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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여느 때처럼 릴스로 도파민 충전을 하고 있던 날. 정말 맘에 드는 릴스를 발견했다.

 

몇 번이고 다시 보다보니 가사도 외워버릴 정도로.

 

릴스의 원본 영상을 찾아들어갔고 예상치 못한 위로와 메시지를 받을 수 있었다. 숏폼을 보고나면 대체로 허무함에 사로잡히지만 이렇게 좋은 컨텐츠를 알고리즘 덕분에 만날 수 있다는 건 또 다른 행복이기도하다.

 

「빨간모자와 건강」

 

90년대생이라면 들어봤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2000년대 생이라 처음 본 영상이었다. 짧은 일본어 애니메이션 영상 속에는 독특하다 못해 조금은 기괴하다 느낄지 모르는 분위기가 담겨있었다. 기괴함을 사랑하는 나로선 더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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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ほど狼に食べられました。

방금 늑대에게 잡아 먹혔습니다.

そう、ここは狼のお腹の中なのです。

그래요, 여기는 늑대의 뱃속인것입니다.

 

可哀想に思われるかもしれませんが 私は平気です。

불쌍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괜찮습니다.

 

だって私は主人公。

왜냐면 저는 주인공,

主人公は何があっても 大丈夫なんですから。

주인공은 무슨 일이 있어도 괜찮으니까요

 

줄거리는 이렇다. 늑대에게 먹인 빨간모자가 늑대의 위 속에서 장기의 정령들을 만나고 그들의 부탁을 들어준다. 일명 메타볼릭 신드롬(대사증후군 같은 느낌이다)을 앓고 있는 늑대의 몸에서 고통받고 있는 정령들을 위해 뇌를 향한 모험을 떠난다.

 

혈관을 타고 장기들이 열심히 일하는 것을 바라보며 도착한 빨간모자 일행은 뇌에서 무기력한 뇌의 정령을 만난다. 뇌의 정령에 활기를 더해야겠다 생각한 빨간모자는 뇌의 정령과 함께 놀며 건강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들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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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의 정령들이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복부비만 (메타볼릭신드롬)을 앓고 있는 늑대의 몸을 설명하고 있다.

 

 

줄거리만 보면 무의식의 흐름같은 내용이지만 실제 일본의 디자인 아티스트인 이노우에 료가 대학교 졸업작품으로 만든 후 상까지 수상한 작품이다. 그만큼 이야기는 확실하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흥얼거리는 듯한 노래가사는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이야기를 해준다.

 

(약간의 오역/의역이 있을 수 있다.)

 

 

첫 번째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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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써있는 슈진코우는 일본어로 주인공을 의미한다.

 

 

♪アイムア主人公

아임 어 (I’m a) 주인공

だから多少の無理をしても 大丈夫

그래서 다소 무리해도 괜찮아

すぐには飲み込めない状況も

바로 넘길 수 없는 상황도

ハッピーエンドへの道

해피앤딩으로의 길

ハッピーエンドへの道♪

해피앤딩으로의 길


 

두 번째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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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을 받고 당황하고 있는 간의 모습이다.

 

 

♪気付かなかったよ

알아차리지 못했어

私のことなのに

나의 일인데도

ほら(ほら) ごらん 肺が頑張ってる

저길 봐봐 폐가 열심이네

ほら(ほら) ごらん 肝臓が戸惑ってる

저길 봐봐 간이 당황하고 있어

私の食べ物ひとつで

내가 먹은 음식 하나로

体は変わる

몸은 바뀌지

どうやら♪

아무래도

 

 

세 번째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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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정령을 힐링시키는 빨간모자와 장기의 정령들이다.

 

 

♪私はね 健康で

나는 말이야 건강해서

本当に 嬉しいの

정말로 행복해

あなたにはそんなこと

너는 그런 일

関係ないけれど

상관없을지 모르지만

落ち込むのなら

우울해진다면

湯船で落ち込んでる方がいいな

욕조에서 우울해는 편이 좋아

私を動かすのは私

나를 움직이는 건 나

シタワハノスカゴウヲシタワ

나 건 는이직움 를나 (위의 가사를 뒤집은 것이다)

落ち込むのなら

우울해진다면

ついでに漬物石代わりになってよ

하는김에 꼼짝 않고 가만히 있어봐

あなたを動かすのもあなた

너를 움직이게 하는 건 너

タナアモノスカゴウヲタナア

너 건 는하 게이직움 를너

冷蔵庫 開けたのも

냉장고를 여는 것도

この右手を 伸ばすのも

이 오른손을 뻗는 것도

めたらやたらと 歩くのも

아무생각 없이 걷는 것도

真夜中に 走るのも

한 밤중에 달리는 것도♪

 

이 노래를 마지막으로 뇌의 정령은 회복하게 되며 늑대의 몸도 회복하게된다.

 

단순해보이는 이야기 속에는 우리의 몸이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그 소중함을 깨달아야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나의 삶의 주인공은 나라는 사실을 잊지말고 무너지지 말 것.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이지만 말햐주지 않으면 깨닫지 못하는 것이 있다. 빨간모자가 모두의 친구가 되어 늑대의 몸을 구했다싶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 공동체의 힘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늑대에게 잡아먹히고 이미 죽은 목숨, 끝난 인생이 아니라 내가 주인공이라는 자각만 있다면 그게 어떤 일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몰아치는 현실의 일들에 정신이 혼미해질 때쯤 우리는 빨간모의 조언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뇌의 정령에게 빨간모자가 전한 세 가지 이야기는 현대인에게의 강력한 충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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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욕조에 들어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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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끈질기게 야채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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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적당하게 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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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의 정령들과 빨간모자와 찍은 추억을 돌아조는 뇌의 정령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정신적으로 보듬는 것이다.

 

나의 몸이 수고하고 있는 것을 알아주고 사랑해야한다. 메타볼릭 신드롬이 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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