순한 작품이다. 천장에 RGB 삼색만을 달아놓은 후
관객들을 그 속에서 놀게한다. 그 현장 속에 있는 관람객들은 새하얀 공간속의 자신의 그림자가 형형색색임을 확인 한 후
카메라를 꺼내들기 바쁘다.  파란색 빛을 쏜다고 그림자가 파란색이 아닌데 왜 그럴까?
이유는 조명이 빛의 3색이 합해지면 하얘진다. 그리고 빛을 못 받는 우리의 그림자 부분끼리 겹쳐져서
다양한 색을 만들어 내는 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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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빛의 시간으로 빠져들다
   
올리비에 랏시(Olivier Ratsi)의 Onion Skin
선과 기하학적 형태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겹치고 해체되면서 3차원을 보여준다. 어두컴컴한 공간 속 펼쳐지는
선들의 향연에 관중들은 이 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빠져들게 된다.
반복되는 듯한 가로 세로의 직선들의 영상은 투시원근법을 활용하여
 3차원을 뛰어넘는 4차원의 세계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빛의 선으로 공간을 만들어내어 우리에게 혼란을 주는 영상을 끝으로 9개의 방 모두가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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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부터 빛이라는 소재는 화가들에 의해 계속 다뤄져 왔다.
 끊임없이 빛에 대해 탐구하고 고찰이 심해진 시기가 바로 인상주의 시대이다.
현대판 인상주의는 빛의 표현이 캔버스에만 국한될 뿐만이 아니라
영상, 설치물, 구조물과 같이 다양해졌다.
그리고 집약체가 이번 전시에 드러난 것이다. 관객은 많았고 전시는 성공적이다. 



사진 출처 : 대림미술관, D MUSEUM 홈페이지
[이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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