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poris - 15. [Review] 손시린 이 겨울 설레고 싶다면, 옥탑방 고양이
글 입력 2016.01.20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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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보러갔던 연극을 다시 보러갈땐 나만의 이유들이 있다.우선 캐스팅이 달라졌음에 대한 기대감. 같은 캐릭터를, 같은 대사를 어떻게 소화해낼 것인가. 얼마나 잘 어울릴 것인가. 주인공 간의 케미는 어떠할까, 멀티맨/멀티녀는 또 얼마나 통통 튀는 배우들이 나와서 즐겁게 해줄 것인가. 관객과 소통하는 라인은 얼마나 능청스럽게 처리할까. 또 나와 함께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의 분위기는 어떻고, 어쩌다 참여하게 된 주인공 아닌 주인공은 어떻게 반응할까.그리고 역시나, 한 번 재미있게 봤던 연극은 날 실망시키지 않는다!(웃음이 필요한 분들에게 강추다.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이지만, 달달한 것도 맞지만, 90분 내내 배가 아플 정도로 웃는다. 분명 코미디에 더 가깝다.)유쾌하다.이중계약이란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고 29박 30일 유럽여행으로 도망가버린 주인집 때문에 한 지붕을 이게된 두 남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이 고집 세고 자존심 센 두 사람의 대결은 사실 억척스럽게 살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렇게 함께 살게된 청춘의 사연이, 그들이 꾸는 꿈이, 유쾌하다.달달하다.그렇게 못잡아먹어 안달이던 서로에 대해 어쩔 수 없이 호기심이 생기고, 가장 나약하고 아픈 모습들을 선하게 마주하면서 느끼게 되는 동정심, 연민, 그리고 보호본능! 이상하게 자꾸만 예뻐보이고, 이상하게 자꾸만 호감이 간다. 서로를 오해하고 그 오해를 풀어나가는 일마저, 사랑하니까. 어쩜 그리 둘 다 연애 안하고 살았는지 쑥맥이지만 그만큼 순수하고 풋풋한 연애 초반의 감정을 그대로 보여준다.찡하다.꿈을 안고 나아가려는 우리에게 부모님은 그리고 사회는 안정적인 직장, 직업을 요구할때가 많다. 세상은 '하고싶은 것만 하고 살 수 없다'면서 말이다. 우린 그것을 항상 잔소리로,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 어른들의 고집으로 받아들인다. 어느 순간 그들이 겪은 세월이 보이면서 그제야 알아듣게 된다. 너희는 고생하고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어느 곳에도 명확한 답은 없다. 어느 누구도 답을 무 자르듯 딱! 내려주지는 않는다. 과연 두 집 중에 한 집이 정은이의 드라마를 보게 될지는 모르는 거니까. 경민이가 집안의 강요를 뿌리치고 사람 냄새나는 집을 지어 정은이와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는 모르는 거니까. 그치만 연극이 끝날 때, 우리에게 희망이 남아있다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20160120 illust. by leporis그리고 두 마리의 귀여운 고양이와 함께 생활했던 이 옥탑방이, 정은이와 경민이에게는 꿈을 향한 첫 발걸음이자 사랑을 찾은 공간이 되었다. 이 곳이 여러분에게도 따뜻하고 설레는 공간이 되길♡[권미주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