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투어'라는 말이 있다. '투어'라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 다양한 카페를 방문해 보는 일을 뜻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또한 카페 투어를 즐기는 사람이다. 정말 다양한 카페를 다녀보았고, 그 일이 인생의 낙이자 힐링인 사람이다.
한 번은 강의에서 청년을 위한 문화 콘텐츠를 기획해 볼 일이 있었다. 연극을 하고 싶었기에 어떻게 하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연극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고민 끝에 떠올린 공간이 '카페'였다. 그렇게 나는 카페에서 진행하는 장소특정적 연극의 기획서를 제출했다.
장소특정적 연극에서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연극의 중요한 부분이 된다. 연극을 만들며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은 '청년들에게 카페란 어떤 공간인가?"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카페를 자주 방문했지만, 오히려 너무 일상적인 공간이었기에 깊게 고민해 본 적은 없었다.
이 글은 그 경험에서 떠올린, 나름의 카페라는 공간에 대한 생각들이다.
카페에 관해 얘기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 카페의 역사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해방 이후, 당시 카페는 주로 예술과 사교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었으며, 문화를 공유하고 휴식을 즐기는 공간이었다. 시간이 지나 1980년대부터는 우리에게 익숙한 프랜차이즈형 카페가 등장했고, 외국 브랜드도 국내에 입점하며 지금과 같은 형태로 발전했다. 즉, 카페의 시작은 단순한 소비공간이 아닌, 휴식과 문화 향유의 장소였다.
그렇다면 지금을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카페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오늘날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만은 아니다. 작업 혹은 사람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자 심리적인 안정을 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또한 분위기 좋은 카페를 알아냈을 때, 나만 아는 특별한 공간을 찾았다는 자랑의 공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카페는 다양한 목적과 필요에 따라 활용되는 공간이다.
이렇듯 카페가 다양한 의미로 쓰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쁜 일상에 쫓기는 현대인들에게, 카페는 그런 삶에서 잠깐 벗어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안식처의 역할을 한다. 잠깐 멈춰서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작업, 사람, 혹은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심리적인 편안한 공간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카페를 좋아하고, 그만큼 다양한 의미를 갖게 된 것은 아닐까.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한, 카페는 아주 오랫동안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안식처로써 우리에게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어줄 것이다.
지금도 이 글을 카페에서 적으며, 이 공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