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무화과', 꽃을 먹는 과일 [음식]

은근히 까다로운 과일 취향의 소유자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
글 입력 2022.07.31 18:4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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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면 삼키고, 시면 뱉는다.


 

자취하면서 엄마가 보내준 사과를 세 달 동안 방치했다. 나는 생각보다 과일을 안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막상 눈앞에 있으면 잘 먹지만 혼자서 잘 챙겨 먹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음식은 별로 가리는 게 없지만, 과일의 취향이 분명한 편이다.


우선, 신 과일을 안 좋아한다. 사과 조금만 셔도 안 먹고, 키위는 골든 키위만 먹고 자두의 껍질을 까먹고 포도알을 절대 씹지 않고 삼킨다.

 

석류를 좋아하는데 마음 단단히 먹고 씹는 편이다. 파인애플도 입이 아프다. 실제로 파인애플 속에 있는 브로멜린 성분 때문에 혀의 단백질을 분해해서 고통을 느낀다고 한다. 보통 매운맛을 통각이라고 하는데 나는 신맛을 통각으로 느끼는 수준이다.


단맛의 기준도 까다롭다. 수박을 먹을 때 빨간 부분을 끝에 남겨서 엄마한테 자주 혼났다. 배는 5년에 한 번 달다. 감보다 홍시를 좋아하고 참외는 가운데 흰 줄이 있는 부분을 좋아한다. 샤인머스캣보다 사파이어 포도를 좋아한다. 망고는 달긴 하지만 조금 떫다. 블루베리는 단맛을 모르겠다.

 

 

무화과 (2).jpg

 

 

 

냉장고를 열게 만드는 과일이 바로! 무화과다.



무화과(無花果)의 이름의 뜻은 “꽃이 없는 열매”이다.

 

무화과나무를 키우면 꽃이 바깥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무화과의 꽃은 바로 열매 안에 있다. 무화과는 꽃을 먹는 과일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겉면은 꽃받침이고, 반 가르면 보이는 붉은 속이 꽃이다.


무화과는 다른 과일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단맛이 있다. 당도의 복불복이 다른 과일보다 작다. 반으로 가르면 빨갛게 익은 속에 작은 씨로 가득 차 있다. 식감이 아이스크림 ‘슈팅스타’를 닮았다. 슈팅스타의 작은 캔디를 씹는 것처럼 씨가 터진다. 달고 다채로운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식빵에 찔끔 올라가 있거나 설탕에 절인 것보다 생무화과!

 

나는 무화과가 마이너한 과일인 줄 알았다. 빵집에 가면 식빵에 무화과가 들어간 걸 보고, ‘아니…! 무화과로 빵을 만들다니!’ 하며 놀랐다. 하지만 굽거나 졸인 무화과의 맛은 생각보다 아쉬웠다. 보통 과일은 가열하면 쉽게 물러지는데, 나는 무화과의 단단하지 않지만, 너무 물렁물렁하지 않는 생무화과의 중간의 밀도가 좋다.


추석 때마다 영광에서 장흥으로 넘어갈 때, 국도 갓길에 주차된 트럭이나 천막에서 부모님께서 무화과를 사주셨다. 실제로 무화과는 따뜻한 남부지방(전라도, 경상도)에서 주로 생산된다. 가장 유명한 생산지는 전라남도 영암이다. 최근에는 이상기후 현상으로 중부지역 일부에서도 무화과나무를 기를 수 있다고 한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 때문에 무화과를 더 자주 접하게 될 수 있을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비닐하우스의 등장으로 겨울에서 여름의 과일을 먹을 수 있지만, 제철 과일을 챙겨 먹는 재미가 있다. 우리가 내년 여름을 기약하는 약속이 될 수 있고, 계절의 주기를 생각할 수 있다. 올해 무화과 제철이 지나기 전까지 무화과를 부지런히 먹을 생각이다. 언니가 시골에서 챙겨온 무화과 5개 중 3개를 먹었다.

 

이제 냉장고에 2개의 무화과밖에 없다는 사실이 벌써 슬프다.

 

 

[강현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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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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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수박러
    • 저는 한번도 무화과를 먹어본 적이 없는데 이 글을 보니 먹어보고 싶네요
    • 1 0
    • 댓글 닫기댓글 (1)
  •  
  • 강디퍼
    • 프로수박러이번 기회에 한 번 드셔보시길 추천드려요 :-) 수박과 색다른 단맛이 있어요! 닉네임을 보니까,, 저는 수박이 먹고싶어지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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