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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극단 이와삼_사람은 좋지만 인간은 싫습니다.jpg

 

 

연극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세상은 구역별로 나뉘어져 로봇과 인간의 갈등, 사람과 사람의 갈등, 로봇과 로봇의 갈등이 그려지고 있었다. 시간적 배경은 에피소드에 따라 달라지는데 미래에 대한 이야기, 과거에 대한 이야기 모두 시간에 상관없이 ‘관계’에 관해 다루고 있어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연극이었다.


연극의 제목인 <사람은 좋지만 인간은 싫습니다>의 사람은 무엇이고 인간은 무엇일까? 사람과 인간의 사전적 정의는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로 동일하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과 인간을 발음할 때 사람은 무언가 더 따뜻한 느낌이 든다 생각하고 인간은 상대적으로 차가운 느낌이 든다 생각한다. 우리는 보통 내 곁에 있는 믿음직스러운 이를 일컬을 때 ‘나의 사람이야’라고 말한다. ‘나의 인간’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반대로 이상한 행동을 하는 이를 얘기할 땐 ‘인간’이라는 단어를 쓰며 ‘저 인간 왜 저래?’하고 말한다.


내가 생각했을 때 ‘사람’은 내 곁에 있는 사람, 나를 믿어주는 든든한 동료,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지칭하는 단어이고 ‘인간’은 나의 밑에 있는 사람, 무감각하거나 차가운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이다. 똑같은 정의를 가지고 있지만 실생활에선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두 단어를 연극에 녹여냈다는 점이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는 옛날 시간대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 <옛날 사람, 연극하는 강연훈 이야기>였다.


이 네 번째 에피소드에서 주인공 ‘강영훈’은 장례식장에서 마주친 동창 ‘김영훈’의 부탁을 거절한다. 거절하는 과정에서 강영훈은 김영훈의 인생을 자신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평가한다. 같은 영훈이지만 너와 나의 삶은 다르다는 것. 여기서 강영훈은 갑의 위치로, 김영훈은 을의 위치로 전락해 버린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강영훈은 또 다른 동창, 대학 때 좋아했던 인물과 우연히 마주치며 그녀에게 자신을 도와줄 것을 요구한다.


인상 깊었던 이유는 강영훈이 장례식장에서 마주친 김영훈의 말을 또 다른 동창에게 똑같이 말하고 행동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김영훈을 거절하고 더 나아가 영훈의 인생을 함부로 재단했다. 그의 인생과 자신의 인생은 다르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 동창 앞에서 강영훈은 자신이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던 김영훈의 모습과 똑같은 모습으로 그녀를 대했다.


여기서 나는 모든 사람의 삶이 어느 정도 닮아있다고 느꼈다. 자신이 부정하던 삶이 본인의 삶 그 자체가 될 수 있고, 비슷해 보였다고 생각하는 삶이 아예 다른 삶이었을 수도 있다. 내가 보았을 때는 주인공의 삶이 김영훈의 삶과 닮아있었다. 두 번째 동창의 삶은 이 에피소드에 드러나 있지 않지만 어쩌면 김영훈, 강영훈의 삶과 비슷한 부분이 존재할 수도 있다.


강영훈은 자신에게 부탁하던 김영훈 위치가 되어서야 비로소 그를 이해하게 된다. 사람의 모순적인 행동과 그 모순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게 되는 사람의 또 다른 면이 이 에피소드에서 조명되어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었다.


미래에도,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 현재에도 계속되어오는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연극이었다. 사람을 대체하는 로봇과는 과연 어떠한 관계를 맺게 될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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