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음악하는 사람 말고, 노래하는 사람 : 보컬 김도연

“노래는 계속 할 수 있잖아요, 어떤 직업을 가지든.”
글 입력 2022.06.2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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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계속 할 수 있잖아요,

어떤 직업을 가지든.”

 


당신은 밴드 음악을 좋아하는가? 좋아한다면 어떤 밴드의 음악을 좋아하는가? 2022년 현재 필자의 친구들은 죄 잔나비, 혁오밴드, 새소년 등의 인디밴드에 빠져 있다. 아무래도 이쯤 되면 ‘인디’라는 단어의 재정의가 필요할 것 같다. 바야흐로 ‘인디 감성’이 곧 ‘메이저 감성’이 되었다.


필자 역시 밴드 음악을 선호하는 편이다. 기타 리프가 매력적이지 않은 곡들은 가차없이 플레이리스트에서 삭제해버리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나의 취향은 까랑까랑한 텔레캐스터 소리가 떡칠된 J-rock 음악이다. 그렇기에 나는 부드럽고 아련한 인디 감성과는 거리가 멀다. 인디밴드 보컬들이 선보이는 특유의 스모키한 메이크업 및 우수에 찬 눈빛을 못 견딘 탓도 크다.


하지만 여기, 마냥 치명적이고 섹시한 사람만 존재하는 것 같은 인디밴드 보컬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이가 있다. 심지어 이 사람, ‘음악’에는 관심이 없단다. 음악인보다는 오히려 교육자를 생각하고 있다고. 성격도 얼마나 활달한지 초면이었던 필자를 냅다 자신의 공연 위에 게스트로 올려버리는, ‘미친 인싸력’의 소유자다.

 

인디밴드 ‘Funkery’의 보컬, 김도연 씨를 만나보았다.

 

대낮에, 그녀가 선정한 서울 시내의 한 국밥집에서.

 

 


Q1. 자기소개


 

보컬 김도연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 영상

더 엄청난 무대가 보고 싶다면, 스크롤을 더 내려 Q3으로 향하시길.

 

 

반가워요! 밴드 Funkery에서 보컬로 활동하고 있는 김도연이라고 합니다. 이런 인터뷰가 처음이라서 신기해요. 몇 주 전에 같이 공연한 사람이 아트인사이트 에디터였다니!

 

 

 

Q2. 에디터와의 첫 공연은 어땠는지?



아, 정말 재미있었어요. (웃음) 글을 읽으실 분들께서 의아해하실 텐데 제가 설명드리면 되나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에디터님과 제가 같은 축제에서 공연을 했어요. 공연 순서가 가까운 편이라서 무대를 어쩌다 보게 됐는데, 장르가 달라서 신기하더라고요. 저는 밴드 보컬이라 주변에 랩을 할 수 있는 친구도 없고, 랩이 조금이라도 들어가는 노래는 공연곡으로 꿈도 못 꿨거든요.

 

그래서 냅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찾아 팔로우를 신청했죠. (에디터: 그때 정말 깜짝 놀랐다) 그렇게 메시지를 몇 번 주고받다가, 제가 서게 된 다른 무대에 에디터님을 랩 피처링으로 불러 오게 됐어요. 공연이 나흘 남짓 남은 상황이었는데도 흔쾌히 허락해주셨었는데, 정말 최근 유행하는 밈 중에 '그렇게 됐다'가 딱 들어맞는 상황이었네요. (웃음)

 

 


Q3. 밴드 이름 ‘Funkery’의 의미는?


 

장담컨대 첫 번째 영상보다도 훨씬 더 매력적일 것이다.

'Funkery'의 공연 중 에디터의 최애 무대영상.

 

 

이 부분은 비방용이긴 한데... (눈치) 저희 팀원의 한 지인이 지어줬어요. ‘Fuckery’라는 비속어가 있는데, 한 글자만 바꿔서 ‘Funkery’로 만들었죠. 나름 잘 짓지 않았나요? 정말 순식간에 지어진 이름인데 다들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아요. 웃기죠. (웃음) 참, 이름만 보면 펑크락만 할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아요! 애초에 펑크락의 정의 자체도 모호한걸요.

 

 


Q4. 밴드 보컬로서 2022년 하반기 활동 계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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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6월 28일에 후배 밴드 '파문'의 정기 공연에 밴드 Funkery가 게스트로 참여할 예정이에요. 합정역 드림홀에서 진행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Funkery 자체 공연으로는 다른 밴드와 연합공연도 추진하고 있어요. 그리고 7월 29일에는 제가 소속된 또 다른 밴드 메아리가 정기 공연을 열 예정이에요. 또 가을 즈음에 모교에서 열리는 축제에도 기회가 된다면 참여하고 싶고요. 벌써 신나네요!

 

 


Q5. 좋아하는 노래 또는 아티스트는?


