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하고 맛있는 것들을 조금씩 먹고 싶다! 이 생각, 누구라도 종종 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이들을 위해 뷔페라는 신개념 식당이 마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는 비단 음식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그림도, 시도, 옷도, 우리는 아름답고 좋은 것들을 조금씩, 다양하게 음미하며 우리의 취향을 구축하고 싶어한다.
때문에 우리는 시간이 날 때마다 복합 쇼핑몰을, 서점을, 아트페어를 방문하곤 한다.
[그림 읽는 밤] 은, 바로 자신의 취향, 혹은 취향에 맞는 그림과 작가를 찾아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는 미어캣 같은 독자들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빈센트 반 고흐, 앙리 마티스처럼 우리에게도 이미 잘 알려진 작가들부터, 귀스타브 카유보트, 프란츠 폰 슈투크 등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작가들까지(혹, 책의 모든 작가들을 전부 알고 있는 실력자더라도 가볍게,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으리라.) 폭넓게 소개하고 있다.
[그림 읽는 밤]이라는 책의 제목에 맞추어, Night 48 까지의 챕터로 책을 구성한 점이 디테일하고 좋았는데, 이 책은 그만큼 많은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아래는 책을 보며 처음 알게 된, 프란츠 폰 슈투크의 [유성들]이라는 그림이다.

굳이 리서치를 해서 그림의 원본을 글에 올리는 이유는,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너무도 아름다운 그림을 만나서였다.
별이 쏟아져 내리는 듯한 형상 아래에, 별보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별과 상대를 들여다보는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내게 자연과 함께하는 인간의 형상은 언제나 그림을 관찰하는 즐거움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프란츠 폰 슈투크의 그림을 통해 다시금 깨닫는다.
또한, 그 취향을 찾아내기까지의 발자취들도 자연스럽게 되짚게 된다. 전시장과 서점을 방문하며 수많은 그림들과 출간물을 읽었던 기억, 선생님과 동료들의 그림을 곁눈질했던 기억, 스스로의 작업 세계를 찾아내려 고군분투했던 기억까지.
[그림 읽는 밤]은 이토록 수많은 그림을 통해, 나 자신의 취향과, 그 취향을 만들기까지 '나'의 행적을 짚어나가도록 한다.
다시 처음에 말했던 '뷔페'처럼 취향을 찾아나갈 수 있다는 점으로 돌아가자면, 뷔페의 장점은 다양한 음식을 조금씩 먹을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좋아하는 음식을 아주 많이, 어쩌면 식사가 끝날 때까지 쭉 즐길 수 있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따라서 이 책 또한, 책을 읽을 당신이 마음에 드는 작가와 그림, 화풍을 발견한 후에는, 오롯이 그것만을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 역시도 이 그림을 계속 들여다 보았으며, 이 그림 외에도 태그를 붙여둔 몇몇 작가와 그림들은 책을 완독한 지금도 자주 펼쳐보고 있다.
책을 펼쳐, 이 책 안에 차려진 수많은 작품들 사이로 내 취향의 것들을 다시 들여다 볼 때면, 뷔페를 즐기고 난 후의 만족감 이상의 것을 얻는다. 소화되면 서서히 사라지는 포만감과 달리, 예술이 주는 포만감은 아주 오랫동안, 우리의 뇌리에, 가슴 속에 자리할 수 있으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