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셀마',연대와 평등의 가치[시각예술]

글 입력 2015.08.1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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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두버네이 감독의 영화 '셀마'(2014)는 
마틴 루터킹의 삶, 그 중에서도 흑인 투표권 행사의 실현을 위한 '셀마 행진'을 다루며 민권운동, 평화운동의 현실적인 몸짓들, 또한 그 과정 속의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고뇌와 갈등을 담는다. 
영화의 감동은 이 이야기가 마틴 루터킹의 실화를 다루고 있을 뿐 아니라 인권과 정의를 위한 '실천'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온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행진 주체의 '진실된' 목소리를 다루고 있다. 억압받는 흑인들과 함께 그들의 곁에서 함께 행동하는 백인 지식인들의 목소리. 그들의 소리는 행진 밖의 우리들을 향하여 연대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지금부터 영화 셀마 속의 비폭력, 민권 운동, 또한 연대의 의미에 대하여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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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루터 킹과 셀마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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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루터 킹(1929.1.15 ~ 1968.4.4, 미국)은 미국 침례교회 목사이자 흑인 해방 운동 지도자이다.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의 침례교회 목사로 취임한 이후 그곳에서 시영버스의 차별적 좌석제에 대한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운동'을 비폭력 전술로 이끌어 승리하였다. 이후  남부 그리스도교도 지도회의(Southern Christian Leadership Conference:SCLC)를 결성하고, 1963년 워싱턴 대행진을 비롯한 수많은 운동을 이끌며 공민권법과 투표권법의 성립을 위해 힘썼다. 196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며 1968년 멤피스시의 흑인 청소부 파업을지원하다 암살당하였다.
비폭력 운동의 성공을 이루며 미국을 넘어 세계 인권운동과 민주주의 역사의 위인으로 일컫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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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마행진은 미국 참정권 운동의 상징적 사건이다.
미국은 남북전쟁(1861년~1865년) 종전 5년 후인 1870년 수정헌법 15조를 통과시켜 인종에 관계없이 참정권을 허용했다. 하지만 유권자 등록 같은 투표 세부업무는 각 주에 위임했는데, 노예해방을 반대했던 남부 주들은 흑인들의 투표 참여를 제한했다. 이에 1965년 3월 7일 흑인 참정권을 요구하는 600여 명의 시위대는 주지사를 만나기 위해 셀마를 출발, 앨라배마 주도인 몽고메리까지 86km 평화행진에 나섰다. 하지만 주경찰은 셀마시 경계에서 폭력 진압으로 시위대를 해산했고,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하는 피의 일요일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이틀 후인 3월 9일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주도한 시위대가 2차 행진을 시도했지만, 백인 우월주의 단체의 폭력으로 흑인 인권운동가 제임스 리브가 사망했다. 이 같은 유혈사태는 전국적인 흑인 시위로 번졌고,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린든 존슨 대통령은 연방군 2,000명을 파견해 3월 21일 진행된 3차 행진을 호위했다. 이에 킹 목사는 2만 5,000여 명의 지지자와 함께 나흘 만에 몽고메리에 도착했다.

셀마 행진은 연방의회가 1965년 8월 2일 존슨 대통령이 발의한 투표권리법 통과의 촉매제가 됐다. 투표권리법은 정부 차원의 투표권 차별을 어떤 이유로든 금지한 것으로, 이 법안이 통과되면서 흑인들의 참정권 보장이 이뤄졌다.



#모든 혐오와 억압에 저항하여

혐오와 억압의 실체는 무엇인가. 물질과 노동을 착취당하고 노예로 부려졌던 역사, 수많은 린치와 학살 사건 등. 역사 속에 만연했던 인종차별의 행태와 그를 둘러싼 구조, 또한 근본에 대하여 영화 속 킹 목사는 명명한다.  


"우리 사회는 우리 모습을 일그러트립니다. 
노예제도 시대부터 재건시대를 거쳐 현재 우리가 서있는 벼랑의 시대까지 우린 강력한 백인이 세계를 지배하는 걸 보았습니다. 가난한 백인에겐 회유책으로 사악한 거짓말을 하면서요. 
가난한 백인 아이들이 만족할 수 없는 배고픔으로 울부짖으면 그들에게도 똑같은 사악한 거짓말을 먹이고 거짓말로 속삭였죠. 그들의 운명에 상관없이 그들의 흰색이 검은색보다 그들을 우월하게 만든다는 걸 알고 적어도 의기양양하라고요. 그러나 우린 진실을 압니다. 진실을 알고 그 진실과 자유를 향해 전진할 겁니다 우린 멈추지 않을 겁니다. 우리 권리를 위해 행진할 겁니다."

