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발레단의 신데렐라 [공연]

- 용인 포은아트홀
글 입력 2015.08.15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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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Glance: 먼, 무더운, 그리고 실망스러운.

30도가 넘는 날씨에 5호선, 2호선, 분당선, 신분당선을 거쳐 1시간 반만에 용인포은아트홀에 도착했다. 피겨 꿈나무들인지, 신데렐라라는 레파토리의 특성 때문인지 어린 학생들, 아이들이 많았다. 좌석에 앉았는데 공연 시작 전부터 뒤에 앉은 아이가 앞좌석을 발로 차 댔다. 주의를 주어도 별 소용이 없어서 보는 내내 신경이 쓰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의 중심도시 중 하나이자 그 유명한 마린스키 발레단(!!!)과 에르미타주 박물관이 위치한 전통있는 발레 도시, 예술 도시이다. 그런 이름이 붙은 발레단이기에 실력에 대한 기대는 꽤 높았다.

그러나 넘치는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고 하던가. 과한 기대였다.

우선 주최 측에서 자랑한 공연장 내의 '쾌적한 공연 환경'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아이스 쇼를 공연장이나 홀에서가 아니라 아이스링크에서 하는 이유가 있었다. 아이스를 덮은 무대는 지나치게 좁아서 무용수들이 제대로 큰 동작을 할 수 있어 보이지 않았다. (아니면 할 수 있는데도 안했거나.) 너무 좁아서 보는 사람이 불편하고, 번잡하고, 어지러웠다. 그나마 눈에 띄었던 장면들은 시계 아저씨의 솔로 무대 정도였을까. 등장하는 많은 배역들이 왜 필요한가 싶을 정도로 그저 무대를 '돌기만' 했다. 번잡했고 정신없기만 했다.

두 번째로 발레단 측의 노력 문제다. 발레에서 내가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주인공의 독무도, 화려한 춤사위도 아닌 군무와 우아한 몸짓이다. 발레를 볼 때 굳이 2층에서 관람했던 것은 비싼 티켓 가격은 둘째치고 딱딱 맞는 군무를 보고 싶었던 마음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음악은 실황이 아니라 녹음이어고 아이스 장치 마련 등 여러 사정이 있었을 테니 그것은 괜찮았다. 그렇지만 전혀 맞지 않는 댄서들의 동작은, 좀 너무했다. 아무리 스케이트를 신은 발이 토슈즈를 신은 발과는 차원이 다르다곤 하나 그렇게 각도가 중구난방으로 다양할 줄은 몰랐다. 게다가 몸짓은 부드럽다기보다는 얼음처럼 딱딱했고, 우아하다기 보다는 투박했다. 이쯤되면 연습은 했나, 몸을 사리나, 의혹의 눈초리로 보게 될 정도였다.

전개도 마찬가지였다. 신데렐라 레파토리를 한다기에 기대했던 것은 요정이 신데렐라를 변신시켜주는 환상적인 마법 장면과 무도회의 화려함이었다. 그러나 마법은 그저 요정의 부하 몇몇이 나와 반복적으로 그리 눈에 띄지 않는 춤을 출 뿐이었고, 그게 마법의 다였다!! 또한 무대배경은 바뀌었으나 의상에는 그리 공을 들이지 않은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 무대는 너무 무성의했다.

전형성을 벗어나지 못했던 이 공연에서 그나마 조금 독창적이다 싶었던 것은 시계 아저씨가 시계를 들고 시간을 알리던 장면 정도였다. 김연아나 세계주니어 챔피언들의 아이스쇼를  보러다니며 눈만 높아졌는지 이 공연은 SBS에서 했던 아마추어들의 피겨스케이팅 방송보다도 별로였다.

앞으로 군산, 청주, 군포 등등 지방에서 계속 공연할 예정인데 공연의 질이 더 좋아질 지는 의문이다. 개인적으로 앞으로도 공연장에서 아이스링크장에서 해야 하는 공연을 한다면 절대 가지 말라고 말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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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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