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 : Springtime Delight [전시]

글 입력 2022.02.13 01:0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_공식 포스터.jpg

 

 

전시나 영화를 둘러볼 때 가장 먼저 마주치는 것은 바로 포스터.

 

이 전시의 포스터를 보자마자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영영 이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을 것 같은 사진 속 두 사람은 볕 아래 바다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작품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작가가 어떤 사람이며 어떤 주제로 기획된 전시인지는 관람을 마치고서야 뒤늦게 찾아보았다. 처음엔 그저 묘한 두근거림에 이끌리듯 금요일 오후 전시장을 찾았다.

 

 

KakaoTalk_20220213_010542836_01.jpg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영상이 눈에 띈다. 나는 꽃을 참 좋아한다. 반가움에 나도 모르게 활짝 미소를 지었다.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될까 두근거리는 마음에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봄을 주제로 한 전시는 6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공간과 공간 사이를 건널 때면 새로운 세계를 마주한 느낌이 든다. 전시장을 온통 뒤덮은 파스텔톤의 부드럽고 따뜻한 색감 그리고 빛과 그림자들은 반복해서 마주해도 사랑스러웠다.

 


Rothko Spring, 2018.jpg

ⓒ Teresa Freitas, Subject Matter Art, and Artémios/CCOC - Rothko Spring, 2018

 

 

그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건 역시 첫 섹션인 꽃 사이 사이(Among the Flowers). 그리고 위 이미지는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 작품이 걸린 벽에는 사진 속의 꽃이 프린팅되어 있고 아래에는 조화로 정원을 꾸며두었다.

 

전시를 관람한 많은 이들이 이 작품 앞에서 사진을 남기는 이유를 알았다. 작품 앞에 조명을 받고 서면 정말로 먼저 봄에 다다른 기분이었다. 그 따스함에 절로 웃음이 나오는 기분.

 

마치 처음 봄이라는 계절을 경험한 사람처럼 미소를 지은 상태로 연신 "정말 좋다"를 내뱉었다. 그 미소와 가벼운 발걸음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봄 산책을 하듯 전시를 보는 내내 이어졌다.

 

 

Afternoon of Delight II, 2019.jpg

ⓒ Teresa Freitas, Subject Matter Art, and Artémios/CCOC - Afternoon of Delight II, 2019


 

봄을 찍는 작가. 파스텔톤이 주는 따뜻함은 분명히 봄이었다. 그럼에도 이 전시가 더 좋았던 건 그 가운데에서도 여름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름이 오기 전 봄의 냄새라고나 해야 할까.

 

투명한 유리잔, 바다, 직선, 파란 하늘과 같은 것들이 주는 청량하고 선선한 느낌은 여름 그 자체이기도 했다. 겨울의 끄트머리에 선 우리에게 곧 봄이 오고 이어 여름이 올 거라 이야기해주는 느낌.

 

그래서 여름의 풍경을 좋아하는 내게 포스터의 작품은 더 이끌리고 기억에 남는 것이었다.

 

몇몇 작품은 계절을 넘어 초현실주의적인 느낌을 주곤 했는데 자연스럽게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이 떠오르기도 했다. 사진보다는 그림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작품들이었다.

 

 

KakaoTalk_20220213_010542836_18.jpg

 

 

'사진전'에 작은 선입견이 있었다. 그건 정적이고 평면적이라고. 지금까지 봤던 사진전들은 흰 벽에 그저 액자가 붙은 것이었다면, 이번 전시는 당장이라도 사진 속으로 달려가고 싶어지게 만드는 것이었다.

 

전시 중간중간 벽에 쓰인 문구는 정말로 작가가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다. 작가와 작품과 내가 한 공간 안에서 소통하는 느낌. 그러니 작품에 몰입하면서도 조명과 작품 배치나 전시 구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시가 진행되는 곳이 사람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기에 붐비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예상보다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었다. (방문 시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시장이 너무 고요하거나 소란스럽지 않아서, 친구와 여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작품을 보았던 게 기억에 남는다.

 

작품과 작품 바깥 모두 풍요로웠던, 봄처럼 기분 좋은 온도의 전시 경험을 선사해준, 그래서 다시 가고 싶은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이었다.

 

 

[정두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