- '셀마'의 마지막 연설 장면 중


인종과 성별, 또는 장애는 누구나가 갖고 있는 특징들이다. 고유한 특징들에 관해서는 고정된 표준이 있을 수 없다. 이들을 상대적으로 견줄 때에 플러스-마이너스의 원칙에 따라 '더한 것'과 '결핍'으로 가늠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흑인들에게 'white'가 부족하고 백인들에게는 'black'이 결핍된 것처럼 상하 없이 단순한 문제이다. 이러한 개성들은 그것이 다양한 환경과 조응하는 방식에 따라 사소한 삶의 불편을 유발한다. 
그러나 이조차도 삶의 개성으로서 포괄된다. 인간은 평등하고 개성은 평등하며, 결핍 또한 평등하다.
'결핍'은 평등할지언정 '불합리'는 불평등하다. 
결핍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불합리는 특정 인종과 계층에게 빈번히 행해지며 극복되고 해소되어야할 문제이다. 
삶의 무게와 사소한 불편을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는 이들은 타인을 착취함으로서 불편을 해소하려하며 이들을 탓하고 폄훼하며 거짓된 우열을 매긴다. 자신들이 겪는 모든 불편의 원흉으로, 자신에게 견주었을 뿐인 결핍을 결함과 잘못으로 말하는 거짓된 규정은 스스로의 눈을 가리고 대대로 대물림된다. 공격의 선취는 곧바로 차별과 억압이라는 반복된 실천 속에서 이들을 약자로 고정시키며 기회를 박탙하고 행동을 구속한다.  
이러한 차별 행위는 상대집단 뿐 아니라 자신들을 향해서도 행해진다. 모든 개인의 특징들이 우열을 가르는 잣대가 만연한 환경에 노출되면서 사회 분열과 갈등은 심화되간다. 
차별과 혐오는 어떠한 해법도 있을 수 없다. 



#연대와 평등

혐오를 방지하고 극복해나갈 힘은 평등의 가치의 회복, 즉 '연대'에 있다.
연대의 바탕은 고통에 대한 공감과 평등에 대한 이해이다. 고통을 이해하는 것은 각자의 특성을 불완전함, 잘못, 열등함으로 속이는 삶의 모순을 자각하며 상대를 향해 쏘는 화살이 곧 자신에게 쏘아지는 불합리와 같은 것임을 직시하는 것이다. 또한 인간적인 고통에 앞에서는 누구나가 평등한 것임을, 
자신의 것을 남에게 대신 지울 수 없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는 각자가 겪는 고통과 불편에 있어 서로에게 책임을 느끼며 불합리를 타파하기 위한 모색을 해간다. 고통이야말로 타인과의 공감을 단지 관망이 아닌 행동으로 발전시키는 것의 가장 강력한 촉매이다. 


이러한 연대의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해 영화는 분명히 가리킨다.
영화의 시선은 평등을 기본원칙으로 모두에게 향하고 있다.
 흑인과 백인들, 또한 그 너머의 사람들에게까지 말한다.


"누가 지미 리 잭슨을 죽였습니까? 법을 탄압의 도구로 쓰는 백인들 모두입니다. 
백인 정치인들, 편견과 혐오를 먹고 사는 자들. 백인 목사들, 성경 말씀을 전하면서도 불의에 침묵하는 자들. 
누가 지미 리 잭슨을 죽였습니까? 
형재자매들이 모욕을 당하고 폭행을 하고 죽어가는데 싸움에 동참하지 않고 관망하는 니그로들....“


평등은 모두에게 적용되며 공감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이것들에게는 그에 걸맞는 책임이 뒤따른다. 
평등과 공감, 실천은 그것의 행동의 무게가 중력으로 작용하듯 꼬리를 물며 촉구된다. 

연대는 평등에 기인한다. 따라서 연대의 구성원들은 평등한 모든 국민이 되어야 한다. 연대의 공동체가 확장되어 가는 것, 아래에서 위까지 포괄되어가는 과정이야말로 연대의 실현이다. 행진의 일원들과 행진 밖의 우리들은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로 고정될 수 없다. 모두가 공범자로서, 아픔에 공감하는 자, 아픔에 함께 책임이 있는 자로서 연대의 구성원이 되어야 한다. 공격을 가했던 이들을 포괄하여 책임과 공감의 공동체가 되는 것이야말로 연대의 진정한 추구점이다.



#비폭력의 의미


"하지만 저는 정의의 궁전으로 향하는 격동의 출발점에 서 있는 여러분께 반드시 말씀드려야 할 중요한 사항이 있습니다. 우리는 합법적 지위를 보장받는 과정에서 잘못된 행동을 저질러 범죄자로 전락되어서는 안 됩니다.

슬픔과 증오로 가득 차 있는 잔을 들이킴으로써 우리의 자유를 향한 갈증을 해소하려고 하지 맙시다. 높은 수준의 존엄성과 규율에 입각하여 우리의 투쟁을 영원히 펼쳐 나가야 합니다. 우리의 생산적 저항 활동이 폭력 행위로 변질되어서는 안 됩니다. 거듭해서 강조하지만, 우리는 육체의 힘과 영혼의 힘이 서로 맞닿는 위엄 있는 수준까지 도달해야 합니다.

