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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나의 플레이리스트 : Deep Purple - 밴드 음악의 교본 [음악]

하드 록의 교과서

by 이호준 에디터
2025.07.02 09:41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 그리고 내가 속해있던 밴드부에는 몇 가지 전통이 있다. 신입 부원으로 들어오는 순간, 단 하나의 곡을 완벽하게 연습하고, 졸업생 선배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신입생 환영회’라는 행사 때 해당 곡을 연주해야 했다.


해당 곡을 처음 들었을 때, 나를 포함한 신입 밴드부 동기들은 걱정이 앞섰다. 이 어려운 곡을, 1~2달이라는 시간 동안 마스터해야 한다는 것이, 그동안 악기 연주를 취미로 해오긴 했지만 지금까지 연주해 왔던 스쿨밴드 수준의 곡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나는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쳐왔기 때문에, 밴드부에서 건반을 맡았다. 지금이야 많은 밴드들이 신스를 활용한 다양한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건반 주자의 역량이 밴드 사운드에 있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알고 있지만, 당시의 스쿨 밴드에서 건반이 하는 역할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발라드곡에 있어 피아노 연주를 하거나, 간혹 스트링 혹은 브라스로 리드 라인을 연주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내가 연주해야 할 곡은 달랐다. 건반 솔로, 그것도 속주 연주가 포함되어 있는,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결론적으로는, 해냈다. 굉장히 잘 해내서 선배들의 칭찬도 받았다. 해당 곡을 마스터한 이후, 나는 웬만한 스쿨밴드에서 카피하는 곡들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Deep Purple 'Highway Star'

 

 

이 곡의 정체는 바로 딥 퍼플의 ‘Highway Star’이다. 무려 1972년 발매된, 굉장히 오래된 곡이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 곡은 밴드 연주자들이 한 번쯤은 카피해 보는 것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는 곡이라고 한다. 기타, 베이스, 드럼, 건반 등 밴드의 모든 구성 악기가 연주하는 것에 있어 꼭 필요한 기초 주법들을 연습할 수 있다고 한다. 피아노로 치면 마치 하농과도 같은 존재의 곡이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Highway Star’가 수록된 앨범 ‘Machine Head’는 딥 퍼플을 대표하는 앨범이자, 나아가 하드 록의 근간을 확립한 앨범이라고 평가받는다. 이 앨범에는 기타 리프가 너무나도 유명한 ‘Smoke On The Water’가 수록되어 있다.

 

 

Deep Purple 'Smoke On The Water'

 

 

사실 지금의 시대에서 하드 록이라는 장르 자체는 굉장히 마이너하다 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 하드 록은 지금의 록 장르를 이끌고 있는 메인스트림 장르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이에 많은 팀들이 아예 하드한 사운드를 살려 메탈 장르로 넘어가거나, 팝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소프트 록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기도 하였다.


이에 딥 퍼플도 멤버 교체와 함께 R&B, 블루스 등의 장르를 결합하기 시작하며 소프트 록으로의 변화를 시도하였다. 당시 발매한 곡 중 유명한 곡으로는 ‘Soldier of Fortune’이 있다. 국내에서는 가수 임재범이 커버하며 더욱 유명해진 곡이다.

 

 

Deep Purple 'Soldier Of Fortune'

 

 

딥 퍼플과 함께 하드 록의 전성기를 이끌며, 딥 퍼플의 라이벌로 불리던 레드 제플린이라는 밴드가 있었다. 애석하게도, 딥 퍼플은 레드 제플린보다 음반 판매량도, 차트인한 곡 수도, 대중들이 체감하는 히트곡도 적다. 그럼에도 딥 퍼플이 지금까지 수많은 후배 뮤지션들의 존경을 받고, 수많은 밴드가 그들의 노래를 커버하고 있다.


당시 활동하던 타 밴드들과 달리, 딥 퍼플은 정규적인 음악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딥 퍼플의 음악은 기본에 충실한 주법과 체계적인 화성학 등 연주자들이 지녀야 할 최소한의 스킬들이 가미되어 있다.

 

비록 하드 록의 쇠퇴와 함께 그들의 음악이 과소평가 되고 있는 지금이지만, 그들의 음악은 앞으로도 밴드 음악, 하드 록의 교과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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