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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FC에서 뛰고 있는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는 최근 불거진 이적설에 많은 축구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그의 소속팀인 리버풀의 팬들은 그의 이적과 관련된 사소한 소식 하나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그가 오랜 기간 팀의 전성기를 함께해온 주축 멤버임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는 소속팀의 연고지인 리버풀에서 태어나고 자라온, ‘로컬 보이’다.


팬들이 응원하는 팀의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로컬 보이에 대한 애정은 더욱 뜨겁다. 보통 프로 스포츠의 팬들은 본인의 고향을 연고로 하는 팀을 응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팬들과 같은 고향에서 자라 입단한 선수에게 더욱 애착을 갖고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일 것이다.


과거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했던 미드필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역시 현역 시절 여러 이적설에 휘말렸던 적이 있다. 이에 팬들의 걱정이 높아지자, 슈바인슈타이거는 경기장에서, 팬들 앞에서 본인의 재계약 소식을 발표하며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 장면은 지금까지도 프로 스포츠에서 회자되는 ‘팬들에 대한 낭만’으로 불리고 있다.

 

 

 

 

스포츠팀의 팬들은 경기 결과 혹은 팀 성적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지만, 이처럼 소속 선수들의 거취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나 해당 연고 출신인 로컬 보이 혹은 한 팀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프랜차이즈 스타들은 그 팀을 대표하는 선수이자 팬들의 자부심이기 때문에, 이들의 이적설에는 타 선수들에 비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이 때문에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시즌 때만큼이나 비시즌 때에도 많은 팬들이 매일 같이 스포츠 기사를 확인한다. 과거 SBS에서 방영한 ‘스토브리그’가 큰 흥행을 했던 만큼, 팬들은 선수들의 경기 뿐만 아니라 계약, 이적 등 경기 외적인 일에도 큰 관심을 갖는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이적하는 일이 수도 없이 있었지만, 최근 가장 화제가 되었던 이적은 SSG 랜더스에서 한화 이글스로 팀을 옮긴 김강민의 이적이다. 그는 23년간 한 팀에서만 뛰었던, 그리고 팀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프랜차이즈 스타였지만, 소속팀의 보호 명단에 들지 못한 채 2차 드래프트 제도를 통해 팀을 떠나고 말았다.

 

 

 

 

이에 많은 야구팬들이 평생을 한 팀을 위해 뛰어온 레전드의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에 분노하며 원소속팀에 향한 서운함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결국 원소속팀 SSG 랜더스는 김강민의 노고를 인정하여 2025년 성대한 은퇴식을 치를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스포츠계에서 대부분의 이적은 선수 본인의 판단하에 더 좋은 대우를 보장받을 수 있는 팀으로 떠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팬들의 서운함은 소속팀뿐만 아니라 선수 개인에게 향할 때도 부지기수이다.


그럼에도 팬들을 위해 오로지 한 팀만을 바라보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선수들이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로는 타 팀에서 더 높은 금액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소속팀과의 동행을 선택한 LG 트윈스의 박용택, 그리고 선수 생활 내내 팀의 암흑기를 함께했음에도 팀의 상징이자 팬들의 자부심이 되어주었던 한화 이글스의 김태균이 있다.


이들은 모두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팀의 영구결번 선수가 되는 영예를 누렸다. 리그를 대표했던 강타자였던 이들의 성적은 값어치를 매길 수 있었겠지만, 팬들에게는 값을 매길 수 없는 큰 낭만을 선물하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돈 앞에서 낭만이 사라지고 있는 프로 스포츠.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다 잘해서 레알 마드리드 가고, 바르셀로나 가면 우리는 더 이상 스포츠를 볼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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