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레벌레 살아가는 이야기 2 [사람]

단조롭고 별 것 없어도 소중한 일상
글 입력 2022.02.01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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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이라고 하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사람을 떠올리곤 하는데, 나의 경우 그렇지 않다. 조증인 기간과 우울증인 기간이 있고 그 사이 약간의 숨통트일 구간이 있는 기분인데, 요즘은 그 숨통 트이는 구간에 조금 더 자주, 길게 머무르곤 한다.


조울증 환자에게도 누구에게나 그렇듯, 삶은 고단하다. 요즘 더욱 더 느낀다. 날짜 감각도 잃고 그저 알람이 울리면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집에 오면 쓰러져서 유튜브를 보다가 잠들어버린다. 쉬는 날에는 더하다. 알람도 울리지 않으니 느지막이 일어나 유튜브를 보다가 글을 조금 끼적이다 다시 잠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힘이 넘쳤는데, 지금은 아마도 가벼운 우울증 기간이 아닌가 싶다.

 

요즘의 하루 일과는 간단하다. 알람이 울리면 일어난다. 10시 반~11시 경의 일이다. 일어나자마자 아침 약을 먹는다. 그리고 시간에 조금 여유가 있으면 가볍게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여유가 없으면 그냥 씻으러 들어간다. 그리고 출근을 한다.

 

출근을 하면 시간이 금방 지나가버린다. 숨을 돌리고 나면 어느새 퇴근 시간이다. 집에서 일하는 곳이 멀어 집에 오기까지는 약 1시간 반이 걸린다. 집에 오면 피곤하다. 그러면 밥을 먹고 침대에 엎어져 유튜브를 본다. 유튜브를 보다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 그러면 이제 취침약을 먹고 잠에 든다. 이게 하루 일과의 다이고, 이따금 친구와 약속 같은 특별한 일이 일어나곤 하지만 그 외에는 그냥 그렇다.

  

일상이 망가져 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렇게 만족스러운 일상을 살아보기는 또 처음이다. 매일같이 나갈 곳이 있다는 것이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힘들기도 하지만 이정도의 힘듦은 이제 감사히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쓰면서도 너무 종교인 같은 소리가 아닌가 싶었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다들 각자의 일상을 감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내 글을 읽는 사람은 평범한 자신의 하루를 소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정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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