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국 건축예찬- 땅의 깨달음 [시각예술]

글 입력 2016.01.1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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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전시는 리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건축예찬-땅의 깨달음>이라는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는 고미술과 현대 미술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리움 미술관만의 개성을 살려 건축과 관련된 옛 지도나 유물들도 전시하는 동시에, 사진 작가들이 찍은 우리 건축물들의 모습도 함께 만나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것 이외에도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 중의 한 가지는 최신 IT 기술을 활용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물론 요즘 개최되고 있는 모네 전시회나 반 고흐 전시회에서도 알 수 있듯이, 최근의 전시에서는 다양한 디지컬 기술들을 활용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답니다. 하지만 제가 이번 전시에서 활용되는 디지털 기술들이 더 의미있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건축이라는 분야가 사실 다른 분야의 예술들보다는 상대적으로 기술의 영역과 많이 융합되어 있는데, 그런 점에서 전시에서 건축물을 다루기 위하여 IT 기술을 활용한 것이 건축 자체의 발전 역시 의미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처럼 단지 보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서 전시물들을 느껴볼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고하니, 다각도로 작품을 맛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전시는 총 3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부-침묵과 장엄의 세계
 
1부에서는 한국인의 종교관, 정신세계가 투영된 해인사, 불국사, 통도사, 선암사 등 주요 불교사찰과 함께 조선시대 유교문화를 잘 드러내는 왕실의 사당인 종묘를 다룬다. 불교와 유교건축의  정신성, 장엄미, 조형적 정수를 경험하게 될 이 공간에서는 현대 사진가들의 작업과 함께 <용두보당>, <용두토수>, <아미타설법도> 등 불교건축과 관련한 유물을 비롯하여 사찰 가람배치의 연구모형, 통일신라시대에 융성했던 불교문화와 뛰어난 석조 건축기술을 보여주는 석굴암의 3D 복원 영상, 종묘건축과 제례, 제례악을 담은 특별 프로젝트들이 함께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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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 전시되고 있는 대표작들 중의 하나인 배병우 <종묘>입니다. 종묘는 조선시대 왕실 제례를 위한 공간인데요, 공덕을 세운 왕들의 신위를 모신 곳이자 공신들의 사당이 세워져있는 곳입니다. 나라에 공이 있는 인물들을 위한 제사를 지냈던 공간인만큼 엄숙하면서도 고요한 느낌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음영이 짙게 표현되어 있는 사진이 그런 종묘의 의미를 더욱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2부-터의 경영, 질서의 건축 
 
2부에서는 창덕궁, 경복궁, 수원화성 등 조선시대의 대표적 궁궐 및 성곽, 관아건축을 통해 왕실이나 지배권력이 한양도성과 궁궐, 성곽을 어떻게 구축하고 경영했는지를 풍수와 터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동국대지도>와 <한성도> 등 옛 지도를 비롯하여 현대 사진가들이 기록한 창덕궁, 수원화성 사진과 함께  <동궐도>, <규장각도>, <화성성역의궤>, <화성능행도> 등 건축관련 귀중한  미술품과 기록화가 비교 전시된다. 또한 19세기 말 경복궁과 육조거리를 재현한 대형모형과 함께 조선시대 관아연구의 보고인 <숙천제아도>(하버드 대학교 옌칭도서관 소장)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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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의 작품들 중 하나인 <숙천제야도>입니다. 조선 말기 문신 한필교가 42년 동안 부임했던 중앙 및 지방의 관아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긴 화첩입니다.  건물들의 위치만 대략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거쳐갔던 건물들과 마을 구조를 상당히 자세히 표현하고 있어 지도로써 뿐만 아니라 사료적 가치 또한 매우 높은 작품이라고 합니다. 



3부-삶과 어울림의 공간 
 
3부에서는 민가건축들을 통해 자연과 건축, 사람이 함께 어우러진 삶의 공간을 조명한다. 참여 사진작가들은 자연지형을 반영한 가옥배치 및 건축물의 집합적인 경관 등 전통문화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경주 양동마을, 성리학의 자연관을 구현한 도산서원, 한국 민간정원의 정수를 다양한 시각으로 보여준다. 이와 함께 19세기 민가의 풍경을 엿볼 수 있는 <경기감영도>와 소쇄원 관련 문서인 <소쇄사실>을 비롯하여 한옥의 특징과 구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새원 광풍각의 시공과정을 보여주는 3D 영상물과 양동마을 무첨당을 실제 크기로 재해석한 건축모형이 비교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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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에 전시되고 있는 구본창<소쇄원>입니다. 소쇄원은 전남 담양에 위치하고 있는 건물입니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건물의 모습이 인상적이고, 커다랗게 뚫린 창으로 바깥 풍경이 가득 담겨오는 것 또한 매우 아름답습니다. 본래 문이 달려있던 자리일수도 있고, 창이 있는 자리였을수도 있지만, 무엇이 되었든 간에 커다랗게 만든것이 자연을 그대로 건물 안으로 끌어들이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니었을까한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사진 작품 설명, 그리고 전시 개요는 전시회 공식 홈페이지를 인용하였습니다.)


새로운 해를 여는 첫 달이니만큼 다양한 전시회과 공연들이 열리고 있지만 제가 그 중에서도 <한국건축예찬-땅의 깨달음> 전시회를 추천하는 것은 '건축'이라는 소재가 신선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건축물, 혹은 공간이라는 것은 단순한 활용하기 위한, 실용적인 사물 정도로만 여겨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하지만 제가 생각할 때 건축물이라는 것은 단지 사용의 목적 이외에도 사용자들과 정서적 교류를 할 수 있는 존재인 것 같아요. 똑같은 장소여도 각기 다른 사람들에게는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겠네요. 뿐만 아니라 건축물이라는 것은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하기도 하죠. 시간의 흐름과 역사의 흐름을 온몸으로 나타낼 수도 있는 것이 건축물이랍니다.  건축 기술이 예술의 양식이 될 때도 있고요. 이런 점들을 볼 때 건축의 의미를 살펴 보는 이번 전시는 건축물이 가지는 다양한 의미를 실제로 되새겨볼 수 있는 좋은 전시가 될 것 같았답니다.

삼국시대의 건축물에서 조선시대의 건축물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감상하면서 각자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건물 하나를 떠올려보거나, 건축물이라는 것이 각자에겐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전시괸련 상세 정보나 다른 대표 작품들을 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단순 전시 이외에도 관람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마련되어 있으니 미리 잘 찾아보고 가시면 더욱 알찬 감상이 가능하답니다. 




[남정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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