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From Home으로 이뤄진 고잉홈프로젝트Going Home project

음악가의, 음악가에 의한, 음악가를 위한
글 입력 2023.08.10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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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창단한 고잉홈프로젝트가 롯데콘서트홀에서 3일간 열리게 되었다.


음악가의, 음악가에 의한, 음악가를 위한 고잉홈프로젝트(Going Home Project).

 

전 세계 흩어져 있는 한국인 음악가들과 한국을 사랑하는 세계 음악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고잉홈프로젝트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받아 비영리 법인으로 2021년 12월 창설되었다.


고잉홈프로젝트의 첫날 공연 부제는 신(新)세계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공연을 보기 위해 롯데콘서트 홀을 찾았다.


8월 1일 

[Program]


레너드 번스타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중 심포닉 댄스


조지 거슈윈

"랩소디 인 블루"


안토닌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마단조 작품번호 95 "신세계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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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곡 심포닉 댄스는 웨스트 사이드에 나오는 주요 곡이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57년 작곡되고 초연이 올라간 뮤지컬로 셰익스피어의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이후 번스타인이 오케스트레이터 '시드 라민'과 브로드웨이 뮤지컬 전문 작곡가 '어윈 코스탈'의 도움을 받아 주요 곡들을 발췌해 편곡했고 관현악을 위한 모음곡으로 1960년에 발표하게 된 것이다.

 

기존 오케스트라하면 떠올리는 차분한 클래식한 음악과는 다른 신나는 매력을 가졌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댄스를 불러일으키는 맘보. 차차 등의 곡들을 가져왔기에 심포닉 댄스라는 이름은 음악과 꽤 잘 어울리는 제목이다. 이러한 제목과 음악은 연주자들 더불어 관객들까지 즐길 수 있게 만든다.


단원들의 핑거 스냅과 함께 시작된 곡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여러 악기들 소리 중 시선을 끌었던 것은 타악기였다. 가장 뒤에 배치되어 있던 타악기들은 연주가 시작이 되기 전부터, 왜인지 모르게 시선이 갔다. 그리고 연주가 시작되었을 때 치고 들어오는 그 소리는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또한, 단원들이 중간에 강단 있게 '맘보'를 외치는 소리가 인상적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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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곡이 끝난 후, 무대 앞에 피아노가 세팅되었고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무대 앞으로 나왔다. 그리고 시작되는 랩소디인블루. 손열음의 피아노와 함께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의 연주도 함께 되었다. 피아노를 파워풀하게 연주하는 모습은 더욱더 집중하게 만들었다.

 

1924년에 작곡되어 피아노와 관현악을 위한 재즈 피아노 협주곡인 '랩소디 인 블루'는 조지 거슈윈의 대표곡이다. 그가 최초로 작곡한 교향적 재즈로 이 곡을 통해 그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우울한 랩소디라는 이름에 맞게 재즈가 가진 특유의 슬픔이 느껴지고, 동시에 재즈가 가진 기쁨도 즐길 수 있는 곡이다.

 

클라리넷 소리로 시작되는 연주는 마치 미국 재즈바에 온 것만 같은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공연장에는 재즈틱한 멜로디, 리듬 그리고 화음이 펼쳐진다. 곡이 후반부로 갈수록 파워풀해지는 피아노로 인하여 관객들을 더 음악에 빠지게 만들었다.

 

즐겁게 연주되는 곡 덕분에 관객의 입장에서 음악에 깊이 집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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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을 담당한 것은 "신세계로부터"였다. 작곡가인 드로브작이 미국에서 머무르는 동안에 자신의 고향 체코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낸 곡이다. 

 

어쩌면, 여러 나라에서 활약하던 한국인 연주자들이 한곳에 모여, 한국에서 공연을 하는 '고잉홈프로젝트'와  가장 어울리는 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연주를 들으며 가장 눈에 들어왔던 것은 플룻소리였다. 묵직한 첼로 소리를 좋아하는데, 자리에서 첼로가 잘 보이지 않아서인지 시선은 그쪽으로 향했고 얇은 소리가 힘이 있는 그 소리가 가진 매력에 빠질 수 있었다.

 

작곡가가 이 곡을 만들며 고향을 그리워했을 마음을, 연주자들이 고향을 그리워했을 마음을 생각해보며 음악을 감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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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을 관람하며 가장 색다르게 다가왔던 것은 지휘자가 없다는 점이었다.

 

지난 공연에서도 고잉홈프로젝트는 지휘자 없이 진행되었다는 것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점이 궁금하여 찾아보던 중 공연 지휘자가 없는 이유는 단원들의 각각의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었고 그들만의 음악적 개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확실히 이번 공연을 관람하면서는 지휘자의 손길에 따라 시선이 가는 것이 아닌 다양한 곳으로 시선을 두고 관람할 수 있었다. 소리가 이끄는 곳으로, 눈이 가는 곳으로 연주를 지켜보는 것 역시도 매력적인 일이었다. 더불어 연주자들도 서로의 눈빛을 보며, 악기를 보며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관객들에게도 연주자들이 음악을 사랑하고 즐기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공연이었다.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와 Going Home에서 From Home이 되었던 이 공연은 나에게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만 같다.

 

다시 우리 곁에 찾아올 고잉홈프로젝트를 기다리며 글을 마친다.

 

 

[김지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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