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꿈을 찾아가는 과정 - The Color Spot: 꿈속의 자연 [전시]

꿈의 동음이의어, 꿈
글 입력 2022.05.0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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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발음을 하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다. 꿈을 뜻하는 단어는 두 가지로, 하나는 잠을 자며 꾸는 꿈이고 하나는 희망이나 이상을 뜻한다.

 

이 두 꿈은 모두 모호해서 손에 잡히지 않을 것만 같다. 이러한 추상적인 꿈을 직접 보고, 만져보고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있다. 홍대 와이즈파크에서 진행 중인 <The Color Spot: 꿈속의 자연>이다.

 

<The Color Spot: 꿈속의 자연>은 개인의 소망을 담은 꿈과 고된 현실을 잠시 떠날 수 있게 하는 공간으로서의 꿈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전시이다. 꿈을 찾는 사람, 꿈을 잃어가는 사람, 꿈을 꾸지 않는 사람 등 모든 이들의 꿈을 향한 열정과 그 꿈을 찾는 것을 응원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한 명의 단독 전시가 아닌 12명의 예술가의 작품이 있는데, 하나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 흥미로웠다. 인상 깊었던 작품 몇 점과 함께 후기를 적어본다.

 

 

 

1. 나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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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두려워 겨우 잠이 들었다.

꿈속은 어두웠고,

나는 지쳐 보였다.

어두움은 숲이 되었다.

 

- 작품 설명中

 

 

처음 커튼을 열고 들어가면 새하얀 배경의 네 벽이 있다. 그 위로 나무들이 그려져 있다.

 

어떠한 색도 사용하지 않은, 마치 뭉툭한 4B연필로 그린 듯한 나무들. 모양은 다양하지만 모두 얇은 선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새하얀 벽임에도 작가는 꿈속을 어둡다고 표현했다. 확실한 형태 없이 초 단위로 바뀌는 모습은 불안을 떠올리게 하고, 앙상한 느낌의 무채색의 방은 불완을 떠올리게 한다.

   

커튼을 열고 나가면 조금 더 커다란 세계가 나온다. 커다란 장소를 활용하여 알록달록한 꿈속의 자연이 펼쳐진다. 나무와 꽃, 우주와 사막 등의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들이 줄지어 놓여있다.

 

특이한 점은, 전시회 곳곳에 전신거울이 놓여있어 반사되는 미디어아트와 함께 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꿈속에서 ‘나’를 찾고, 또 ‘나’의 꿈을 찾아가는 여정에 참여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2. 다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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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꿈'은 <The Color Spot: 꿈속의 자연>에서 만나볼 수 있는 관객 참여형 작품으로, ‘꿈’으로 표현된 미디어아트 앞에 서면 관람객의 실루엣이 그대로 반영되어 미디어아트 위에 나타난다.


앞에 서서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작품에 스며든 나의 모습을 보는 것 자체로도 즐겁지만, 지금껏 거울 반사를 통해 본 작품과 ‘나’ 사이에서는 물리적 거리감이 있었다면, 이곳에서 비로소 꿈속에 존재하는 ‘나’를 직관적으로 만나게 된다는 의미가 있다.

 

 

 

3. 드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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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공간, '드리머'에 입장했을 때, 맨 처음 방 '나의 숲'이 떠올랐다. '드리머'는 사방이 알록달록한 숲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앙상한 나무와 하얀 배경이었던 전시의 첫 작품과 완벽하게 대조되기 때문이다.

 

어둡기만 했던 꿈의 공간이 결국 다채로운 빛깔의 숲이 되었다. 이뤄질 수 없을 것 같은 꿈도 결국 꽃을 피우고 잎을 내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느껴진다. 이처럼 전시의 과정들을 거치며 마침내 꿈을 찾고, 그 꿈속의 나를 찾아 가득 채워진 상태로 끝맺는 일련의 스토리텔링이 인상 깊었다.


결국, <The Color Spot: 꿈속의 자연>은 꿈을 빌려 꿈을 이야기하는 전시다. 꿈이라는 공간을 빌려 희망을 전하고 있다. 현실성 없는 꿈속 모습을 시각화한 작품 속에서, 당신의 현실성 없이 느껴지는 꿈들을, 혹은 그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응원한다는, 당신의 꿈도 시각화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꿈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관람을 추천한다.

 

 

 

김지은 (1).jpg

 

 

[김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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