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프랑코 폰타나 : 컬러 인 라이프

글 입력 2022.11.2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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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타나_최종본-01.jpg

 

 

색의 마술사라 불리는 이탈리아 순수 예술 사진의 거장 프랑코 폰타나. 프랑코 폰타나는 흑백 사진작가가 대부분이던 1960년대 초반, 컬러 필름을 받아들이고 사진의 투명도를 과하게 노출하여 한 폭의 회화 작품을 연상시키는 작품을 만들며 본인만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갔다.

 

사진인지 회화인지 구분이 힘들 정도로 경이로운 추상적 색채 풍경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프랑코 폰타나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마이아트뮤지엄으로 향했다.

 

[프랑코 폰타나 : 컬러 인 라이프]는 한국 최초의 프랑코 폰타나 회고전으로, 그가 50년 넘게 렌즈라는 매개로 담아온 놀라운 삶의 형태와 색채들, 그리고 어떻게 그가 인생이라는 풍경을 포착하고 소유하였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전시다.

 

'색의 마술사'라는 그의 호칭에 걸맞게 전시장은 다채로운 색상으로 꾸며져 있었다. 비비드한 색상으로 꾸며진 전시장을 보며 혹시나 작품이 묻히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되었지만, 이런 걱정이 무색하게 프랑크 폰타나의 작품은 벽의 색깔보다 더 생생한 색을 빛내고 있었다.

 

 

FRANCO FONTANA© PUGLIA 1995 paesaggio immaginario mmg.jpg

 

 

"풍경을 이해하려면 당신은 풍경이 되어야 하고, 풍경은 당신이 되어야 한다."

 

첫 번째 섹션인 [Landscape]는 강렬한 보색의 대비와 간결한 구도의 작품들로 입구부터 관객들의 발길과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찍은 풍경사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자연의 모습이 맞는지 의문을 불러올 정도로 비현실적이었다. 그의 풍경작품을 감상하며 느낀 공통점은 넓은 풍경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전체의 사진 중 일부를 떼어놓은 듯이 찍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프랑코 폰타나의 말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왜곡 없이 눈 앞에 펼쳐진 현실 그대로를 담아내되, 무엇을 선택하고 제외할지, 그리고 어떤 대비와 관계를 보여줄지를 정하는 것만이 작용했을 뿐이다."

 

프랑코 폰타나는 모두가 바라보는 풍경 속에서도 자신의 렌즈와 구도를 통해 무엇을 담아낼지 결정하며, 이를 사진으로 찍어냄으로서 존재하게 만들었다. 그저 눈으로 인식하는 풍경이 아닌, 그의 본능적인 직관과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 능력으로 회화와 같은 비현실적인 작품을 완성해 낸 것이다.

 

 

FRANCO FONTANA© PELLESTRINA 1975 VETZ.jpg

 

 

이런 그의 특징은 두 번째 섹션인 [Urbanscape]에서도 이어진다.

 

풍경을 주로 한 첫 번째 섹션과는 달리 우리 주변의 도시 풍경과 사물을 특별한 시점과 해석으로 담아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건물이나 물체가 겹쳐지는 특징부분을 확대하여 그 안에 있는 공간, 부치 및 조형적 관계와 상호작용에 집중한다.

 

대상은 풍경에서 건물로 옮겨졌지만, 풍경 전체를 취하지 않고 눈 앞에 있는 현실의 한두 조각만을 취하며 그 외의 것은 장면에서 제외하는 점은 동일하게 이어진다. 두 섹션의 작품들을 보며 전체를 담은 정보는 아무런 정보를 담고 있지 않으며, 사진은 기록이 아닌 해석이라는 프랑코 폰타나의 사진철학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정체성이 있는 곳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진실이 있죠"

 

전시를 통해 그가 얼마나 정체성을 강조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무엇이 그의 작품임을 알 수 있게 하느냐는 질문에 프랑코 폰타나는 "정체성"이라고 답한다. 각 나라의 언어가 가진 정체성 때문에 그 언어가 영어인지, 이탈리아어인지 알 수 있듯이, 그의 사진에는 정체성이 담겨 있기에 사람들이 사진만 보더라도 작가가 그임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체성은 이전에 존재하지 않은 것을 선명하게 해주고, 사진을 위해 내가 존재해야 하며, 그렇기에 자신이 풍경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franco fontana 1969.jpg

 

 

이런 그만의 정체성을 가지기 위해 프랑코 폰타나가 원하는 컬러와 빛의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수십번의 답사와 시도를 거듭하며, 마음에 드는 빛을 찾기 위해 최소 30분에서 길게는 4시간까지도 한 자리에 머무른다고 한다. 타고난 그의 감각으로만 완성된 작품같지만, 그 속에는 하나의 풍경을 존재케 하기 위한 그의 수많은 노력이 담기고 그 결과 그의 작품에는 정체성이 담기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가 작가에게 있어 아주 특별한 전시이자, 작가의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정 중 하나라고 말한다. 이를 증명하듯, 이번 전시는 사진작가로서 작가가 걸어온 길을 보여주며, 그 끝에는 순수 예술 사진의 거장이 된 프랑코 폰타나를 보여준다.

 

모두가 흑백사진을 찍을 때 과감히 컬러 필름을 받아들이고 그만의 사진세계를 구축해 간 프랑코 폰타나의 작품과 철학을 모두가 이번 전시를 통해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김히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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