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첫 독서 모임 진행하기

이미지란 무엇인가, 이솔
글 입력 2024.03.2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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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30의 도서 구입비가 역대 최저라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쉬는 날의 의미없는 스크롤링과 사고의 부재에 불안을 느끼던 때였어요. 저녁에는 스무살 때부터 한 달도 빠짐없이 만나던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우리는 만나면 다양한 주제에 대해 얘기하는데 항상 술과 함께여서 그 모든 얘기들이 휘발되는 일이 가끔 아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친구 하나가 갑자기 말을 꺼냅니다. 우리 독서모임 같은 거 하는 게 어때?

 

시끄러운 술집에서 이미 반쯤 취한 상태로 던져진 화두라서 첫 마디를 누가 했는지 그게 정확히 무엇이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일이 아주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아마 술김에 사라지는 말들 중 하나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바로 첫 모임의 날짜를 잡고, 책도 골랐습니다. 친구가 알고 있는 유튜버가 올해의 책을 선정했다고 했어요. 제목만 보고 가장 끌리는 책을 빠르게 선정했습니다. 이미지란 무엇인가, 이솔, 민음사.

 

 

KakaoTalk_Photo_2024-03-22-16-15-46 001.png

 

 

2. 다음 날, 요즘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노션을 꺼내 독서모임 페이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기존의 템플릿을 사용하려고 하루종일 서칭했는데도 이거다 싶은 페이지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우리의 모임 기록장.

 

사실 우리 중 아무도 독서 모임을 진행해 본 적도, 참여해 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꽤 막막했습니다. 모임이 끝나고 나서 무언가 제대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독서 모임"이라는 검색어로 브런치를 무작정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진행 과정을 자세히 설명한 포스팅은 하나도 찾지 못해 큰 성과는 없었습니다. 보통은 책을 선정해서 각자 발제를 하나 정도 정해오는 것 같았어요.

 

우선은 책을 다 읽어오는 걸 목표로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문제가 생겼습니다. 책이 후루룩 읽기에 생각보다 어려웠던 거에요. 이 작고 예쁘게 생긴 책이 논문을 재구성한 철학 서적이었더라고요. 이미지에 관한 여러 철학자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이미지가 가진 기존의 부정적 의미를 탈피하는 목적의 책이었습니다.

 

 

KakaoTalk_Photo_2024-03-22-16-15-46 002.jpeg

 

 

3. 그래서 첫 모임은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 한 번 미뤄지고, 그 다음은 작은 시골 책방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처음 모임부터 아주 성공적이진 못했습니다. 친구 한 명이 아팠고, 둘이 앉아 약간의 수다를 (2시간) 떨었는데 깊은 토론으로 이루어지긴 부족했어요. 서로의 의견이 궁금했던 문장들과 인상 깊었던 부분들에 대해 얘기했어요. 그리고 철학 책에 조금 지쳐 다음 책은 소설로 정하기도 했습니다.

 

4. 첫 독서 모임의 후기는 '성공적이진 못했지만, 꽤 만족스럽다' 입니다. 다음 모임이 더 좋을 것 같은 예감도 들었어요. 그 사이 친구 한 명이 더 합류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되든 일단은 최소 1년을 진행해 볼 생각입니다. 그동안 모임의 질을 더 높여 친구들과 함께하는 첫 독서 모임 개최자들을 위한 노하우를 공유하러 다시 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의 글에 엄청난 정보를 담을 수 있길 바라며!)

 

끝.

 


[신지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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