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무대 위에서 다시 만나는 그날들 - 푸른 눈의 목격자: 2022 서울오페라페스티벌

우리는 역사적 아픔을 예술로 승화하며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한다.
글 입력 2022.11.15 20:4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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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10일간 '2022 서울오페라페스티벌'이 열렸다.


'2022 서울오페라페스티벌'은 서울시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여 오페라 애호가들과 예술인, 관련 종사자들의 많은 기대를 모았던 공연이다.


국내 최정상 성악가들의 무대인 [그랜드 오페라 갈라쇼]를 시작으로 전막 오페라 푸치니 [토스카]와 가족 오페라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 어린이를 위한 [토토와 함께하는 오페라 여행], 서사 오페라 [푸른 눈의 목격자], 키즈 오페라 [소리마녀의 비밀상자]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공연 중 내가 관람한 오페라는 [푸른 눈의 목격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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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공연은 역사의 증인, 저항 시인의 가곡으로 조명하는 대한민국 독립투쟁의 서사 오페라다. 일본의 잔혹성을 적나라하게 알려준 '제암리 교회 사건'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가장 아픈 역사를 스코필드 선교사와 테일러 기자의 시작으로 풀어나간다.


제암리 학살 사건은 일제강점기인 1919년 4월 15일 경기도 수원군 향남면(현 화성시 향남읍) 제암리 소재 제암리 감리교회에서 일어난 학살 사건이다.

 

1982년 9월 29일 문화공보부는 사건 지역을 사적 제299호 《화성 제암리 3·1운동 순국 유적》으로 지정했다. 한국 감리교회에서는 제암리 사건을 감리교회를 넘어선 기독교적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민족저항운동이었고, 이에 대한 일제의 계획적 만행으로 본다.


예술감독 김현정, 연출 김숙영, 음악감독 김보미를 필두로 테너 김주완, 베이스 윤병삼, 바리톤 김원, 소프라노 전은혜, 배우 최성환, 이재혁, 김민영, 김린이 무대를 장식하며 관객들에게 깊이 있는 울림을 안겼다.


우리나라 대표적 항일시인인 이육사, 윤동주의 시로 작곡된 가곡을 삽입하여, 두 저항 시인의 독립을 향한 뜨거운 마음과 열정적인 애국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공연이었다.

 

그간 연극과 뮤지컬을 비롯한 수많은 공연을 봐왔지만 오페라를 접한 건 처음이었다. 호기심과 설렘이 뒤섞인 감정으로 객석에 앉았다, 공연이 끝난 후 묵직해진 마음으로 공연장을 나왔다.


예술을 좋아하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를 꼽자면, 실재하는 것 너머의 무언가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시대와 시대 사이 존재하는 사건, 사람과 사람 사이 분명하게 살아 있지만 비가시적인 무언의 형상. 어쩌면 그 모든 것들을 촘촘한 감각으로 펴내는 게 예술이 가진 매력이자 당위일지도 모른다.


무대 위에서 열창하는 배우들을 보면서 문득 예술이 지난 가장 큰 매력을 떠올렸다. 애절함과 호소를 가시화한다면 지금 눈 앞에서 펼쳐지는 무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배우들은 온 힘을 다해 가곡에 담긴 의미를 전하고자 했다. 특히 이육사, 윤동주 시로 작곡된 가곡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극장을 가득 울리는 배우들의 목소리에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다.

 

특히 인상 깊었던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 가곡이었다. '별 헤는 밤'은 담화체 형식으로 어머니에게 이야기하듯 애틋한 서정을 담고 있다. 노래에는 추억, 사랑, 쓸쓸함, 고독함이 묻어난다. 시와 별, 어머니를 언급하면서 그리움과 고독의 극한을 보여준다.


하지만 시인은 마냥 씁쓸하지만은 않다. 지금은 가을이고, 곧 추운 겨울이 올 것이지만, 다시 봄이 오리라 굳게 믿고 풀이 무성해질 것이란 걸 안다. 스스로를 자랑스러운 존재로 높이 확인하고 있음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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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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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초코
    • 예술을 좋아하는 이유중 하나는 실재하는 그 너머의 무언가를 구현할수 있기 때문이다,,, 멋진 말입니다. 백퍼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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