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한대수 사진집 - 삶이라는 고통

고독이란 이름으로 연대하는.
글 입력 2023.10.2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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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난 영광스럽게도 2023 EIDF 글 기록팀으로 활동할 기회가 있었다.

 

수많은 다큐멘터리가 동시에 상영되고, 광화문과 일산을 왔다갔다하는 일정이었기에. 내 의지보다는 동선과 시간에 따라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정해진다.

 

거의 마지막 일정이었을 것이다. 야외 상영이 있던 날 서현호 감독의 한대수 인 다큐멘터리 <인생, 뭐 대수인가!>가 상영했었다. 그 다큐에 대해서 아주 간단하게 글을 썻던 기억이 난다.

 

책을 받고 놀랐다. 신기한 인연이다. 이렇게 그의 사진집을 리뷰하게 되다니.


한대수는 대한민국의 예술가로, 가수, 사진작가, 그리고 저술가로서 다재다능한 면모를 지닌 아티스트로 광범위한 예술 활동으로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다. 


책은 사진집이다. 약 3개의 큰 구성과 작은 챕터들로 이루어져있다. 챕터의 시작은 한 두장 정도의 에세이다. 그 후 사진이 찍힌 위치 ex) 뉴욕 1967 와 함께 사진이 위치해 있다. 가끔 사진과 함께 한 문장 정도의 아주 짧은 글이 있기도 하다.

 

가만히 이미지를 바라보다가 만난 그 문장들은 특히 더 사적으로 느껴진다. 개인적인 느낌으론, 외톨이의 외로움과 고독이 각 챕터를 따라가며 인류애와 평화를 강조하는 메시지로 변화하는 듯 했다.

 

특히 거의 마지막 챕터인 "No War" 속 "우리는 과연 멸망의 밤으로 달려가고 있는가?"라는 문장이 맘에 꽂혔다.

 

글도, 사진도 인상깊었던 챕터는 "명신과 나"이다. 명신은 한대수가 20년간 결혼 생활을 했던 첫 부인이다. 그녀와의 만남, 모험, 헤어짐, 재회가 담담히 담긴 글은 그가 겪어온 고독과 외로움 속에서 함께 걸어보는 경험이었다. 나만 이종족이라고 느꼈던 우주에서 처음으로 같은 종족을 만난듯한 그 반가움이 느껴지고, 동반의 기쁨이 느껴지는 글이다.

 

그가 적은 명신의 삶 또한 정말 흥미로운 부분중 하나이다. 필자는 살아본적 없지만, 명신은 그 시대에서 요구되던 여성의 삶과 매우 다른 삶을 살았다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한대수의 시선에서 그녀는 내가 본 어떤 여성보다 위대하고 대단했다. 

 

책은 전반적으로 한대수란 인간의 삶으로 바라본 "반골과 인류애가 공존해가는 과정"을 보는 듯 하다. 그의 발자취를 따라 조용히 시간여행할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혼자있을 수 있는 책이다. 시끄럽진 않되, 현실에 있을 수 있는 그런 책.


한대수에 대해 조금 서치해보니 60이 넘어 딸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딸에게 안전하고 평화로운 삶의 터전을 주고 싶어하는 그의 마음처럼 음악도, 글도, 사진도 점차 따뜻해져 가는 듯 하다. 그는 말한다.

 

"나의 젊은 시절의 필름 사진을, 때로는 희미하고 때로는 포커스가 안 맞더라도 내 인생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을 보여드린다. 맥주 한잔 마시고 즐기시길!"

 

 

[한승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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