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무래도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되어가는 것 같다. [사람]

글 입력 2023.12.1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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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한 줄씩 요약된 헤드라인 기사들을 보는데 오늘도 여전히 따뜻한 소식보단 마주하기 힘든 소식들이 더 많았다. 그래서 오늘은 아예 뉴스 페이지로 들어가 사회 뉴스를 천천히 내렸다. 따뜻한 소식 좀 찾아보고 싶어서, 그냥 별거 아니더라도 훈훈한 소식들이 그리워서.

 

그런데 내가 특정 카테고리에 들어왔나 싶을 정도로 안 좋은 기사뿐이었다. 직장 부하직원과 결별 뒤 상사가 괴롭히고 스토킹과 협박을 했다는 기사, 지인 목에 흉기를 대고 결국 때려 숨지게 한 50대 남성의 징역형, 유치원, 초등학생 의대 진학반은 아동학대라는 기사, 일면식 없는 여성을 스토킹 한 사람과 원룸촌에서 여대생들을 성폭행했던 범죄자가 감형을 받아 출소했다는 기사 등 세상에 일체의 기대도 희망도 없게 만드는 기사들이 5시간도 안되어서 쏟아져 나왔다.

 

세상은 왜 이렇게 어려워졌을까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다시 올바른 세상이 될지 생각을 하다가도 참 개개인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법의 힘이 조금 더 이성적으로 작용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아무런 조건도 대상도 따지지 않은 채 오로지 죄의 값을 내려줬으면 좋겠다. 이럴 때 AI의 힘을 빌려 조금 더 투명하게 죗값을 쓰게 받았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어떤 상황에서든 감정이 죄의 값을 따질 때 무기로 사용되지 않았으면 한다. 어쨌든 범죄는 범죄고 피해자가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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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슈가 되는 문제를 보면 부동산 사기, 물가 상승률, 금리, 살인 범죄에 대한 문제 등이 나오는데 이 문제는 우리 세대 청년의 삶에 대한 문제로 이어지게 되고, 그로 인해 자연스레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는 세상이 온 것 같다. 안정적이지 못한 세상에 자식을 낳고 싶어 할 부모는 없으니까. 통계청에서 낸 2022년 합계출산율은 0.78명이고 출생통계 작성이래 최저라고 한다. 이는 고령화 문제로도 이어진다. 이렇게 되면 미래의 청년들의 부담도 함께 늘어나게 되는데 통계청은 생산연령인구가 100명당 부양할 인구의 총 부양비는 현재 40.6명이지만 2058년이 되면서 100명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보였다.

 

이러한 문제들이 다가오는지도 모른 채, 사람들은 별 볼일 없는 가벼운 가치들에 대해 편을 가르며 누가 맞는지에 대한 것들만 따지고 있으니 안타까운 것 같다. 요즘엔 공중파 뉴스를 보는 사람들보다 가벼운 미디어에서 퍼진 잘못된 정보를 퍼 오고 습득하는 것 같다. 또한 일부 기사들도 자극적임을 추구해 팩트 체크가 제대로 안된 기사들이 많다. 나 또한 미디어를 많이 접하니 가끔 이게 진짜인가 싶어 인터넷에 쳐보곤 했다. 대개 근거 없는 말들이었지만.

 

잘못된 정보들을 가지고 SNS에서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쉬운 접근성과 빠르게 퍼지는 정보들이 좋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것을 깊게 깨닫는다. 유해한 정보들은 우리 곁에 너무 쉽게 다가왔다. 요즘은 인터넷에서 마약거래도 쉽게 이루어진다 하니, 갈수록 공인들의 마약 범죄는 아무렇지 않게 기사에서 다루어졌고, 이젠 청소년들도 마약을 구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미디어는 접근성이 높고 볼 수 있는 연령이 따로 제한이 안 되어 있는 플랫폼이 많은 만큼 소재 선정에 있어서도 늘 주의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린아이들이 뜻도 모르고 쓰는 유행어와 밈, 자극적인 콘텐츠들은 모방 범죄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그저 픽션일 뿐인 콘텐츠를 보고 자라는 아이들은 그대로 흡수해 보고 배울 것 같다는 마음에 내가 다 불안하기도 하다. 드라마에서 청소년 범죄를 다룰 때 청소년 보호법을 운운하며 교묘하게 법을 피해 가며 범죄를 저지르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난 솔직히 이러한 콘텐츠가 청소년 범죄의 경각심 준다기 보다 혹여나 다른 시선으로 보고 배울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오히려 콘텐츠에서 본 걸 이용하진 않을까 하는 마음에.

