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는 여름이라는 계절과 항상 맞물려 있는 장르다. 기온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차가움과 서늘함을 찾는 것이다. 이제 공포 콘텐츠는 다른 장르나 형식과 결합하는 등 점점 더 다채롭고 복합적인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올해 여름, 각기 새롭고 다양한 형식과 감각을 통해 우리에게 또다시 공포를 선사할 콘텐츠 3편을 소개하려고 한다.
서늘한 감각을 현실로, '심야괴담회 시즌5'
먼저 6월 29일 첫방송을 마친 MBC 예능 ‘심야괴담회 시즌5’다. 지금까지 ‘심야괴담회’는 출연자들이 돌아가면서 시청자들이 공모한 사연을 읽고, 관련 재연 영상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 중에 랜선 방청객들의 투표로 1등을 한 출연자에게는 상금을 준다. 이번 시즌 5에서 가장 주목할 변화는 ‘찾아가는 심야괴담회 특집’이다. 첫방송에서는 출연자들이 직접 제보받은 장소를 찾아갔는데, 특히 일본에 위치한 대표 심령 스팟 주카이에 방문하며 생생한 후기를 들려주었다.
이렇게 생생한 영상 자료와 스토리텔링을 통해 공포를 현실의 공간, 더 나아가 우리의 일상으로 확장했다. 제보 현장에 직접 방문하는 방식은 이야기의 진위를 검증하려는 것과 더불어 실제 겪은 이야기를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들의 공포에 현실감을 더해준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의 포인트는 예능의 형식을 빌린다는 점이다. 어두운 조명 아래 스튜디오에 둥글게 모여 앉아 괴담을 전달하며, 중간중간 출연진들의 리액션으로 유머 요소를 추가하는 방식은 공포를 오락이라는 형식 안에 가져옴으로써 새로운 느낌을 준다. 무섭지만 유쾌하고, 오싹하면서도 재밌는 감각을 주는 것은 ‘심야괴담회’만이 지닌 큰 무기이다. 시즌 5까지 다다른 이 프로그램은 우리에게 여름밤 공포를 함께 소비하고 해석할 수 있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서스펜스 어드벤처로 돌아온 '대탈출: 더 스토리'

두 번째로, 초대형 탈출 버라이어티 ‘대탈출’의 새 시리즈가 시즌5로 4년 만에 돌아온다. ‘대탈출: 더 스토리'는 티빙 오리지널로 7월 23일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시즌에는 스토리를 더한 서스펜스 어드벤처로 돌아왔다고 전해졌다. 따라서 이번 시즌에는 세계관 및 스케일 확장이 주요 시청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PD와 출연진의 변화 또한 주목할 부분이다. 기존 시즌을 담당해왔던 정종연 PD가 하차하고, 이우형 PD와 양슬기 PD가 새롭게 참여한다. 기존 멤버 중 강호동, 유병재, 김동현은 유지되며, 여기에 새 출연진인 고경표, 백현, 여진구가 합류한다.
따라서 전 시즌의 연장선이 아닌 리부트 방식을 택하며 만들어 낼 새로운 팀워크와 관계성 또한 이번 시즌의 핵심 시청 포인트가 될 것이다. 원래 지난 시즌 동안 쌓아 온 멤버들 간 관계와 각 멤버가 맡은 역할 및 캐릭터를 뒤로 하고, 어떤 새로운 요소들이 추가될 것인지 기대하면 좋을 것 같다.
미스터리의 진화, '웬즈데이 시즌2'
오는 8월 6일에는 ‘웬즈데이 시즌2’의 파트 1이 공개된다. 넷플릭스 ‘웬즈데이’는 다크 판타지와 공포, 미스터리 등의 여러 장르가 복합적으로 구성된 드라마다. ‘웬즈데이’는 어딘가 삐딱하고 냉소적인 소녀를 주인공으로 하여, 그녀가 겪는 정체성 혼란과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성장해가는 스토리를 담았다.
시즌2에는 그녀가 네버모어 아카데미로 다시 돌아와 자신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파헤친다. 무엇보다 ‘아담스 패밀리’가 함께 네버모어로 오면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주목해보면 좋을 것 같다. 따라서 시즌 2에서는 ‘네버모어 아카데미’가 학교라는 배경을 넘어 어떤 장치로 활용되고, 아담스 패밀리에게 어떤 공간으로 인식될지 공간 활용 방식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또한 시즌2 포스터에서 검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 웬즈데이에게 어떤 감정의 변화가 일어났는지, 항상 표정 변화 없이 냉소적이던 웬즈데이에게 감정의 변화를 일으킬 만한 사건이 무엇인지 예측하는 것도 주요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포의 재정의, 감정에서 해석으로
올여름 주목할 만한 세 편의 공포 콘텐츠는 서로 다른 장르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전보다 더 정교하고 깊은 감정을 건드리는 방식으로 진화했다는 점에서 공통된 흐름을 보여준다.
'심야괴담회'는 시청자들이 사연을 듣고 촛불 투표를 하는 방식을 통해 직접 공포를 나누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대탈출'은 예능이라는 장르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본능과 공포심을 자극한다. '웬즈데이'는 주인공의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청소년기의 불안과 혼란 등의 감정을 공포라는 틀 안에서 나타낸다. 드라마 전체에서 차갑고 서늘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시청자들이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게끔 한다.
이처럼 지금의 공포 콘텐츠는 무섭다는 감정을 넘어 낯섦, 불편함, 긴장감 등 다양한 감각을 함께 불러일으킨다. 또한, 이때 시청자들은 수동적으로 이러한 감정을 받아들이기보다 능동적으로 서사를 따라가고 감정을 해석하는 존재로 전환되었다. 이는 공포가 하나의 정해진 감정이 아닌, 시청자의 경험과 해석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개인화된 공포로 진화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그만큼 공포 콘텐츠는 감정의 복잡한 결을 포착하여, 보는 이의 상상과 해석을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가능성을 확장시키고 있다. 공포는 이제 감정을 자극하기 위한 장르를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언어로 도약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이번 여름에 공포 콘텐츠를 다시 들여다 봐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