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파리 초보자가 감상하는 midnight in paris 2.[시각예술]

글 입력 2015.03.04 17:5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포스터.jpg

 

   Midnight in paris의  두 번째 리뷰이다. 영화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겠던 시간들이 지났다. 일주일 동안 영화와 관련한 여러 자료를 찾아보았다. 생각보다 다양한 주제로 확장하진 못했지만, 이제는 좀 더 재밌게 영화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주일간의 여정을 주제 3가지로 나누어 이야기하려 한다.



1. 파리


 알면 알수록 낭만적인 도시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파리 미술관 산책'이란 책을 읽었다. 저자가 꼽는 파리의 주요 전시관과 주변 관광지에 관한 설명이 쓰여 있다. 영화를 보면 파리 자체가 어떠한 미술 작품보다 가치가 있다는 대사가 있는데, 책을 따라 파리 전시관을 관광하다 보면 파리가 하나의 커다란 작품이자 예술의 터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파리 사진.PNG

이미지 - 영화 'midnight in paris'

 다양한 미술관이 있었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곳은 로댕 미술관이었다. 로댕 하면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영화에도 이 조각상이 등장하였다. 다리를 모으고 턱을 괴고 있는 모습이 이름 그대로 생각하고 있는 모습인데, '지옥의 문'이라는 작품에서도 이 조각이 존재한다. 아마도 내면적으로 갈등하고 끝내 선택해야 하는 인간의 고통을 지옥의 한 모습이라 생각한 것이 아닐까? 이 조각 이외에도 '칼레의 시민', '영원한 우상' 등 다양한 작품이 존재한다. 사진으로 본 것이지만, 조각에서 움직일 것만 같은 강한 힘과 다양한 감정들이 느껴졌다. 또한 다만 한 가지 덩어리에 지나지 않았던 재료에 벽을 만들고 인물을 배치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 로댕의 상상에 감탄하였다.


 이곳과 더불어 인상파 작가들의 작품이 많은 오르세, 오랑주리 미술관과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유럽 사진 미술관을 꼭 방문해 보고 싶다. 유럽 사진 미술관에 전시된 사진들은 작품 설명이 있는 책과 함께 감상해야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본래 사진이 시간의 한순간을 찍은 것으로 그것 자체가 매력이지만, 담아내려고 했던 작가의 의도를 알게 된다면 순간이 아니라 이야기로 보일 것이다. 


유럽 사진 박물관.PNG

 

 이런 미술관뿐만 아니라 에펠탑, 개선문, 베르사유 궁전, 노트르담 성당 등등 파리를 대표하는 많은 건물들이 있고 곳곳에 공원과 다리 걷기 좋은 골목길이 즐비해 있는 곳이다. 먼 곳의 모습과 가까운 곳의 모습이 모두 아름답고 낮의 모습과 밤의 모습이 각각 다른 매력적인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2. 인물


 영화를 다시 보았을 때 '꿀잼'을 느끼게 했던 부분은 '인물'이었다. 감독 및 작가가 얼마나 신경 썼는지 알 수 있었는데, 만약 영화를 보다 인물에 대해 모르겠으면 과감하게 stop 버튼을 누르고 인터넷 검색해볼 것을 추천한다. 몇 줄이지만 설명을 읽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간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그리고 과거 장면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실존 인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살바도르 달리.PNG

 예를 들면 뜬금없이 코뿔소와 눈물을 이야기하는 '이 사람은 도대체 누구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살바도르 달리는 알고 보니 초현실주의 화가이며 '기억의 고집'이 그의 작품이었다. 사진을 찾아보니 영화 속 인물과 얼굴도 비슷하였고 달리의 일화를 읽어보니 충분히 코뿔소와 눈물을 운운할만한 인물이었다. 무엇보다 초현실주의 작가들을 만나고 나서 '미친 짓과 비논리적 행동'들을 추가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니 비로소 한 맥락으로 이해가 되어 미소가 나왔다. 조금만 알게 되면 '아하!'하고 이해 가는 장면이 너무나 많다. 
 
  영화가 끝나고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이 헤밍웨이였기에 관련 책을 읽어보았다. 헤밍웨이의 경우 개인사를 알면 작품의 탄생 배경을 이해하기가 쉽다. 그의 단편집에는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다니는 아들의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헤밍웨이의 어릴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였고 세계 제1차 대전에 참전했던 그는 제대 이후 전쟁과 관련된 책인 '무기여 잘 있거라'를 쓴다.


 '노인과 바다'의 경우 노벨 문학상과 퓰리처상을 받았는데, 상이 아니라도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할아버지의 독백으로 대부분의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전혀 지루함이 없고 그 감정 변화에 집중, 공감하게 된다. 또한 결국 치열한 싸움 끝에 물고기를 잡았지만 상어에게 다 먹히는 장면은 허무하면서 이런 게 또 하나의 인생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3. 시대


  기록에 따르면 헤밍웨이는 1922년에 파리에 도착하여 Gertrude Stein의 살롱에서 머물며 문학적 토론을 하였다고 한다. 그러던 중 1926년 미국으로 귀국한다. 피카소는 1904년 파리에 정착하여 오랜 기간 파리에서 작품 활동을 한다. 극중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았을 때, 남자 주인공이 겪게 되는 과거는 1920년대의 파리라고 할 수 있다. 1880년 ~ 1930년까지 파는 과학, 기술적 진보에 가속도가 붙었다. 이 시기는 '벨 에포크' 즉 '아름다운 시절'이라 불리며 파리가 누렸던 전례 없는 풍요와 평화, 당시에 꽃 피었던 예술과 문화를 칭송하는 것이라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시대를 동경하였으면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이나 작가 또한 이 시대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 한 명 이지 않았을까?   


1.png


2.png

이미지 - 영화 'midnight in paris'


 하지만 이 영화의 참된 의미는 단순히 이 시대를 찬양하고 머무르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시절을 동경하던 남자 주인공이 깨닫듯이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겪지 않은 과거가 빛나게 보인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살고 있는 현실이었다. 내가 지내는 현실이 미래에서는 과거가 되어 있을 테니, 누군가는 이 시대를 부러워하지 않겠는가. 


 '대학교 1학년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때에는 '고등학교 때가 좋았지. 중학교 때가 좋았지'라며 지나간 세월을 그리워했다. 과거가 좋은 추억이 된다면 좋겠지만, 하지 못한 일을 운운하거나 그 시간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불평하기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풀꽃 1'


 같은 영화를 2번 이상 본 적이 없다. 완벽하진 않지만 스토리가 이해되고 재미를 느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였다. 그래서인지 '감독의 숨겨진 의미를 찾겠다.', '볼 때마다 다른 느낌이 든다.'라는 다른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 못 했다. 하지만 우연히도 이 영화를 보게 되었고 참 여러 번 보았다. 관련 책도 읽고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처음엔 보지 못 했던 장면들도 보이고 비로소 제 뜻을 찾아가는 과정이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모든 영화를 다 이런 방법으로 본다면 영화에 질릴 수도 있겠지만, 가끔씩은 자세히, 오래 보면서 영화의 예쁨과 사랑스러움을 느끼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서포터즈3기-김미래님-태그2-소.png

 

[김미래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