 

물론 콘텐츠의 다양성, 표현의 자유 등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청소년 성범죄나 학교폭력, 마약 등 자극적인 콘텐츠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것 보면 조금은 더 규제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근래 가장 충격이었던 건, 어린 친구들이 서로의 이름을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이름으로 부른다고 들었을 때, 그걸로 계급이 정해진다 했을 때 세상이 어지럽다고 느껴졌다. 누가 이러한 세상을 만들었을까. 세상은 참 어렵다. 따뜻한 면모를 보여주다가도 차가운 현실과 잿빛의 시각들을 보여준다.

 

여전히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통계청 '한국의 안전 보고서 2022'에서는 자살 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24.1명이고 OECD 국가 평균 10.6명의 두 배를 뛰어넘는 사망률이라고 했다. 그리고 복지부는 2023년도 자살률은 2022년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살률을 줄이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달라지기엔 굉장히 어려운 길이 될 것 같다.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이 되니 점점 범죄도 늘어나고 범죄가 늘어나니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이 되어 그 무한의 굴레 속에서 사람들은 묵묵히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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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계속해서 보여주기식 삶에 대한 문화가 남아있는데, 그냥 각자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충실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왜 사람들 간의 경쟁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며, 스스로의 삶보다 억지로 분수에 맞지 않는 삶을 보여줄까. 사람들의 삶들은 겉으로 보기에 너무나도 빛나고 큰 가치가 있어 보인다. 그거야 인생의 하이라이트만 편집해 올리니까. 당연히 내세우고 싶은 부분들만 올릴 것이다. 나도 그렇고 대개 사람이 그렇듯. 모두가 보는 곳에 부족한 부분은 내보일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 있는 삶의 부분을 보이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한 심리 아닐까.

 

하지만 자신의 삶에 있어서 좋은 부분을 올리는 것은 좋지만, 없는 것을 꾸며내고 타인의 삶과 비교하며 삶에 지장이 갈 만큼 무리해 거짓된 삶을 보여주기 식으로 올리는 문화는 스스로의 삶에 대한 만족보다는 끝없이 비교하게 되고 타인의 눈치를 보게 된다. 그러나 스스로의 가치를 타인의 눈으로 인해 낮출 필요가 없다. 물론 약간의 자극제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거기까지만. 좋은 자극만 받아들이고 타인과 나를 비교해 지금까지 잘 살아왔던 내 인생을 부정하고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결국 각자다. 각자가 처해있는 다른 현실과 상황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 그 과정 속에서도 곁엔 작은 행복들이 나를 반겨줄 것이고 흔들리는 불완전함 속에서도 배우는 것들이 있고 그게 인생을 걸어가는 길일 테니. 그냥 내 길을 내 속도대로 걷는 게, 자신의 삶에 집중하고 발전해 나가는 게 앞으로의 삶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런 나의 의견을 줄곧 적어내렸지만 그런 나도 세상을 살아가기엔 많이 불안하다. 범죄자들은 갈수록 많아지고 개인주의 세상으로 바뀌어간다. 사람 마음이 투명하게 보이지 않아서 서로가 어떤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는지 의심하는 사회가 도래했다.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고 각자가 가진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나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쉽게 바뀌는 세상이 아니다. 분명 나도 모순이 존재하겠지만. 하여튼 앞으로 더 나아질지 더 심각해질지 모르는 흐린 안갯속 같은 사회 문제들이 많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좀 더 따뜻해질 사회를 꿈꾸며 묵묵히 나의 길을 간다. 어쨌든 주어진 건 타인의 인생이 아닌 내 인생이니까, 내가 가는 길이라도 따뜻한 온기를 가득 퍼트려 다정한 세상을 품고 살아야겠다.

 

 

[황수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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