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 라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틱틱붐>이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2월 2일까지 관객을 만난다.
뮤지컬 <틱틱붐>은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 뮤지컬로, 그의 예술적 열정과 현실적인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조나단 라슨은 뮤지컬 렌트의 작곡가로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 작품 또한 그의 삶을 반영한 자전적인 작품이다. 뮤지컬 <틱틱붐>은 1990년, 라슨이 서른 살을 맞이하면서 창작한 작품으로, 처음에는 1인극으로 워크숍에서 선보였다. 이 작품은 조나단 라슨이 예술가로서 겪은 고통과 좌절을 그리며, 낮에는 식당에서 웨이터로 일하고 밤에는 작품에 몰두하는 그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불행히도 라슨은 렌트의 공연이 시작되기 하루 전날, 갑작스럽게 사망하게 되면서 <틱틱붐>은 정식 공연을 경험하지 못한 채 묻히고 말았다. 그러나 2001년, 그의 친구들에 의해 이 작품은 3인극 형태로 재편성되어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올리게 되었다. 그 후 <틱틱붐>은 관객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으며,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 작품은 단순히 한 예술가의 이야기를 넘어,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틱틱붐>은 2001년 한국에서 처음 소개되었고, 이후 여러 시즌에 걸쳐 공연되었으며, 2024년에는 신시컴퍼니가 새롭게 제작한 버전으로 다시 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8인극으로 재구성되며, 더욱 풍성한 음악과 무대 디자인이 특징이다. 새로운 버전은 대극장에서 선보이며, 그에 맞춰 무대 중앙에 6미터 높이의 대형 정글짐이 설치되어 입체적인 공간을 표현한다. 이는 작품의 주제와도 잘 어우러지며, 현실과 예술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의 내면을 잘 드러낸다.
예술과 현실 사이에서, 틱
뮤지컬 <틱틱붐>의 주인공은 바로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인 인물, 존(Jon)이다. 존은 자신의 뮤지컬 작품인 슈퍼비아를 세상에 선보이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꿈을 이루는 것이 어려워 보인다. 그는 소호의 한 식당에서 웨이터로 일하며, 생계를 꾸려가지만, 여전히 예술가로서의 꿈을 포기할 수 없다. 낮에는 식당에서 일하고, 밤에는 창작 활동에 몰두하는 일상이 반복된다.
존의 여자 친구인 수잔(Susan)은 함께 뉴욕을 떠나 가정을 꾸리기를 원하지만, 존은 그에게 확실한 답을 주지 못한다. 수잔은 그가 예술가로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이해하지만, 결국 그녀는 현실적인 삶을 택할 결정을 내린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더 갈등을 겪게 된다. 수잔의 마음은 떠나고, 존은 자신의 예술에 대한 집착과 현실적 어려움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또한, 존의 룸메이트인 마이클(Michael)은 예술가의 길을 포기하고 현실적인 삶을 살고 있다. 그는 매디슨 거리에서 큰 부를 얻고, 새로 산 BMW와 고급 아파트를 자랑하며 존에게 현실적인 삶을 권유한다. 마이클은 존에게 예술보다 돈과 안정된 삶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존은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어 하며, 예술가로서의 자아를 포기할 수 없다.
존은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보여주기 위해 힘겹게 싸운다. 하지만 그가 참여한 세미나에서 잘난 척하는 비즈니스 우먼에게 바보 취급을 당하고, 그의 작품은 전혀 주목받지 않는다. 이는 존에게 큰 좌절감을 안겨주며, 그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이 모든 갈등과 고통 속에서 존은 점점 더 신경 과민 증세를 보이고, 시계추처럼 울리는 ‘틱틱…(tick, tick…)’ 소리로 고통스러워한다.
존의 서른 번째 생일은 그에게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슈퍼비아의 워크숍 공연이 곧 무대에 오르며, 존은 그 성공을 기약하고 서른 살 이후의 새로운 삶을 꿈꾼다. 그러나 공연은 예상보다 어려운 상황에 부딪히며, 존은 점점 더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인다. 작품이 성공하지 않으면, 자신이 살아온 예술가의 길이 모두 무의미해질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 시점에서 존은 자신의 선택이 과연 옳았는지, 예술가로서 살아가고 있는 이 길이 자신에게 맞는지에 대한 갈등을 겪는다. 수잔은 떠나게 되고, 마이클은 병에 걸려 오랫동안 살지 못할 거라는 소식을 전해준다. 존은 모든 희망이 사라진 것처럼 느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비아의 워크숍 공연은 계속해서 그를 괴롭힌다.
그러나 그의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뜻밖의 전환점이 찾아온다. 생일파티를 열고 있을 때, 갑자기 제작자로부터 작품에 대한 투자가 확정되었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이 전화는 존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며,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한 용기를 되찾는다. 틱틱붐은 좌절과 희망, 갈등과 용기의 이야기를 통해, 모든 이들에게 꿈을 향해 나아갈 용기를 주는 메시지를 전한다.
<렌트>를 잇는 기대 이상의 매력
이번 신시컴퍼니의 틱틱붐은 기존의 1인극을 8인극으로 재구성한 새로운 버전으로 선보였다. 1인극에서 8인극으로의 변화는 이야기의 흐름을 풍성하게 만들었지만, 일부 관객들에게는 기존의 1인극에서 느낄 수 있었던 몰입감이 다소 분산되었다는 아쉬움도 남았다. 그러나 8인극 버전은 더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각기 다른 감정선과 갈등을 그려내며 이야기를 한층 더 깊이 있게 만들었다.
특히, 틱틱붐의 음악은 여전히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조나단 라슨의 독특한 록과 뮤지컬의 경계를 허물며 만들어낸 넘버들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슈퍼비아와 같은 넘버는 록의 강렬함과 뮤지컬의 감미로움을 적절히 조화시키며,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다. 라슨의 음악은 단순히 예술과 현실의 갈등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 그가 느낀 좌절과 희망, 고통과 기쁨을 그대로 담아내며, 그 감정선을 그대로 전달한다.
영화 <틱틱붐>이 매우 완성도 있게 제작된 작품이라서 뮤지컬 버전에서도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영화는 라슨의 삶을 사실적이고 감동적으로 그려내며 큰 찬사를 받았다. 뮤지컬에서는 8인극으로 모든 배역을 채우고, 대사와 넘버의 분배가 달라지면서 또 다른 이야기의 구성을 보여주었다. 오히려 영화에서는 보여주지 못한 조나단 라슨만의 독창적인 음악과 예술에 대한 뜨거운 열정은 변함없이 강력한 매력을 발산하며,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는 여전히 많은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틱틱붐>은 예술가로서 살아가는 이들 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선사한다. 예술과 삶, 좌절과 희망, 갈등과 용기 사이에서 고민하며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