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신인 공연 창작자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첫걸음을 돕는 CJ문화재단 크리에이티브 마인즈에서 처음 선보인 이 작품은 이후 국내 유일 창작뮤지컬 축제로 수많은 우수작들을 소개하는 서울뮤지컬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되어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공식적으로 초연을 올리기 전부터 수많은 뮤지컬 팬들로부터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후 2013년 초연을 올리자마자 2013년 한국뮤지컬대상에서 극본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탄탄한 엘리트 코스를 받으며 2023년 10주년 공연을 지나 2024년, 팔연을 올리는 지금까지 실망 한 번 없이 많은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신화와도 같은 작품이다.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하국 전쟁 당시의 국군과 인민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국군대위 한영범과 부하 신석구는 인민군 4명(이창섭, 류순호, 변주화, 조동현)을 포로수용소로 이송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포로들의 폭동과 기상악화로 인해 이송선은 고장나버리고, 여섯 명의 병사들은 함께 무인도에 갇히게 된다. 이 넷 중 유일하게 이송선을 수리할 수 있느 병사는 류순호 한 명 뿐이었으나 류순호는 전쟁 과정으로 인해 어린 아이와도 같은 정신 연령을 갖게 되며 사리분별이 온전하지 못하게 된 상황. 이도 저도 못하는 나머지 다섯 명의 병사들이 괴로워하며 점차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눌 때, 영범은 괴로워하는 순호를 달래주기 위해 '여신님'의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다. 그리고 그 여신님의 이야기를 들은 순호가 점차 안정을 되찾으며 배를 고칠 기미를 보이자 다른 다섯은 배를 고치고 무인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합심하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대작전'을 펼치게 된다.
국군과 인민군, 적으로 만나 함께 무인도에 갇히게 된 최악의 상황은 피로 가득할 것 같지만, 순호를 위해 시작하게 된 '여신님이 보고 계셔 대작전'으로 인해 의외로 예상치 못한 유쾌하고도 즐거운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본 극의 한정석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여보셔>(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무인도 탈출기라는 메인 서사가 있고, 거기에 캐릭터 개개인의 에피소드가 진행이 돼요. 캐릭터 개인 사연이 너무 많고 비슷한 패턴이 반복이 되면 지루할 수도 있거든요. 근데 또 그렇다고 누구 한 명을 소홀하게 다룰 수는 없더라고요. 그 두 요소의 비중에 있어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 올댓아트 (2020.01.10)
실제로, [여신님이 보고 계셔]에 등장하는 여섯 명의 등장인물은 주연 캐릭터라고 이야기하기에는 그 수가 많지만, 그럼에도 비중이 적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인물은 단 한 명도 없다. 모두가 각각의 아픔과 이야기를 갖고 전쟁이라는 혹독한 환경을 버티고 있었으며,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그 여섯 명의 인물들을 모두 세심하게 살펴 보고 각자의 서사를 담아낸다.
짧은 시간 안에 여섯이라는 등장인물 모두에게 깊이 감정을 이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보셔는 그 어려운 일을 훌륭하게 해내며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그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빈틈 없는 스토리라인, 몰입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연출, 그리고 자신이 맡은 인물과 하나가 되어 각자의 '여신님'을 찾아 관람객들과 함께 바라보는 배우들의 연기와 캐릭터 해석 덕분일 것이다.
2024년 1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극이 오르는 이번 2024 팔연의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한영범 역에는 이동하, 강기둥, 김지철 배우, 류순호 역에는 신우, 박준휘, 류동휘, 류차열 배우, 이창섭 역에는 차용학, 안재영, 안창용 배우, 신석구 역에는 김찬종, 장두환, 조용휘 배우, 조동현 역에는 장민수, 김방언, 정세윤 배우, 변주화 역에는 문성일, 최민후, 김도하 배우가 함께 한다. 또한 극 전체를 아우르며 극의 핵심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여신' 역에는 한보라, 강지혜, 주다온 배우가 함께 하게 되었다.
이름 모를 외딴섬,
내 편 하나 없는 섬,
언제 죽어 묻혀도 누구 하나 모를 섬.
다가올 시간이 무섭고 무섭지만
난 울지 않는다.
- 난 울지 않는다
다사다난했던 2024년을 마무리하고 2025년을 새롭게 맞이하며, 극장으로 찾아가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와 함께 우리의 여신님을 마주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