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결정적 순간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글 입력 2022.07.0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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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10일 금요일부터 10월 2일 일요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결정적 순간》이 개최된다. 〈결정적 순간〉은 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정수가 담긴 사진집으로, 이번 전시는 〈결정적 순간〉 발행 7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이다.


이 전시를 통해 관객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 1952년 프랑스어 및 영어 초판본, 출판 당시 편집자 및 예술가들과 카르티에 브레송이 주고받은 서신을 비롯해 작가의 생전 인터뷰, 소장했던 라이카 카메라를 포함하는 컬렉션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결정적 순간〉이라는 제목을 지은 사진작가이자, 출판사 대표인 딕 사인먼, 거동이 불편한 와중에도 책의 커버 아트와 타이틀을 손수 그려 넣어준 앙리 마티스와 주고받은 편지와 일화 등 역사적인 사진집이 나올 수 있었던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흥미로운 볼거리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구성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여행했던 국가별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다. 크게 유럽, 멕시코, 영국, 독일, 미국, 초상화, 인도, 중국으로 구성되어 있고 국가별로 작가가 찍은 사진과 관련 자료가 함께 전시된다.


입구를 지나 관객이 처음으로 마주하는 공간은 작가의 연표가 그려져 있는 공간이다. 작가에 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벽에 작가의 일대기가 연표로 그려져 있다. 작가의 연표를 제대로 전시 관람에 활용하기 위해 추천하는 전시 관람 방법이 있다. 좀 번거롭겠지만, 전시를 보러 들어가서 처음부터 보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전시가 어떤 주제로 구분되는지 그리고 구분 기준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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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법을 추천하는 이유는, 그렇게 해야 각 전시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고, 그렇게 전시의 큰 주제를 잡고 관람하면 전시 도입의 연표가 좀 더 구체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직접 걸어 다니는 게 귀찮다면, 손에 들린 자료를 한번 크게 훑어 어떤 흐름으로 전시가 구성되었는지 살피는 것도 추천하지만,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결정적 순간》은 따로 자료가 없으므로 번거로워도 한번 크게 전시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둘러본 후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꼼꼼히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또한, 도슨트를 꼭 들으라고 말하고 싶다. 이번 전시는 도슨트가 큰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든 전시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듣는 게 귀찮고 체력소모가 크다면, 앞에 5작품 정도 소개하는 도슨트만 들어도 안 들을 때보다 훨씬 작품을 이해할 수 있었다. 도슨트를 듣는 게 많이 번거롭고 귀찮다면, 전시장 중간에 있는 작가 영상을 관람한 후에 다시 처음부터 관람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작가 영상으로 작가가 사진을 담을 때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를 잘 정리해놨는데, 이 요소를 알고 봐야 작품을 좀 더 의미 있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 작품을 소개하는 도슨트도 듣고 작가 영상도 관람한 사람으로서 생각하기에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기하학적 구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 사진작가이다. 이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스페인에서 찍은 〈마드리드〉라는 작품을 통해서 확실히 알 수 있다. 작품을 보고 흰 벽에 나 있는 사각형의 창문들이 나에게는 몬드리안의 〈브로드웨이 부기우기〉처럼 느껴져서, 작품을 처음에 봤을 때 흰 벽에 나 있는 직사각형과 정사각형의 창문이 먼저 눈에 들어왔는데 도슨트를 통해 작가 역시 사각형의 창문 때문에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을 듣고 작가와 같은 시선으로 풍경을 바라봐 신기했고 정말 기하학적 구도에 관심이 많은 작가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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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학적 구도 말고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을 설명하는 다른 용어는 리듬이다. 도형요소를 참 잘 사용한 몬드리안의 〈브로드웨이 부기우기〉 역시 실제로 음악 멜로디를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이라 보고 있으면 경쾌함도 느껴지고 또 리듬이 느껴지는 작품인데,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 역시 모든 사진이 도형요소와 관련 있고, 삼각형과 사각형의 조화나 혹은 밑의 사진 같이 삼각형과 사람 간의 구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리듬이 느껴진다.


이러한 작가의 도형요소가 드러나는 작품은 주로 작가의 고향인 프랑스에서 찍은 사진에서 많이 드러나는데, 이는 작가가 다른 국가의 사진으로 관객을 감동하게 하는 것보다 자신이 살던 곳을 찍어 감동하게 하는 게 더 어렵고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내용은 작가 영상에 나오는데 보면서 고개를 끄덕인 부분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도 외국의 아름다운 광경에는 쉽게 감탄하지만, 서울의 전경을 보고 그만큼의 감동하지 못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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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언급한 정보 말고도 작가가 초상 사진을 남길 때 가장 어려워했고, 또 초상 사진을 남길 때 작가가 중시한 점이 예를 들면 화가라면 작업실같이 그 사람이 그대로 있을 수 있는 공간에서 남기는 것을 중시했다는 내용과 사진을 남길 때 사람의 인생을 중요하게 생각해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건을 바라보는 관중의 모습을 담았다는 내용 등 많은 내용이 전시에 담겨있다.


그러나 수많은 내용 중 내가 가장 감명 깊었고, 또 전체 전시 작품을 감상할 때 큰 축으로 사용했던 정보가 작가가 사진을 찍을 때 도형요소가 드러나는 구도를 중시했다는 점이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 이를 중점으로 소개했다.


처음에 전시를 관람할 때는 ‘참, 별의별 순간을 다 남겼다. 뭔가 선별한 게 아니라 그냥 마음에 들어오는 건 다 찍어 남겼나 봐.’라고 생각했지만, 전시를 다 관람하고 나서 ‘처음에는 맘대로 다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참 많은 나라를 다니면서 각 영역만을 채울 사진을 찍었다고 생각하면, 정말 심사숙고해서 결정적인 순간만 담은 거구나.’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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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레 전시 관람이 끝나면서 왜 작가의 작품집에 “결정적 순간”이라는 제목이 붙게 됐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전시를 보면서 과연 나는 결정적 순간을 잘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지 자신에게 질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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