흑인 사회를 온통 뒤덮고 있는 놀랍고도 새로운 투쟁 정신이 모든 백인으로부터 불신을 받지 않게 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의 수많은 백인 형제들이 이 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입증하듯이, 그들은 자신들의 운명과 우리의 운명이 서로 묶여 있고, 자신들의 자유가 우리의 자유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깨닫고 있습니다. 우리끼리만 걸어갈 수 없습니다."

-워싱턴 대행진 연설 중


연대는 비폭력에 의해 성취되어야 한다. 오직 정의인 것, 정당한 것을 통해서야만 연대가 실현될 수 있다. 세상엔 폭력에 대한 수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폭력은 각자가 내지르는 단말마만으로 그친다. 보복으로 얽힌 악순환만 있을 뿐 소통과 해결로 이어질 수 없다.어떠한 행위가 다수에 대한 것일 때, 정의 정당함을 추구하며 보편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결국 비폭력의 방법을 취할 수 밖에 없다.
정당한 것, 정의의 힘은 크다.  
정의와 진실을 호소할 때에야만, 행진 밖의 사람들에게 진실된 참여와 행동을 이끌 수 있다.



# 민중 행진의 현실적인 모습들
- 민중과 지도자, 언론, 종교가 만날 때


1
킹 목사는 투표권 운동의 거점인 셀마로 간다. 그곳에서 이미 활동을 전개해오던  SNCC(학생비폭력조직위원회)의 임원들과 만나 공동전선을 논의한다. 폭력적 노선을 추구해오던 말콤 엑스도 등장한다. 이처럼 흑인해방이라는 공동의 목표 하에서도 그것의 방식, 노선은 다양하다. 이들이 이념 뿐 아니라 이권에 관해서도 서로 대립하거나 연합전선을 취하는 양상은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을 떠올리게 한다.


2
'방식'과 이를 이끄는 '지도자'는 중요하다. 그만큼 지도자가 안고 있는 고뇌도 크다. 대의와 목적의 실현 뿐 아니라 자신을 따르는 이들의 생명의 무게까지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도자의 가족으로서의 위험을 감수하는 가족들의 희생 역시 마찬가지다. '셀마'가 마틴 루터 킹을 다룬 다른 영화들과 차별되는 점은 이러한 인간적 고뇌를 충실히 담았다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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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행진 중 셀마에서 몽고메리로 가는 경계인 다리에서 시위대가 길을 열어주는 것을 보고도
되돌아가는 결심을 한 장면 


3
'셀마'에서는 민권운동을 전개해가는 현실적인 전략과 모습들이 보여진다.
킹 목사는 SNCC와 행진 전략을 논의하는 장면에서 '드라마'를 강조한다. 흑인 인권 문제는 남부에서는 관습에 따라 만연히 행해지고있음에도 이미 국제 정세와 미국의 법안에서 명시, 보장된 사안이다. 따라서 언론을 움직이고 사안을 촉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가 주목하는 신문 1면에 기사가 나는 것, 이것이 드라마 창출의 목표이다. 


4
미국 기독교 방송인 CBS는 셀마- 몽고메리의 1차행진에서 발생한 피의 일요일 사건을 전역으로 중계방송 하였다. 끔찍한 폭력을 마주한 사람들에게 킹 목사는 연이어 방송을 통해 연대와 참여를 호소한다. 특히 종교인들에게 고통 받는 민중의 편에서 행동할 의무와 양심을 촉구한다. 
민중 운동에 있어 종교의 힘은 크다. 종교적 호소로 힘을 보탤 뿐 아니라 그들을 보호하고 치료할 권역을 제공한다. 이러한 종교의 실천은 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성지가 된 명동성당과 김수환 추기경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행진의 참여는 백인들에게 있어서도 역시 목숨을 거는 일이다. 실제로 행진에 참여한 이들 대다수가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KKK에 의해 위협과 죽임을 당하였다. 양심을 선택한 이들의 용기 역시 기억되어야 할 것이다.



#GLORY

아카데미 시상식의 기립박수를 받은 셀마의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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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킹 목사는 끊임없이 "기다릴 수 없다."라고 말한다.
생존과 직결된 문제에 있어서는 어떠한 유보와 타협도 있을 수 없다.
그는 내적인 고뇌와 외적인 수난 앞에서도 단 하나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마틴 루터 킹의 삶은 
혜택과 불합리의 양면성을 잊지 않고
양심을 선택하는 용기를 촉구한다. 



 
 
출처

위키백과
네이버 두산백과, 
Basic 고교생을 위한 세계사 용어사전
[네이버 지식백과] 셀마-몽고메리 행진 [March from Selma to Montgomery]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네이버 학생백과]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워싱턴 대행진 연설


[최인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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