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여름을 이야기하다 - 남매의 여름밤 [영화]

옥주와 동주, 남매에게
글 입력 2024.01.31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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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계절을 살아내며 유독 덥게 느껴졌던 여름도, 뼈가 시리도록 추웠던 겨울도 조금씩 희미해진다.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연속성에서 흐릿해질지언정 잊히지 않을 순간들을 만난다.

 

지나고 보니 마음속에 깊이 찍혀있는 점이 된 기억이 있고, 마주한 동시에 지금을 잊을 수 없을 거라는 직감과 함께 오래도록 남아 있는 기억도 있다. 그리고 직감과는 달리, 영원히 기억할 것 같았지만 군데군데 지워진 기억도 있다.

 

옥주와 동주에게 그해 여름은 어떤 방식으로 남아있을까. 많은 해가 지난 후 다시 여름이 되었을 때, 문득 할아버지 집에서 고모, 아빠, 할아버지와 함께 포도를 먹고 케이크 촛불을 불고 서로 투닥거리면서도 함께 라면을 끓여먹었던 그해 여름을 떠올리는 남매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현실이 쓰렸고 상실은 슬펐으며 나의 결핍과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에 속앓이하던 그 여름. 남매의 여름은 참 뜨거웠구나. 데인 자리에 단단한 굳은살이 있었으면 좋겠다. 훗날 굳은살이 보호막처럼 옥주와 동주를 감싸주었으면, 이따금 그때를 담담히 꺼내서 도란도란 나눌 수 있는 날이 있었으면.

 

노래를 들으며 미소를 짓던 할아버지를 계단에서 바라보던 옥주와 꿈을 꾸고 깬 옥주의 표정이 오래오래 생각날 듯하다. 다음에 옥주를 만나면 바닥에 엎드려 가족 앨범을 넘기면서 아주 오래 옥주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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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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