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는 모두 금쪽이였고, 금쪽이이다. [예능]

글 입력 2021.11.0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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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tv 프로그램 ‘금쪽 같은 내 새끼’를 보며 위로를 받는다. ‘요즘 육아 금쪽 같은 내 새끼’는 매주 금요일 8시 채널A에서 방영하는 육아 프로그램이다. 육아에 고민이 있는 부모들이 출연해, 오은영 박사님을 중심으로 한 패널들에게 조언을 얻고 실천한다. 그 과정 속에서 알지 못했던 아이들의 마음을 알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자신들의 어린시절 가정의 환경까지 되돌아보게 된다.

 

아이들의 이유 없는 반항은 없었다. 모두 가정 환경과 부모의 반응, 혹은 부모님에 대한 자신의 감정 등을 이유로 조금은 특이하게 보여지는 행동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주고 부모의 행동이 바뀌자 바로 해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악의를 가지고 행동한 부모 역시 없었다. 그들 역시도 어린시절 겪어온 결핍, 혹은 상황들 속에서 그러한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타났을 뿐이었던 것이다. 어린시절 부모님께 애정표현을 받아본 적 없는 아버지의 품에서 자란 아들은 무뚝뚝한 모습을 보이며 아버지와 갈등을 보이기 일쑤였고, 인정을 받아본 적 없는 어머니의 품에서 자란 아이들은 어머니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며 오히려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항상 소리를 지르고 미운 행동을 해 부모님을 힘들게 했던 아이는 그 이면에는 수많은 형제자매 속에서 부모님의 관심을 잠깐이나마 독차지하고 싶었던 마음을 찾을 수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육아를 배움을 넘어 위로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오은영 박사님이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을 넘어 어른들의 마음까지 읽어 주기 때문이다. 이에 오은영 박사님을 중심으로 어른 금쪽이들을 위한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라는 프로그램까지 생겼다. 육아의 범위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 전국민의 멘탈 케어의 범위까지 확대된 것이다.


그런데 한 가족의 갈등과 화해가 왜 사람들에게 위로로 다가오는 걸까? 저마다 인식하고 있는, 혹은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결핍이나 트라우마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부족한 면이 있고 그로부터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과 행동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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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저마다의 결핍 혹은 트라우마를 알아차리고 보듬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는 어떻게 이를 발견해 해소시킬 수 있을까? 나의 ‘마음 위로 방법’을 몇 가지 공유해보고자 하다.


첫째, 일기를 쓴다. - 나의 경우에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매일 매일까지는 아니어도 꽤 꾸준하게 일기를 써 왔다. 특히, 힘들거나 나의 감정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을 때 일기장을 붙잡았던 것 같다. 일기를 쓰다 보면, 하나의 사건과 그 일에 대한 나의 감정, 다짐 등을 보다 객관적으로 정리하며 돌아볼 수 있다. 또, 과거의 나의 이야기를 다시 읽어보며 ‘지금의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 하는 마음의 위안을 받기도 한다.

 

다음으로,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다. (소설, 노래 가사, 웹툰 포함) - 위의 방법과 비슷한 맥락이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나’의 이야기가 아닌 ‘남’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 면에서 위로를 얻는다.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하는 맥락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소설을 쓰고, 작사하고, 웹툰 스토리를 짠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우리의 삶을 보며 동질감을 얻는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과 나눈다. - 이 역시도 비슷한 맥락이다.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함으로써, ‘나만의 고민’이 아닌 것을 깨달음으로써, 우리는 위로받는다. 실제로 한 웹툰의 댓글창을 통해 엄청난 위로를 받은 경험이 있다. 평범한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를 담은 웹툰이었는데, 주인공이 힘든 일을 겪자 독자들이 자신들의 힘든 시절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그저 ‘모두가 각자의 고민으로 힘들어하는구나’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나의 고통이 줄어드는 듯한 느낌이 들었었다.

 

*


내가 공유한 ‘마음 위로 방법’은 결과적으로 이야기를, 수많은 경험들을 나눔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과거의 나에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매체들에게,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그렇기에 나는 이런 ‘이야기의 나눔과 위로’가 적극적으로 실천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품고 살고 있기도 하다.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보았을 때, ‘금쪽 같은 내 새끼’는 이러한 플랫폼을 실현시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단순히 한 가족의 이야기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에 적용시키는 것이 아닐까. 나의 어린시절, 지금의 나의 가족, 혹은 꾸려갈 미래의 가족 등에 대입해 보며 위로를 얻는 것 같다. 우리는 모두 금쪽이였고, 금쪽이이기 때문이다.

 


[윤영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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