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학창시절은 어땠는가?
나의 학창시절은 “죽고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닐만큼 힘들었다. 물론 그렇게 진중하게 뇌를 거쳐 나온 말은 아니었다.
“자살을 거꾸로 하면 살자”
이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 문장은 내가 대학생이 되기 전, 풋풋한 학창 시절 때 가장 많이 했던 말이었다. 어떻게든 살고 싶다는 학생들의 발악이었다. “죽고 싶다 ㅠㅠ”라는 말은 무언가 학교에서 수행평가를 망쳤을 때, 시험을 못 봤을 때, 우리의 입 밖으로 쉽게 새어 나왔다. 사실 그렇게 가벼운 말이 아닌데도 말이다.
나도 이런 말을 많이 사용했지만, 이 책을 읽고 이제는 “죽고 싶다”는 말이 조금은 조심스러워졌다. 이 책에서는 죽고 싶다고 하나, 사실은 누구보다 내일을 살아가고 싶은 4명의 학생이 등장한다. 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고 조금이나마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가지고 왔다.
이 책의 저자는 싱어송라이터 한로로이다. 한로로가 자몽살구클럽 EP를 내며, 같이 출간한 도서이다. 나는 노래를 먼저 듣고, 책을 읽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훨씬 노래의 흐름을 이해하기 쉬웠다. 음반에 들어있는 노래의 가사들까지도.

줄거리를 다음과 같다.
소하라는 14살의 여자아이는, 가장 폭력에 시달린다. 집에 들어가면 항상 아버지가 과격하게 소하를 다뤘다. 하지만 그의 첫 타깃은 소하가 아닌, 소하의 어머니였다. 소하의 어머니는 결국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자기 남편을 떠났다. 그래서 지금 그의 타깃이 소하가 된 것이었다. 하루하루 살아가야 할 이유를 모르던 소하는 몇 번씩이나 죽음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던 아이였다.
그러던 소하에게 구원처럼 나타난 자몽살구클럽. 이 특별한 클럽에는 소하를 포함하여 4명의 아이가 있다. 소하, 태수, 유민, 보현 이렇게 네 명은 각자에게 “각자의 살 이유”를 찾아주는 구원자였다. 소녀들에게 주어진 자살 유예 기간 20일. 20일 안에 살 이유를 찾으면 내일을 지속해 나가는 것이고, 아니라면 자살하게 되어도 원망하지 못하는… 그런 비밀스러운 클럽에서 과연 이 네 명의 소녀들은 각자의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며, 어린 소녀들이 이런 현실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너무 가여웠다. 작가의 말 그대로 소녀들을 이렇게 만든 현실이 미워지는 책이었다. 누군가는 소하처럼 가정폭력을 여전히 당하고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태수처럼 어린 나이이지만 목숨을 포기한 친구들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보현처럼 가정 형편으로 인해 자신의 꿈을 망설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유민처럼 꿈이 없어 고민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소하, 태수, 유민, 보현이 같은 사람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다.

가장 가슴이 미어졌던 장면은 태수의 20일이었다.
태수는 씩씩한 자몽살구클럽의 대장이었다. 보현이의 20일을 지나며, 가장 보현의 꿈을 누구보다 응원해 주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보현이에게 내일을 지속해 나가기로 마음을 먹게 한 장본인이었다. 태수가 개인적으로 그 씩씩한 모습을 계속 지켰으면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태수의 밝음을 차디찬 현실이 꺾었다.
태수는 결국 자몽살구클럽의 리더였지만 투신자살을 택했다. 그러나 자기 죽음과는 달리… 누구보다 부원들의 생존을 빌었다. 이것이 너무 모순적이고 슬펐다. 대체 어떤 이유가 태수를 그렇게 만들어야만 했는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태수의 이야기가 끝났다. 그저 나의 상상 속에서 태수가 죽어야만 했던 이유가 남을 뿐이었다.
자몽살구클럽이라는 귀여운 제목 뒤에는, 전혀 귀엽지 않은 이야기들이 계속되었다. 너무 좋아하는 싱어송라이터의 책이어서 그런지, 읽으면 몰입은 너무 잘 되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함께 나온 뮤비들을 보고, 이 소설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게 감상하니, 책을 읽는 동안에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러니 이 소설에 더 과몰입하게 되더라.
오늘날도 우리 곁에는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들, 사람들이 많다. 그 사람들과 같이 외쳐보고 싶다.
살구싶다!
살구싶다!
살구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