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를 말해주는, 우리를 치유하는 [음악]

글 입력 2022.04.2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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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음악이 무엇인가요?’

 

자기소개 백문 백답에 있을 만한 질문이다. 흔히들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그 사람의 성향을 알려준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이 물음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음악의 의미는 고정되어 있지 않아 때마다, 장소마다 듣고 싶은 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플레이리스트의 곡들은 단지 그 사람의 고정된 성향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마음 상태를 나타낸다. 그러므로 음악에 관해 질문하려면, 현재 내 앞에 있는 사람의 감정을 알고 싶을 때 ‘요즘 즐겨듣는 음악이 뭐예요?’ 혹은 ‘가장 최근에 들은 음악이 뭔가요?’라고 묻는 것이 맞다.

 

개인적으로 요사이에 많이 찾아 듣는 음악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니, ‘힘을 주는 음악’들이 끌리는 것 같다. 마냥 슬프고 어둡지 않아 희망을 주면서도, 청자의 힘든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음악이 좋다. 경쾌한 리듬이 기분을 한층 밝게 하고 가사만 읽어도 행복해지는 그런 곡들이 최근 나의 일상을 더 힘차게 굴러가게 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지금의 나를 기억하기 위해 플레이리스트의 곡들을 기록하고, 힘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이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승철-아마추어"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기에

모두가 처음 서 보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이란 무대에선

모두다 같은 아마추어야

 

 

장 폴 사르트르는 말했다. 우리는 세상에 피투되어 기투하는 존재다. 우리는 세상에 던져졌다. 그리고 동시에 이 세상 속에서 미래를 향해 자신을 던지면서 의미와 가치를 창조해내는 존재다. 그래서 우리는 너무나도 외롭고, 힘들다. 아무리 부모님이 말해줬어도, 친구들이 도움을 줘도 결국 인생의 경험은 스스로 쌓아나가야 하고, 내 앞에 던져지는 수많은 선택과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우리는 그 모든 과정에서 서툴다. 처음 살아보는 인생에서, 처음 접하는 것들을 해내면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우리는 ‘아마추어’다. ‘세상이라는 무대’는 자꾸 우리에게 낯선 것을 던져주고, 시간은 우리에게서 익숙해질 틈을 빼앗아간다. 우리가 접하는 모든 상황은 서로 다르고, 인생은 적응하려는 노력의 연속이다. 문제는 인간은 완벽하려고 한다는 것, 그리고 개인은 자신의 입장만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한 번쯤은 완벽하지 못해서 속상해하고, 나만 이런가 싶어서 절망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혹자는 아마 그런 절망감에 사로잡혀 미래를 꿈꾸기가 두려울 수도 있다.

 

이 노래는 그런 우리에게 서툴러도 된다고 말해준다. 아니 오히려 서투른 게 당연하다는 것을 알려주며 조금은 갈팡질팡하고 넘어지는 게 당연한 인생의 과정이라고 곡 내내 되뇌인다. 잔뜩 걱정이 어린 표정으로 하는 ‘괜찮아’라고 말보다 ‘그게 당연한 거야.’라고 웃으면서 어깨를 툭 한 번 두드려주는 위로가 필요할 때가 있다. 이 노래는 그런 위로를 해준다. 실수하고 넘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아마추어는 그러면서 성장해나가는 거라고 고개를 끄덕여준다.

 

이런 메세지가 불안한 마음을 편하게 함과 동시에 가수 이승철의 목소리와 어우러져 희망을 전해준다. 미숙함을 쿨하게 인정하면서도 우리의 인생을 따뜻하게 말하는 이 노래는 삶의 어느 순간에 있는 사람에게도 위로를 전할 수 있는 멋진 곡이다.

 

 

 

"잔나비-작전명 청-춘!"



 

어른이 된 오늘 내게 세상이란 곳

어릴 적 그리던 꿈속 전쟁터구나

그 속에서 나는 다시 영웅이 되려

선포한다 작전명 청춘

 


누구나 어렸을 때 큰 사람이 되는 꿈을 꾼다. 그러나 사회에 내던져진 후 각자는 생각보다 아주 작은 사람이라는 걸 느낀다. 그리고 가끔은 자신이 먼지 만큼 하찮은 존재라도 될 수 있을까 전전긍긍하게 된다.

 

자주 쓰는 비유 중에 인생은 전쟁터와 같다는 이야기가 있다. 주로 삶은 너무나 힘들고 고되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 쓰는 말이다. 그런데 잔나비는 이 비유를 한 번 뒤집는다. ‘우리 모두 어렸을 때 전장을 이끄는 영웅이 되고 싶지 않았어? 그런데 지금 그 전쟁터에 있는 거잖아! 여기서 꿈을 이루기 위해 영웅이 되어보자!’ 하고 말이다.

