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나는 연프 덕후이다. 연애 프로그램의 시초인 하트시그널부터 (물론 시즌 1, 2, 3, 4 모두 다 봤다) 우리에게 더 친근한 '나는 솔로'까지... 도파민에 중독된 걸까, 연애 프로그램이 새로 나온다는 소식을 들을 때부터 내 가슴은 두근두근한다.
연애 프로그램 열혈 시청자이자, 열혈 영업자로서 이번에는 내가 추천하고 싶은 몇 개의 연애 프로그램을 소개해 보려 한다.
1. 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보고싶다면? TVING <환승연애2>
x와 한집에 산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환승연애는 이를 실현해낸다. 끔찍할 것 같지만 도파민이 안 돌 수가 없다. '환승연애2'는 연애 프로그램을 보지 않은 사람들도 잘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정말 명작은 명작이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이 있다. 그리고 그 첫사랑을 마무리하는 것도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첫사랑의 아픔부터 새 사랑의 시작까지, 아름답게 그려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출연진 중 해은과 규민은 6년 연애를 했고, 그 과정에서 이를 끊어내거나, 다시 시작하거나 하는 갈등을 그린 서사가 등장한다. 해은과 규민 외에도 자신들이 너무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하는 쌈닭 커플들도 등장한다.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강력히 추천한다.
첫 연애 때는 누구나 서툴지 않은가. 그리고 이를 끊어내는 것도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기에, 그들의 서사는 단순히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도파민도 돌고, 공감할 수 있는 연애 프로그램을 보고 싶다면 '환승연애2'를 추천한다.
2. 도파민 뿜뿜, 핫한 사람들의 연애를 보고싶다면? 넷플릭스 <솔로지옥3>
'솔로지옥'은 다른 연애 프로그램들과 다르게, 출연진들이 무인도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무인도를 '지옥도'라고 부르며, 커플 매칭이 되어야만 '천국도'에 갈 수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이기 때문에 주로 '핫한' 사람들이 출연하며, 프로그램 내에서도 '게임'이라는 요소가 있어, 소위 말해 '핫가이', '핫걸'들만 등장한다. 아무래도 출연진들의 장벽이 높은 프로그램이 아닐까 싶다.
솔로지옥의 출연진들은 겸손 따위는 버리고 참여한다. 자기소개를 할 때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커플 매칭에 성공해 천국도에 간 커플들은 다소 수위가 높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현재 방영 중인 '솔로지옥4'까지, 4개의 시즌 중에서 시즌3를 추천하는 이유는 바로 패널들의 입담 때문이다. '이관희'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빌런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관쪽이'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다. 이관희는 여자 세 명의 선택을 받게 되는데, 마지막 날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모습을 보고 패널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솔직하고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는 출연진들의 모습과 이를 보고 직설적으로 말을 내뱉는 패널들의 조화에 있다.
3. 풋풋하고 청춘들의 연애를 보고싶다면? 넷플릭스 <19/20>
19/20은 10대의 마지막과 20대의 첫 순간을 함께 보내는 청춘 남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프로그램이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큰 의미가 있으며, 나 역시 스무 살이 되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이 과정에 '사랑'이라는 요소가 더해진다면, 그들에게 얼마나 특별하고 의미 있을까.
이들은 아직 '능숙함'보다는 '서툴음'에 더 치우쳐 있기 때문에, 우리의 옛날 이야기가 떠오를 수도 있다. 이 프로그램은 청춘들이 자유와 어른으로서 느끼는 '첫 순간들'을 그린다. 갓 스물의 출연진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귀여운 모습은 '귀엽다'라는 말 없이 보기 힘들 정도다.
도파민에 중된 어른들에게, 풋풋하고 귀여운 사랑 이야기를 원한다면 이 프로그램을 적극 추천한다.
4. 다양한 이야기를 한꺼번에 보고 싶다면? Mnet <커플팰리스>
커플팰리스는 Mnet에서 방영했던 프로그램이다. 곧 시즌2가 나온다고 하는데 이도 챙겨볼 예정이다. 역시 서바이벌의 황제답게, Mnet은 연애프로그램도 서바이벌로 만들어 버린다.
출연진이 무려 100명이나 되며, 이들은 결혼을 목표로 참여한다. 각자 자신의 스펙과 조건을 내세워 상대를 선택하는데, 그 과정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재미를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사랑과 갈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여러 명의 인물들이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들 간의 감정선이나 갈등, 선택의 순간들이 너무나 흥미롭다.
이 프로그램은 사랑 싸움이 중요한 포인트다. 서로의 선택을 두고 벌어지는 감정의 충돌이나 미묘한 심리전은 마치 전장에서 벌어지는 싸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연애뿐만 아니라 전략적 사고도 요구된다. 감정의 변화와 선택을 지켜보는 것이 그만큼 재미있다.
서바이벌을 좋아하면서 그 중에서도 사랑과 싸움이 얽힌 이야기를 보고 싶은 분이라면, <커플팰리스>를 절대 놓치지 말고 꼭 챙겨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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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연애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 장르가 '드라마'가 아니라 '리얼리티'라는 점이다. 짜여진 각본이 있는 드라마와 달리 연애 프로그램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감정선과 상황들을 그대로 담아낸다. 그 안에서 사람들이 진지하게 감정을 교류하고 갈등을 겪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마치 내 이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 그 속에서 느껴지는 공감, 기쁨, 슬픔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나도 모르게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연애라는 주제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보았거나 상상할 수 있는 감정이기 때문에 더욱 몰입할 수 있고, 그들의 연애가 나와 다를지라도 그 안에 담긴 진심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