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코너아트스페이스, Shower Tour: 안드레아 에바 교리 개인전

글 입력 2015.01.1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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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코너아트스페이스’의 전시는 안드레아 에바 교리의 작품으로 출발을 알린다.

  그녀는 헝거리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주로 활동하는 퍼포먼스 작가이다. 그녀는 2012년 이래로 5년간 전 세계를 누비며 ‘샤워 투어’를 선보이고 있다.

   예로부터 예술 작품의 주체가 남성인 반면 여성은 객체로 표현되었다. 이에 반발해, 여성도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가지기 위한 운동이 시작되었는데 이를 ‘페미니즘’이라 부른다. 이 운동은 지금까지도 활발히 진행 중이며 많은 학문이 연구되고 있다. 이번 안드레아 에바 교리의 작품도 이러한 사상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이러한 사상을 염두하고 작품을 살핀다면 그녀의 퍼포먼스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코너아트스페이스

http://cornerartspac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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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실제로, 위의 내용과 더불어 자신의 전화번호를 공개하여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장소를 제공해줄 대상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이러한 그녀의 자세는 과거 순응적인 여성상과 대조를 이룬다. 보다 개방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현대 여성을 대표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신이 작품의 객체가 될 뿐만 아니라 주체도 된다. ‘나’를 응시하는 대상이 꼭 남성이지 않으며, 여성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능동적으로 작품의 대상이 되기보다 주동적으로 임하는 모습에서 강한 페미니즘 의식이 느껴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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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면 속 그녀는 서울의 어느 찜질방에서 목욕을 하면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그녀는 나체로 등장하며 카메라에 적나라하게 노출된다. 샤워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매우 꼼꼼하게 씻어 내려간다. 그녀는 이러한 씻는 행위를 통해 몸과 마음, 정신 모두를 깨끗하게 하여 웰빙의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을 나타내려고 하였다고 한다.

    우리도 기분이 찜찜하거나 답답할 때 샤워를 하고 나오면, 그간 나를 괴롭히던 것들이 말끔히 씻기어 내려간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육체적 측면에서 몸을 깨끗이 하면 온갖 먼지 혹은 병균들을 떼어낼 수 있다. 더불어 정신적 측면을 살펴보면, 실제로 고민덩어리들이 해결되지는 않지만 기분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다.

   샤워하는 행위는 자신이 상쾌함을 직접적으로 가장 잘 느낄 수 있지만, 보는 사람도 행위자와 유사한 감정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작가가 느낀 감정을 ‘샤워’라는 행위를 통해 관람자와 함께 소통하고자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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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지난 학기 학교 수업시간에 ‘페미니즘’에 관해 흥미롭게 배웠고, 작가가 페미니즘 관점에서 작품을 접근하는 방식이 신선하였기에 전시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았다.

  하지만 정작 갤러리에 방문하였을 때, 이 공간이 작품을 전시해 놓은 것인지 단순히 사물을 가져다 배치해 놓은 것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심지어 유리벽 앞에 자동차들이 밀집하게 주차되어 있었기에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매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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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너 아트스페이스’라는 이름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이 갤러리는 건물의 어느 조그만 공간을 예술적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요즘 남녀노소 모두 치열하고 빠듯한 사회 속에 살고 있으며, 인간의 순수한 감정을 공유하기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계산적이고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삭막한 도시 한 가운데에 조그만 갤러리는 한 줄기의 햇살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오고가며 스쳐 지나가는 예술 작품의 의미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해 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자신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좋은 취지와는 다르게 이 갤러리는 너무나 무방비하게 위치하고 있다. 처음 이 공간과 마주하였을 때, 나는 매우 혼란스러웠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건물의 다른 시설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승용차들이 작품 앞을 빽빽하게 가로막고 있어 사람들이 작품을 제대로 관람하기 어려웠다. 옆에 작품 제목과 작가가 쓰여 있긴 했지만, 이에 관해 보다 더 흥미롭게 작성하였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작품이 공간에 전시되어 있는 부분에서 큰 아쉬움이 남았다. 내가 작품을 처음 대면했을 때, 이것이 과연 작품이라고 불릴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작품이라고 하기에 작가의 순수한 예술적 감정을 느낄 수 없었으며, 텔레비전의 화면과 헤드폰 등의 소품들이 무질서하게 놓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작품 자체에 대한 아쉬움보다 작품 외의 요소들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가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이 그들의 삶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지각하고 이와 함께 공존한 더욱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장        소 : 코너 아트 스페이스 (압구정역 5번 출구 앞)

기        간 : 2015년 1월 9일 - 1월 31일

오  프   닝 : 2015년 1월 9일 5 pm

참여  작가 : 안드레아 에바 교리

관람  시간 : 화-토 10 am - 6 pm / 일, 월요일 휴관

문        의 : 070 7779 8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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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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