 

이게 조금 애매한게, 저는 두 가지 종류의 플레이리스트가 있어요. 보통 '좋아하는 노래'라고 하면 '자주 듣는 노래'라는 말과 상통하던데, 저는 두 가지가 명확히 분리되어 있거든요. 좋아하는 노래는 자주 안 들어요. 오히려 질릴까봐 아껴 듣는 편이에요.

 

(에디터: 그럼 안 좋아하는 걸 자주 듣는다는 말인가?) 안 좋아한다는 건 아니고, 아무래도 공연 일정이 많다보니 '잘 부를 수 있겠다 싶은 노래'를 미친 듯이 자주 듣는 편이에요. 즉 공연곡이 될 가능성이 있는 노래들을 외울 정도로 반복 재생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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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 씨가 '좋아하는' 노래들

 

 

그래서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자면, 제가 '좋아하는' 노래는 기타소리가 따뜻하고 먹먹한 노래들이에요. 쏜애플의 노래들과 새소년의 노래들을 좋아해요. 쏜애플의 노래 중에서는 '남극'이, 새소년의 노래 중에서는 '이방인'이 저의 최애 곡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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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 씨가 '자주 듣는' 노래들

 

 

요즘 '자주 듣는' 노래는 가수 유라의 곡들이에요. 그 중에서도 '수영해'와 '미미'라는 노래를 자주 들었어요. '수영해'는... 최근 공연을 마쳐서 당분간 듣지 않을 예정이랍니다. 듣기만 해도 지겹거든요. (한숨) 자우림의 '스물다섯 스물하나'도 몇 주 전에 비슷한 절차를 밟아서 더는 듣지 않아요.

 

 


Q6. 취미가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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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탕 먹기. (갑자기 너무 진지해져서 필자는 순간 말을 잃었다.) 아, 이펙터를 가지고 방에서 혼자 노래 부르기도 있네요. 외부에서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것보다는 발산하는 쪽의 활동을 더 선호하는 것 같아요. 내가 가진 것이 남에게 가 닿는 기분이 좋거든요.

 

영화나 드라마 보기처럼 가만히 앉아서 보고 있어야 한다든지, 나 혼자 시작해서 나 혼자 끝내는 일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최근 발을 들인 강사 일도 그래서 재미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제가 가진 것을 마음껏 내줄 수 있잖아요. (웃음)

 

 


Q7. 작곡을 배워 음악인이 될 생각은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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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없어요. 물론 작곡을 배우면 노래하기 편하겠다는 생각은 가끔 해요. 공연곡을 고르는 데에 있어 나에게 어울리는 노래를 찾는 게 제일 큰 문제인데, 내가 내 노래를 작곡하면 깔끔히 해결되겠죠? 하지만 글쎄요, 그렇게까지 진지하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음악을 업으로 삼는 '음악인'이 되기 위해서는 노래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외의 자질들이 훨씬 중요하다고 봐요.

 

(에디터: 그렇지만 목소리가 아까운데.) 생각해보세요. 노래 잘 하는 사람은 너무 많죠. 유튜브만 봐도 소름돋는 음색의 사람들이 널렸어요. 하지만 그 사람들이 전부 음악인으로서 성공하지는 않죠. 성공하려면 스타성이 필요해요. 그러니까, 예쁘고 노래 잘하는 사람에게 좋은 프로듀싱이 가세했을 때 가수들은 비로소 성공할 수 있어요. 삼박자 중 하나라도 모자라면 상당히 힘든 길을 걷게 되겠죠.

 

노래를 못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저는 저한테 압도적인 스타성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프로듀싱을 잘 따오는 것도 능력이고 예쁜 것도 능력일 텐데, 저는 그 분야에는 자신있는 편이 아니라서요. 그래서 '음악하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노래하는 사람'은 계속할 수 있죠. 제가 앞으로 무엇이 되든 간에 말이에요. (웃음)

 

 

 

인터뷰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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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씨는 최근 연습 도중에 악기 세션들과의 거리감이 0으로 수렴하는, 특이한 기분을 느꼈다고 했다. 기타와 베이스와 드럼이 자신의 목소리를 받쳐주는 단순한 백업용 사운드가 아니라, 보컬의 통로가 되어주는 느낌이었다고. 이어 Funkery 팀원들에 대해 애정을 드러내면서, 자신의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밴드 사운드와 보컬 사운드의 조화를 느낄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덧붙였다.

 

특유의 나긋하고 허스키한 톤으로 무대를 휩쓸어버린 보컬 김도연을 음악인으로 전향시키는 데에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그녀가 노래를 그만둘 생각은 없어 보인다. 잦은 출강으로 누구보다 바쁜 삶을 살고 있으면서도, 그녀는 밴드 한복판에 서서 노래할 때 가장 행복해보이니 말이다.

 

**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 주신

김도연 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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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나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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