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름다운 공감, 앙드레 브라질리에 특별전 [미술/전시]

글 입력 2023.06.17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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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어라, 순간이여!」전에서는 앙드레 브라질리에의 인생이 담긴 120여점의 원화들이 소개된다. 한국에서의 첫 단독전이지만, 어쩌면 그의 마지막 전시가 될 수도 있다.


요번 전시는 열리기까지 많은 고민과 고난들이 있었다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한 없이 미뤄졌던 전시는, 노화가 앙드레 브라질리에의 건강이 갑자기 위독해져서야 급하게 열렸다.


이 특별전은 아주 각별히 신경쓰여졌다. 감상을 방해하는 유리판도 없으며, 전시장 벽의 핑크 그라데이션도 조차 정밀히 계획된 것이다. 향기나는 낙엽들을 밟으면서 공감각적으로 그림들을 관람해보자.

 

 

Andre.jpg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화가, 앙드레 브라질리에(Andre Brasilier)는 20세기 마지막 거장으로 불리는 화가이다.


70년동안 그림만 그려온 브라질리에는 94세인 현재에도 정장을 차려입고 12시간씩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그의 그림은 익숙하고 편안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그림들만 보면, 화가가 평탄한 생을 살았구나 생각하겠지만, 2차 세계대전도 겪은 만큼 그 누구보다도 아픔을 아는 사람이다. 그럼 그의 그림들은 왜 이렇게 밝고 따스할까? ‘그림은 사람들에게 삶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줘야 한다’가 그의 신념이라고 한다. 삶의 고통을 아는 그가 화폭 속에는 미美만을 남기고자 노력한 것이다.


이 특별전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누어 감상 할 수 있다.



<1. 그림에서 살아 들리는 연주>


오케스트라.jpeg

 

 

큰 오케스트라가 그려진 이 그림을 전시장에서 바라보면, 웅장한 교향곡이 연주되는 것만 같다. 색감은 화려하지만, 장식이 없는 단순한 배경은 분위기만으로도 관객들을 충분히 매료시킬만하다. 그림 앞에 서서 오케스트라를 바라보면, 공연 시작 전의 교향악단 튜닝 소리가 머리 속에서 재생되는 것만 같다. 또, 공연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는, 어수선한 관객석에 들어온 듯 하다. 그의 공연장 그림들은 놀랍게도, 음악의 음표를 색으로 바꿔서 화폭에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앙드레 브라질리에는 음악을 사랑하는 화가이다. 언제나 모차르트, 슈베르트나 라벨 등의 음악을 들으며 삶의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2. 영화 속 한 장면을 캡쳐해놓은 듯한 자연 풍경>


말.jpeg

 

 

앙드레 브라질리에의 그림에는 말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는 프랑스의 시골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그때부터 항상 가까이 있던 말들을 보고 자라왔다고 한다. 시원한 바다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하나가 되어 달리는 말들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오렌지 빛 노을의 평화로움과 선선한 저녁 바람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앙드레 브라질리에는 푸른 색감과 파랑색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는 파랑색을 마음과 꿈의 색이라고 말한다.



<3. 영원한 뮤즈, 샹탈 Chantal>

 

앙드레 브라질리에의 지독한 로맨티시스트적 면모가 그의 그림에서도 듬뿍 느껴진다. 그의 그림에는 한 여인만이 등장한다. 바로 그의 아내이자 첫 사랑, 샹탈(Chantal)이다. 그녀를 향한 변치 않는 사랑 고백이 그림 속에 언제나 담겨있다. 화가는 그녀에게 포즈를 취해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연인이 찍어주는 사진에 나의 가장 자연스럽고 이쁜 모습이 담겨있듯, 일상적인 순간 속의 샹탈을 사진처럼 포착해서 그린다고 한다. 샹탈이 나오는 그림들은 언제나 그녀와 함께 나오는 꽃들처럼 고풍스러움이 묻어있다.

 

 

[한재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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