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젠 마음의 근육을 키워야 할 때 (2) [문화 전반]

자신과 시간을 얼마나 보내고 있나요?
글 입력 2022.08.1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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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글인 '이젠 마음의 근육을 키워야 할 때 (1)편'에서는 최근의 셀프 케어 트렌드와 함께 마음챙김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알아보았다. 오늘은 본격적으로 명상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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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명상은 요가를 배워본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활동이다. 명상은 요가의 처음과 끝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몸의 긴장을 푸는 루틴으로 자주 등장한다. 필자도 요가 수업에서 처음 명상을 시작해봤다. 자연의 소리를 닮은 음악을 들으며 눈을 감고 차분히 숨을 몰아쉬던 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성인이 되어서도 마음이 어지러울 때 명상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렇게 드문 드문 필요할 때만 유튜브 명상 가이드를 찾다가 불편함을 느끼고 좀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해봐야겠다 마음먹었다. 그리고는 어쩌다 한번 비타민을 먹는 것처럼 하던 명상이 이제는 일 년 가까이 해오고 있는 습관이 되었다. 오늘은 명상을 라이프 스타일로 만들어준 앱 Calm과 그동안 명상을 하면서 느끼고 변화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어디서든 마음의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명상 앱 ‘캄(CA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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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Calm)은 명상, 수면 부문 글로벌 1위 앱으로 손꼽힌다. 앞서 설명한 ‘헤드스페이스’와 마찬가지로 두 명의 공동 대표가 있으며 기업가치는 20년도에 20억 달러에 이르는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한국에는 19년도 10월에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진출하였다. 한국의 명상 앱인 마보, 코끼리와 비교했을 때 구독료는 비싼 편이다. 월간 이용료는 19,000원이고, 연간 이용권은 59,000원이다. 한 가지 팁은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CALM 서비스 홈페이지에서 연간 구독료 50%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있어 1년은 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쉽게도 필자는 그 사실을 모른 채로 연간 회원권을 구매했지만 아깝지 않았다. 7일 무료 체험권 사용 이틀 만에 결제를 결심했다.

 

 

핵심을 짚은 UI와 디테일이 돋보이는 심미적인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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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앱의 첫인상은 아이콘에서 시작한다. 로고와 UI의 디자인적인 통일성과 확장성이 사용자 경험의 첫인상을 좌우하는데 캄은 사용자의 욕구를 잘 충족시킨다. 앱 로고의 이미지는 접속하는 순간 청각의 영역으로 확장된다. 홈 화면의 움직이는 자연풍경과 백그라운드 자연소리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세상으로 초대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리저리 탐색해보고 싶은 기분이 드는 첫 화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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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을 자극하는 고화질의 자연 사진들도 빼놓을 수 없다. 캄의 분위기는 백그라운드 음악과 콘텐츠의 대표 사진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능 중에는 다양한 자연 소리와 일상의 백색소음을 모아놓은 라이브러리 ‘사운드 스케이프’가 있다. 일종의 자연 ASMR이다. 오디오와 매치된 사진은 소리의 근원을 시각화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소리의 이름과 사진의 매치가 탁월하여 눈을 감고 들으면 그곳에 존재하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다.

 


고퀄리티 마음챙김 명상 가이드


캄은 마음챙김 명상만을 다룬다. 또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주제의 명상 가이드가 준비되어 있다. 자신의 심적 상황, 환경, 기분, 시간에 맞는 것을 고를 수 있다. 주제로는 숙면, 불안 다스리기, 스트레스 관리, 행복, 감사, 자존감 등 20가지가 넘는 키워드가 있다. ‘7일간의 OO’ 시리즈는 한 주 동안 집중해보고 싶은 주제에 대해서 단계별로 차근차근 느끼고 다스릴 수 있는 훈련을 하기에 좋다. 또 ‘Daily Calm’ 시리즈는 매일 다른 키워드로 명상 가이드를 받을 수 있는 세션이다. 명상하러 들어왔는데 오히려 선택해야 하는 고민에 빠질 때는 데일리 캄을 들으면 된다. 심리학자, 치료사, 정신건강 전문가의 연구를 바탕으로 만든 콘텐츠이다 보니 10분 명상 가이드 하나도 정교하게 만들어진 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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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캄의 명상 콘텐츠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1분 명상부터 고급자를 위한 30분 명상까지 콘텐츠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업무에 집중되지 않을 때 짬을 내어 할 수 있는 3분 명상, 감정이 고조되었을 때 진정시킬 수 있는 1분 호흡 등 조용히 앉아서 눈을 감을 수만 있다면 언제든 마인드 케어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집에서 명상하지 못하고 나왔을 때는 지하철에서 한 적이 있다. 갑작스러운 스트레스로 마음이 복잡할 때는 걷는 동안 호흡 세션의 가이드를 들으며 호흡을 통해 마음을 가다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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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인 가이드 카테고리와 종교색이 없는 내레이션, 주제와 관련된 명언까지. 웰메이드 명상 가이드를 제공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는 것처럼, 사용자는 캄이 만들어 놓은 평화의 궁전에 발만 들여놓으면 된다.

