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잔인하게, 부드럽게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글 입력 2022.06.2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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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하게, 부드럽게- "난 가해자가 아니라 제물이야." -
'정의'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과,가해자이면서 피해자가 되는 권력의 두 얼굴
<시놉시스>아멜리아는 아프리카에서 벌어진 대테러 전쟁을 이끌기 위해 멀리 떨어져 있는 남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불안에 떨던 그녀는 아들을 전쟁터로 보내 아버지의 생사를 확인해보게 한다.
어느 날 은퇴한 기자인 리처드가 찾아와서 장군이 여전히 살아있고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다고 전한다. 뒤이어 도착한 장관은 젊고 아름다운 아프리카 소녀 레일라와 그녀의 남동생을 데리고 와서 그들이 장군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최후의 생존자라고 소개한다. 얼떨결에 아멜리아는 그들을 집으로 받아들인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장군은 육신이 완전히 망가진 채로 집에 돌아오는데...
<기획 노트>소포클레스의 비극<트라키스 여인들>을위선적인 정치와 감정의 테러에 시달리는현대사회로 옮겨놓다극단 코끼리만보의 연극 '잔인하게, 부드럽게'(작 마틴 크림프, 연출 손원정)가 오는 7월 1일부터 7월 10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특히 이번 공연은 배리어프리 공연(barrier free)으로 진행되어 색다른 감각으로 관객들과 만난다.<잔인하게, 부드럽게>는 소포클레스 원작의 <트라키스 여인들>을 현대적으로 가져와 대테러 전쟁 중 작전에 투입된 영국의 장군과 그를 기다리는 아내의 이야기로 치환해 재창작한 작품이다. 원작의 '운명과 복수'라는 명제를 재해석해서 '정의'라는 그럴듯한 명목으로 권력자들이 자행하는 폭력의 문제를 지적하고, 스스로를 희생자이자 제물로 포장하는 현대 인간의 허위를 광기의 지경으로까지 끌어와 우리의 오늘을 다시 바라보고자 한다.영국의 극작가로 감정을 자제한 대사톤이 특징인 마틴 크림프는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냉소적으로 드러내며, 기존의 극형식과 극장의 개념에 대해 질문하고, 오늘 우리의 존재 방식을 냉정하게 돌아볼 것을 요구하는 작가이다.본 작품은 아프리카에서 벌어진 대테러 전쟁을 이끌기 위해 멀리 떨어져 있는 남편을 기다리는 아멜리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남편의 생사를 궁금해하던 어느 날 은퇴한 기자가 찾아와 장군이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음을 알리고, 장관은 젊고 아름다운 소녀 레일라와 그녀의 남동생을 데리고 와서 그들이 장군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최후의 생존자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기자는 사실 그 둘은 전리품이며 장군이 레일라를 갖기 위해 오히려 도시 전체를 파괴한 것이라고 알려준다. 그리고 얼마 뒤 육신이 완전히 망가진 채로 집에 돌아오게 되고, 자신이 한 행동은 정의와 평화를 위한 업적이며, 가해자가 아니라 희생자이자 제물이라고 울부짖는다.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로에게 무자비하면서도, 자신이 행한 가해와 폭력은 정당화하면서 스스로를 피해자이자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 포장한다. 그리고 그로인해 파멸한다.이 작품을 직접 번역하고 연출한 손원정 연출은 "친절하지는 않아도 강력한 힘이 있는 작품이라 그냥 묻어두기 아까웠다. 저는 각각의 인물들이 가진 캐릭터의 보편성에 주목하고 있다. 가해자였다가 피해자가 되는, 또 피해자였다가도 가해자가 되기도 하는 이중성을 가진 인물들의 면모를 보여줄 것이다. 공연을 보는 관객들이 거대한 권력의 이야기가 아닌, 나에게도 있는 모습이라는 느낌을 받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손원정 연출가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철저히 자기 욕망과 필요에만 몰두하고 그 안에 갇혀서 미쳐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광기의 전시'라는 개념을 두고 있다.또한 전형적인 무대-객석의 구조를 벗어나 '전시'라는 콘셉트를 아래에서 헐벗은 무대, 불안하고 위태로운 무대, 연민 없는 빛으로 새로운 무대 형식을 선보인다.어쩌면 조금은 낯선 공간에서, 낯선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낯선 감각의 연극을 통해 도대체 잘 모르겠는 지금의 우리를 질문하는 것, 그렇기에 극단 코끼리만보가 가진 색과 <잔인하게, 부드럽게>의 합이 더욱 궁금해진다.이 작품에는 이영주, 윤현길, 최희진, 문성복, 조성현, 최지혜, 베튤(ZUNBUL BETUL), 이송아(LI SIYA), 강연주 등이 출연하며, 특히 제23회 부산독립영화제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배우 최희진이 아멜리아 역을, 연극 '금조이야기'의 '금조'역으로 열연하며 많은 호평을 받았던 배우 윤현길이 장관 역을 맡아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잔인하게, 부드럽게- "난 가해자가 아니라 제물이야." -일자: 2022.07.01 ~ 2022.07.10
시간화-금 19:30토-일 15:00월 쉼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티켓가격균일석 30,000원제작
극단 코끼리만보
기획
K아트플래닛
관람연령15세 이상 관람가공연시간100분
[박형주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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