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치정-파편화된 이야기의 매력

글 입력 2015.12.0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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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편화된 이야기의 매력

연극 치정은 극장에 들어가자 마자 라이브 밴드의
화려한 연주와 가수의 노래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라이브 밴드는 극이 전환될때 마다 이야기의 단락을 나누는 형식으로
극의 진행때도 계속해서 쓰이게 된다.

극은 두가지 큰 갈레로 진행되고 그 안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는 방식으로 큰 하나의 이야기를 형성하지는 않는다.
단지 치정이란 이름안에서 진행 될 뿐

극에서 워낙 여러 출연자가 나오고, 또 그 출연자들이
여러 역활을 바꿔가며 출연하기 때문에 처음등장 당시에는 작품의
이야기 파악을 위해서 집중을 하고 지켜봐야했다.
​그렇게 집중을 해서 봐야했단점을 생각하면
사실 그렇게 친절한 연극에 속하진 않는다.
연극 후반부에서는 지역감정이 채팅형식으로 나오게 되는데
대사들이 너무 적나라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과격한 표현들이 많아서 더 불편한 감정에 이르게 된다.
이런 방식 자체가 연출의도 같기는 하지만,
나중에는 언어는 조금씩 순화해도 충분히 좋은 극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큰 이야기 없이 여러 이야기가
파편처럼 흩어지는 바람에
보고 나오면서도 이 이야기가 뭘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건 파편처럼 흩어진
이야기들이 뇌리속에 깊이 박혀서
극을 보고나온 한동안은 치정의 기억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는 점이다.
지금 현 연극이 어디에 도달해 있는 지
깊이 느낄 수 있었던 깊은 매력의 치정
당분간은 치정이 계속해서 기억 날 것 같다.

치정
2015.11.19 - 12.06 평일 8, 3&7, 3(월 쉼)
작 박상현, 연출 윤한솔
14(중학생) 이상 관람가
90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작가 기획의도
일찍이 1960년대 초 시인 송욱은 청계천변 작부를 / 한 아름 안아보듯 / 치정 같은 정치가 /
상식이 병인 양하여 포주나 아내나 / 빚과 살붗이와 / 현금이 실현하는 현실 앞에서 /
다다른 낭떠러지....” 라며 합리성과 공리와는 담 쌓고 사욕과 사적 관례로 얽혀 있는
우리의 정치 현실을 표현한 바 있다.
 ‘치정정치의 전도된 음절로써 일종의 말장난을 한 것인데,
의외로 썩 어울리는 상호수식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치정>은 이러한 수상한 관계가 뒤집혀진 현상이다.
잘못된 만남’, ‘불륜’, ‘사랑의 죄악의 이면에 숨어 있는 정치’, 권력 관계’, ‘이해 관계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가리키는 것은 떨치지 못한 부적절한 관계들로 인해 21세기가 된 지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목도하게 되는 결핍과 과잉의 감정,
그로 인한 폭력과 단절들이다.
  
잘못된 상식과 그 상식에 대한 무비판적인 믿음은 실상 위에
실상을 대신해 자리 잡은 허상에 대한 또 다른 맹목적 믿음이고,
이러한 반복이 실상을 덮은 허상의 겹겹들이다.
100년도 안 된 세월 속에서 무엇이 역사적 진실인지를 놓고 소모적으로,
정략적으로 싸우고 있는 문화권력과 권력문화를 볼 때,
너무나 겹겹이 굳어져 단칼에 쳐내지 못 할 허상의 껍질에 정신이 막연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모든 것에 패가 갈리고 애국은 물론, 슬픔과 애도에도 진영논리가
개입하는 이즈음 웃으면서 짚어보고 생각해보고자 한다.
사심 없이 정치하고 공명정대하게 권리와 권력을 나누면 연애와 성생활의 뒤끝이 안전할지.
또 는,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않고 의리로써 연애하면 나라가 바로 서고, 역사가 바로 설지.
   
 

 
공연소개
  
, 춤만 췄습니다. 춤만 가르쳐 드렸습니다. 우린 순수했습니다.”
때는 19543. 서울시경 수사부. 남덕술 수사부장이 정비석의 소설 자유부인을 읽고 있다.
대학교수 장태연의 아내이며 가정주부인 오선영은,
우연한 기회에 사회 지도층 인사의 부인들이 사교춤을 배우고,
애인을 만드는 등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는 옆집 대학생 신춘호에게 사교춤을 배우다 연정을 느끼게 되고,
결국 가정 파탄의 위기에 처하고 만다.
당대 사회에 만연한 퇴폐풍조와 춤바람을 경고하는 정비석 작가의
자유부인을 둘러싼 황산덕 교수의 거센 비난과 애독자들의 열렬한 반응은 패가 갈린다.
이 와중에 남덕술 수사부장의 싸모님은 상하이류의 대가 브루스 왕의 제자,
전설의 춤꾼 신춘 수와 춤바람이 나고 마는데...  
 
그 긴 열망과 환멸을 돌고 돌아 온 끝이 칼빵이라니!”
온라인 동호회 한국고고학회채팅창 속에서 벌어지는 막간치정극!
어딘지 알 수 없는 좁고 어두운 공간. 누군가 쭈그려 앉아 무언가를 썰고 자르고 있다.
그 옆에는 커다란 여행용 가방이 단지 입을 열어젖히고 있을 뿐이다. 또 다른 공간.
온라인 동호회 한국고고학회채팅창에서 전설의 춤꾼 신춘수의 행보와 순수 무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공공성을 중시하는 가상의 공간에서 흑산과 카르멘은 서로 틈틈이 질척거리고 있고,
전라도와 경상도 조폭 간의 한국현대무협사에 대해 열띤 논쟁을 벌인다.
그러다 정치적 이념과 지역적 갈등으로 번져 싸움이 시작되면서 그야말로 막간치정극이 펼쳐진다. 
 
작가소개
, 박상현
<진과 준> <자객열전> <모든 것을 가진 여자> <405호 아줌마는 참 착하시다>
연출작 <조치원 해문이> <공포> <데스데모나-웬 손수건에 관한 연극>
<사이코패스> <연변엄마> <모든 것을 가진 여자> <추적> 코드의 탈출>
<임차인> <키스
[김철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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