 

 

친절한 마음챙김 아카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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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하다 보면 가끔은 자기계발서를 읽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가이드에는 호흡법, 알아차림, 바디스캔과 같은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제에 맞는 이야기들도 포함되어있다. 듣다 보면 적어놓고 싶은 문장이나, 수집하고 싶은 내용들이 생긴다. 그래서 캄에서는 명상 가이드에서 나왔던 격언이나 명언들을 이미지 카드로 제공한다. 와닿았던 문장들을 다운로드해서 상기할 수 있도록 하는 디테일이 돋보이는 기능이다. 문장에 맞는 이미지를 책갈피 수집하듯 모으는 재미도 있고, 와닿는 문장들은 나중에 곱씹어 볼 수도 있어 명상을 통한 깨달음과 경험을 편하게 아카이빙할 수 있다.

 

 

평상시에도 릴랙스하게 만드는 기능


캄은 세분화 된 오리지널 명상 콘텐츠를 제외하고도 평상시 앱에 들어와야 할 이유를 만든다. 그렇기에 단순한 명상앱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자체 음악 라이브러리, 사운드 스케이프, 감사일기와 같은 기록 기능 등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기록 및 알람 서비스 기능은 명상이 라이프 스타일이 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앱 내부에서 명상을 하기 전과 후의 기분이나 감상을 적을 수 있다. 표정 아이콘으로 간단하게 기록할 수도 있고, 짤막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도 있다. 또 자체적인 질문을 받아볼 수도 있다. 오늘의 명상과 관련한 질문을 통해 심화한 마음 기록을 할 수 있게 이끈다.

 

사운드스케이프는 다양한 자연소리를 선택해서 듣는 재미가 있어 자주 사용하는 기능이다. 음질이 너무 좋아서 만족도가 높다. 상황에 맞게 들을 수 있는 음악 라이브러리도 준비되어 있다. 캄을 위해 제작되거나 믹스된 프리미엄 음악들이 있다는 것이 타 명상 앱과 차별화되는 특징이다. Katy perry, Ariana grande와 같은 유명한 팝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수면 리믹스로 재구성한 Calm mix, 명상음악으로 자주 쓰이는 컨템포러리, 미니멀 음악들도 큐레이션 되어있다.

 

 

 

자신과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명상을 습관으로 만들고 싶어서 부단히 노력했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꼭 명상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이후에는 다섯 번, 그리고 매일 아침 혹은 저녁에 하는 데일리 루틴으로 정착시켜 나갔다.


명상을 시작하고 한 달에서 두 달 정도가 되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스스로의 생각과 경향성에 대해 여과 없이 마주하게 되던 시기였다. ‘내가 이런 말을 하고 있었다고?’ 하며 충격을 받기도 하고, 스스로가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자기 전이면 나와 대화한 내용을 받아적느라 시간이 부족했다.

 

그러고 나면 아이디어가 분수처럼 샘솟거나 좋은 표현이 떠오를 때도 많았다. 그렇게 명상을 주기적인 삶의 루틴에 추가하며 느낀 점은 내가 그동안 스스로와의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하고 있었다는 거였다. 시간을 들여 나와 대화해야 한다는 것에 의아할 수도 있지만 바쁜 삶 속에서 사색하고 자기 생각을 받아적기란 어려운 일이다. 의식적으로 행하지 않는다면 또 같은 상황을 마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달간의 마음챙김 명상 후기


‘인식하기’는 마음챙김의 기본이다. 다발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구름 보듯 바라보는 것이다. 내 생각을 바라보는 것이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대로 마주하고 나면 놀랄 만한 일이 생긴다. 우리는 생각보다 자신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사소한 일에도 가치판단을 하고, 스스로의 행동을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로 검열하고 있었다.

 

‘판단하지 않기’도 명상에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다. 나의 몸을 기민하게 느끼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하되 판단하지 않는 훈련을 했다. 몸이 아프고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계속 그것에 집중하다 보면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덤으로 얻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감각은 감각으로 그대로 내버려 둔다. 그리고 그 상황과 기분에 대해 해석을 덧붙이지 않으니 걱정과 불안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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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변화는 성격이 담담해지고 온화해졌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부처님처럼 성격이 드라마틱하게 변한 것은 아니고 과거의 나와 비교했을 때 내적인 에너지가 많이 차분해지고 안정을 되찾았다는 의미다. 작년 여름에는 별일이 없는데도 기분 나쁜 기억이 휙휙 지나가고, 사람에 대한 화가 물밀듯이 밀려왔었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딱히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과거 마음의 풍경이 물웅덩이가 메말라가는 사막 같았다면 지금은 물이 일렁이는 시원한 호수가 생긴 기분이다.

 

명상을 하다 보면 마음챙김이 관통하는 주제를 내면화할 수 있게 된다. 하루 10분의 명상 시간에서 얻은 깨달음이나 기분, 가이드를 일상에서 적용할 순간이 꼭 생긴다. 그게 바로 생각 습관이고, 생각 습관이 변하면서 나만의 스트레스 관리법을 만들고 고쳐나가게 됐다.

 

마음챙김은 자신에 대한 이해이며 고찰이다. 일과 타인, 유희 거리에는 시간을 투자하면서 정작 자신에게는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 게 모순적이지 않는가? 우리는 자신과 대화할 시간이 필요하다. 일기를 쓰건, 잠시 멍을 때리건, 사색하건 자신과 마주할 시간을 만드는 것은 자기 돌봄의 시작이다. 의사가 청진기를 대지 않고 진찰할 수 없는 것처럼,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는 것이 첫 단계다.

 

나의 상태를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감정과 생각, 몸의 변화 등도 알아차릴 수 있다. 가장 쉽게 실천할 방법으로 마음챙김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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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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