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살바도르 달리 Imagination & Reality

글 입력 2022.01.04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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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살바도르 달리전 ver.2.jpg

 

 

살바도르 달리 재단과의 공식 협업을 통해서 기획된 이번 전시(살바도르 달리: Imagination & Reality)는 스페인 피게레스에 위치한 달리미술관을 중심으로, 미국 플로리다의 살바도르 달리 미술관, 스페인 마드리드의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 소장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10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달리의 삶을 연대기 별로 소개하고 있으며, 유화 및 삽화, 대형 설치 작품, 영화와 애니메이션, 사진 등 140여점의 작품을 DDP 배움터 디자인전시관에서 만날 수 있다.


달리의 작품을 처음 본 곳은 스페인 마드리드 소피아 미술관이었다. 당시 무료입장 시간에 맞춰 가느라, 짧은 시간 동안만 관람 할 수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내 기억에 깊게 자리잡은 것 중 하나가 바로 달리의 작품이었다.

 

마냥 ‘독특한 그림’, ‘시계’ 등 키워드로만 알 고 있는 나에게 눈앞에 놓여진 달리의 작품은 무척 새롭게 다가왔다. 기억하고 있는 것 보다 더욱 초현실적이었으며, 자세히 보면 볼수록 숨겨져 있는 요소가 보이는 점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전시가 더욱 기대되었다. 달리의 인생 전반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과,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 또한 많이 만나볼 수 있는 기회였다.

 


1. Gerard Thomas d Hoste.jpg

 

 

"예술이 인생을 지배해야 한다"

 

유명한 달리의 이 말을 본인이 직접 증명이라도 하듯, 문화예술 전반으로 활동했던 그의 인생을 살펴볼 수 있다. 미술 뿐만 아니라 연극, 영화, 출판물 등 정말 다방면으로 넘나드며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모습을 보며 예술의 경계선을 찾아볼 수 없었다.


살바도르 달리 (1904-1989)는 스페인의 소도시 피게레스에서 태어났다. 달리가 태어나기 전, 세상을 떠난 형으로 인해 부모는 달리를 죽은 형의 환생으로 여겼으며 이는 달리에게 정신적인 상처를 안겼고 죄책감, 강박증, 분열 증상을 갖게 한 계기가 되었다. 그 후 달리는 자신을 온전한 자신으로써 인정받기를 원했으며 기상천외한 행동으로 시선을 끌었다고 한다.


입체파의 영향을 받은 달리는 벨라스케즈, 라파엘로 등 고전화에 관심을 보였으며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충격을 받아 무의식과 꿈의 세계에 심취하게 된다. 이후 초현실주의 예술가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그의 명성은 더욱 높아졌고, 세계대전의 폐허 위에서 탄생한 ‘초현실주의’는 물질주의를 비판하는 예술가들이 뭉쳐 개척한 사조였다.

 

“초현실주의는 바로 나 자체다”


전시 후반부에는 아주 ‘달리스러운’ 메모를 볼 수 있다. 무척이나 명성높은 화가들과 자신을 나열하여 예술의 다방면을 점수로 구분한 것이다. (달리는 당연하게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 메모를 통해 예술가를 향한 존경심을 느낄 수 있었고, 동시에 달리 자신도 남처럼 구분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는 나를 나로 바라보지 않고 한 예술가로써 자신을 구분시켰던 것 같다. 이렇게 본인을 객관화 하는 것이 자의식, 자신감의 원인이었던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4. 임신한 여성이 된 나폴레옹의 코, 독특한 폐허에서 멜랑콜리한 분위기 속 그의 그림자를 따라 걷다 Napoleons Nose, Transformed into a Pregnant Woman, Strolling His Shadow with Melancholia amongst Original Ruins, 1945.jpg

4. 임신한 여성이 된 나폴레옹의 코, 독특한 폐허에서 멜랑콜리한 분위기 속 그의 그림자를 따라 걷다 Napoleons Nose, Transformed into a Pregnant Woman, Strolling His Shadow with Melancholia amongst Original Ruins, 1945

 

 

달리는 시간이 지나며 초현실주의 그룹과는 다른 독자적인 길을 개척한다.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 기록하는 ‘자동기술법’과 사물에 강박적으로 집착하거나 응시할 때 나타나는 왜곡을 표현한 ‘편집광적 비판’ 기법이 대표적이다.


전시동안 아주 자세하게 들여다 봐야 하는 작품이 꽤 많다. 마치 3D처럼 그림 속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새로운 것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달리가 표현해내고자 했던 힌트를 수집하여 많은 사람들 틈 사이로 그의 그림에 최대한 집중했다.

 


섹션 04_그래픽 아티스트_전시전경, 2021 (3).jpg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의 돈키호테 석판화는 세기의 석판화 작품이 될 것이다”


책이나 잡지 커버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았던 달리는 1920년대 초부터 다양한 삽화 작품을 남겼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 중 4가지 문학 작품인 돈키호테 데 라만차, 삼각모자, 셰익스피어에 대한 소동,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삽화 시리즈를 감상 할 수 있다. 각자 다른 색깔로 4가지의 작품은 달리 본인만의 스타일로 표현하고 있다. 판화를 보며, 한편의 동화책을 보는 듯 했다.


전시의 마지막, ‘드림즈 오브 달리’에서는 미디어 아트를 체험할 수 있다. 그의 작품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 작품 한 가운데 서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달리가 소망했던 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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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지 않고 영원히 살 것이다. 천재들은 죽지 않는다.”

 

 

[나정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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