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세상을 바라보는 귀여운 시선 [미술/전시]

글 입력 2023.09.01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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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도 멘도: 판타스틱 시티 라이프>는 일러스트레이터 루이스 멘도의 예술 세계를 조명하며, 롤러코스터 같은 도시의 삶 속에서 그가 발견한 크고 작은 낭만을 소개합니다. 회색 도시의 스카이라인, 출퇴근 길 지하철 등 대단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은 도시의 익숙한 풍경들은, 평범하지만 마치 영화처럼 어떠한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습니다. 매일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도시는 혼란하긴 하지만 우리는 충분히 자유롭고, 즐기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 전시 소개 中


 

 

MUNDO M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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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섹션에서는 루이스 멘도와 그가 그리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기에서 우리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철학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지를 엿볼 수 있다.

 

어느 정도 갖춰진 루틴 속에서 진행되는 그의 일상과 달리 그의 생각과 그림 안에는 자유로움이 가득하다.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여러 모습의 Mr. Mendo, 그의 눈앞에 펼쳐지는 모든 것들이 편견 없이 담긴 그림들까지.

 

그 어떤 것도 루이스 멘도의 영감이 될 수 있으며, 그의 라이브러리를 채울 수 있다.

 

 

 

FANTASTIC CIT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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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섹션에서는 루이스 멘도의 도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도시의 풍경부터 그 속의 사람들까지, 그는 도시에서 만난 모든 것들을 관객과 함께 나누는 듯하다.

 

도시에서 생활하지만 정작 들여다보지 않았던 도시의 멋진 낮과 밤의 풍경들, 그 속을 채우는 바쁜 발걸음의 사람들과 일과가 끝난 후 맞이하는 도시에서의 작은 여유들이 그의 그림을 채운다.

 

전시장 중간에는 ‘Seoul City Guide’라는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관객들은 각자 좋아하는 서울의 공간, 그곳에서 꼭 하는 루틴을 작성할 수 있는데, 서울 지도를 빼곡히 채운 관객들의 메모를 보면 그들도 서울의 루이스 멘도를 꿈꾸고 있는 것만 같다. 관객들이 추천한 코스들을 슬쩍 훔쳐보며 서울 탐방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 섹션에서는 다른 일러스트레이터와 차별된 루이스 멘도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그는 초반에 스케치북 작업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아이패드로 작업을 하면서 표현의 범위를 늘려가고 있다.

 

특히, 조명을 활용해 도시의 밤을 담아낸 작품과 눈 내리는 풍경을 그린 영상 작품에서 그 특색이 확연히 보인다. 루이스 멘도는 디지털을 활용한 예술의 영역이 얼마나 다양해질 수 있는지와 함께 시대에 맞춰 변화하는 예술가의 면모를 보여준다.

 

 

 

WE ALL LIVE IN THE SAME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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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도시에서의 하루를 마치고 우리의 발걸음은 모두 같은 곳을 향한다. ‘sweet home’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마지막 섹션에서는 루이스 멘도가 그려낸 저마다의 ‘sweet home’이 펼쳐진다. 편안한 공간에서, 편안한 옷차림으로 좋아하는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집에서 행복을 찾아내는 이들의 모습도 그려낸다. 특히, 초록 식물로 가득 채워진 전시장과 그림들에서는 집에서라도 싱그러운 생기를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느껴지고 그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영상 통화의 흔적들은 사회적으로 형성된 거리감이 극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내는 역할을 한다.


도시에 속해있을 때, 바라보았던 도시의 풍경과 한 발자국 물러나서 바라본 도시의 풍경은 엄연히 다르다. 그들은 재택근무를 하며 도시에서의 일상을 상상하고 그들에게 힘이 되어준 여행의 추억들을 떠올린다.

 

언젠가는 돌아올 날을 기다리면서 보내는 HOME STAYER의 일상은 그렇게 지루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MENDO’S 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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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멘도의 작품들을 보면 하나같이 따뜻하고 귀엽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의 시선이 닿는 곳곳마다 이런 풍경들이 펼쳐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그의 시선은 그런 풍경들에 조금 더 오래 머무르게 된다. 무언가에 쫓기듯 살아가는 날들에 루이스 멘도의 그림은 약간의 여유를, 우리가 놓치고 살아갔던 작은 행복을 보여준다.

 

‘문도 멘도(MUNDO MENDO)’에서의 ‘문도(MUNDO)’는 스페인어로 세계를 뜻한다. 이번 전시에서 루이스 멘도는 자신의 내면 세계, 그가 거닐어온 도시의 세계, 다시 돌아가는 집의 세계를 선보인다. 이런 세계들이 모여 하나의 큰 ‘문도 멘도(MUNDO MENDO)’를 만들었고, 우리는 앞으로 더 풍부해질 멘도의 세계를 기대하게 된다.

 

나의 ‘문도(MUNDO)’는 어떤 모습일지를 상상하게 되는 것은 덤이다.

 

 

*전시는 23년 12월 3일까지 그라운드시소 서촌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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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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