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의 다정한 이웃, 스파이더맨 [영화]

글 입력 2021.12.2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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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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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현재 박스오피스 순위 1위, 관람객 평점 무려 9.23점을 기록하며 흥행하고 있다. 모두가 극찬하고 있는 이 영화 속에서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의 정체성, 그리고 마블 영웅들의 능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우리의 다정한 이웃,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의 정체성은 뚜렷하다. 가장 우리와 친근하고, 어리고, 천진난만하다. 그의 말투에서부터 그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스파이더맨 역시 자신을 ‘여러분의 이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다가왔었다. 그리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이러한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아주 잘 담고 있다.

 

스파이더맨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가치는 바로 ‘도덕성’이다. 그의 큰엄마인 ‘메이’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고 강조하며 스파이더맨이 도덕적으로 그의 힘을 사용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러한 메이의 바람에 따라 그는 항상 그가 옳다고 여기는 방향의 결정을 내리고, 그에 따르는 결과들을 책임지려고 노력한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스파이더맨은 자신의 실수로 차원을 거슬러 온 악당들을 치유하고자 한다. 자신의 차원으로 되돌아가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악당들을 안타깝게 여기고 악당들이 죽음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 다른 차원에 있는 스파이더맨들과 싸우다 죽음을 맞이하는 악당들이었는데도 말이다. 심지어 다른 차원에 있는 스파이더맨들 역시 그의 결정을 적극 지지한다.

 

이러한 스파이더맨들의 결정은 결론적으로는 성공하지만, 많은 희생 역시 치렀다. 가장 아끼던 가족 ‘메이’가 죽고, 도시에 혼란을 불러 일으키며, 그에 따라 스파이더맨과 그의 친구들은 소위 범죄자가 되었다. 피터 파커의 여자친구 ‘MJ’도 죽음의 위기를 겪는다.

 

과연 그들이 추구하는 ‘도덕성’의 방향을 바람직한 것일까?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데, 그들이 그만큼의 책임을 질 만큼의 능력이 있는 것일까? ‘악을 선으로 바꾸는 것’은 과연 선한, 도덕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만약 그들이 선택한 결과가 실패로 돌아갔다면, 그럼에도 영웅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물론, 필자 역시 스파이더맨의 광 팬이다. 마블 시리즈는 모두 챙겨보지 못해도, 스파이더맨에 관한 영화만큼은 꾸준히 봐 왔을 정도이다. 그리고 그의 순수한 도덕적 마음은 우리에게 분명히 울림을 준다. 사람을 쉽게 내치지 않는 것, 그것이 악당일지라도 품는 것, 나이가 어릴지라도 주변 사람을 아끼고 베푸는 것, 자신의 힘에 책임을 지는 것과 같은 그의 여러 모습은 누구라도 스파이더맨을 응원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의 도덕성이 어디까지 퍼져 나갈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그리고 더 나아가, 영화의 결론 부분에서 사람들은 스파이더맨, 즉 피터 파커에 대한 기억을 잃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피커 파커의 행보 역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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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과 ‘악당’의 차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는 다양한 ‘영웅’들과 더 다양한 ‘악당’들이 등장한다. 세 차원의 스파이더맨과 더 다양한 차원에서 온 여러 악당들이라 하는 것이 더 올바른 표현일 것이다. 즉 ‘스파이더맨들 vs 악당들’의 구조를 띄고 있다.

 

‘악당’들은 세상을 지배하고 싶어하고, ‘영웅’들은 세상을 지키고 싶어한다. 두 측면 모두 강력한 힘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세상을 지배할 수 있고, 또 세상을 지킬 수도 있다.

 

악당들은 힘이 약해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스파이더맨들에 의해 힘을 잃고 다시 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온 악당들은 모두 허무한 표정을 짓는다. 마치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듯이 말이다. 그들에게는 강력한 힘이 필요했다.

 

과연 이러한 힘은 저주일까, 능력일까? 악당들을 행동을 본다면, 평범한 인간의 가치관까지 망치는 저주는 아닐까?

 

이러한 힘을 사용하는 방향과, 힘을 얻는 의도에 따라 그것의 분류가 달라진다고 본다. 자신조차 감당이 안되는 힘을 가지기 전에 힘을 가질 능력을 가지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보편적으로 접근해 보았을 때, ‘세상을 지배하는 것’보다는 ‘세상을 지키는 것’이 보다 도덕적이고 악당을 치유해 능력을 빼앗는 것이 바람직한 결론이다. 그러나 그들이 ‘영웅’이 아닌 ‘악당’이 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윤영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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