 

그러면서 영웅이 되기 위한 작전은 청춘, 즉 우리의 존재와 젊음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정신없는 전쟁터에서 비틀거릴망정 쓰러지지는 않는 것, 비와 바람을 막을 순 없어도 그 속에서 나름의 즐거움을 찾아 춤을 추는 것, 이리저리 흔들려도 계속 타오르는 것, 무너져도 다시 일어나는 것 등 이 노래가 제시하는 청춘의 작전은 거창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포기하지 않고 내일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현실적인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다. 그래서 이 노래를 들으면 지금이 힘들어도 앞으로 내딛는 발걸음 자체가, 눈물을 닦고 다시 앞을 바라보는 눈빛이 우리를 언젠가 꿈으로 데려다줄 거라고 믿게 된다.

 

더하여 다양한 악기가 만들어내는 행진곡 같은 분위기와 웅장함을 더해주는 코러스, 그리고 강약이 다채롭게 반복되는 곡의 흐름은 정말 내가 용맹한 장수가 된 듯, 이 세상의 어려움과 싸워서 멋지게 승리할 수 있을 것처럼 느끼게 한다. 아등바등 살아간다고 느꼈던 순간들조차도 결국 내 인생을 위대한 순간으로 이끌 거라는 확신을 갖고 싶다면, 지금의 내가 너무나 멋지게 살아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다면 우리 모두의 청춘을 응원하는 ‘작전명 청-춘!’을 들어보길 추천한다.

 

 

 

"AKMU-Galaxy"


 

 

갤럭시 너 혹시 나와 같이 날아가 볼래

반짝이는 팅커벨의 가루가 너와 나를 띄워 줄 거야

누가 숨어 우릴 볼지도 몰라

날 위한 축제가 있을지도 몰라

다만 분명히 영롱한 물안개 너머 내 꿈 둥둥 떠다닐 거예요.

 


일상을 떠올리는 것조차도 너무 힘들고 숨이 막힐 때가 있다. 그런 기분이 들 때는 무기력하게 그냥 누워있다가도 하루종일 그렇게 있다가는 온몸의 힘이 다 빠져버릴 것 같아 괜히 뒤척거리게 된다. 생산적인 일을 하기에는 그것들이 주는 괴로움이 너무 크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기에는 무력감이 온몸을 잠식하는 기분이 싫을 때는 항상 이 노래를 찾게 된다.

 

'Galaxy'는 AKMU 특유의 통통 튀는 선율과 꿈결 같은 가사가 매력적인 곡이다. 장난스러운 리듬이 온 몸을 헤집으며 돌아다니면 상상력 가득한 가사가 머릿속을 가득 채워 현실을 잊고 조금은 가벼운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된다. 마치 이 노래에서 말하는 반짝이는 은하를 보고 있는 것처럼, 내가 하는 일상 속의 고민이 그 은하 속에서는 괴로움이 아니라 아름다운 별과 무지개로 둥둥 떠다니고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날 위한 축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니! 허무맹랑한 건 알지만 상상만으로도 재밌는 이야기들이 약 3분 동안 한가득 쏟아진다. 한 마디로, 귀로 듣는 불꽃놀이 같은 노래다.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것만이 위로는 아니다. 지친 마음에 한 스푼의 생기를 더해주는 것도 우리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이 노래의 가사가 우리를 미소 짓게 하는 이유는 꿈에서만 보던 잔뜩 행복한 세계를 진심을 담아 이야기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허무맹랑하고 유치해 보일 수 있는 상상임에도 아름다운 단어와 목소리로 ‘그럴지도 몰라!’하며 신나서 이야기하는 AKMU의 목소리는 반짝이는 은하 속에서 잠시 쉬어가도 된다고, 그건 비겁한 도피가 아니라고 다정하게 말해주는 듯 들린다.

 

 

만물이 돋아나고 따사로운 햇살에 모두가 분주해지는 이 봄에 왠지 모를 무기력함을 느끼고 있다면, 어떤 이유로든 맑은 밤공기가 텅 비어버린 마음을 더 아리게 스치는 기분이 든다면 한 번쯤 들어보면 좋겠다. 나한테 그랬듯, 이 세 곡 속에 담긴 멜로디와 메세지가 귀를 통해 마음에 흘러들어가는 순간 조금씩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김서윤.jpg


 

[김서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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