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이 될 권리가 있다 -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

글 입력 2021.10.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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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어른’이 되고 싶다고 필자는 말한다. 하지만 일순간의 희로애락에 휩싸이고 감정의 파도에 매몰되는 자신을 볼 때면, 어른이 되기보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일 때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최근만 해도 “공부만 해도 되는 때로 돌아가고 싶어”라며 친구에게 하소연했을 정도니 말이다.


보이다시피 애석하게도 필자는 ‘어른’을 선망하지만 가닿지 못해 자책의 굴레의 빠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원론적으로 ‘왜 어른이 되고 싶어’, ‘어른이 뭔데’라는 질문엔 명쾌하게 정의를 내리지 못할듯하다. 그만큼 ‘어른’이란 멀고도 추상적인 존재다. 하지만 왜 그토록 바랬을까.


도서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는 그토록 ‘어른’ 되고 싶다는 필자의 의지를 꺾어 버렸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어른이 되지 않기로 했다. ‘마음 챙기기’가 중요해진 지금, 필자처럼 ‘성숙함’에 대한 유연한 생각을 하고 싶다면 도서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를 읽어보길 바란다.

 

 

 

성인과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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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아이’

 

필자가 생각하는 책의 핵심 단어다.


도서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는 ‘어른’이라는 표현 대신 ‘성인 아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우리는 외적으로, 나이로 보이는 숫자상으로는 성장이 끝난 ‘성인’처럼 보인다. 하지만 내면은 여전히 여리고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라는 의미다.


‘내면 아이’

 

책이 말하는 핵심 단어다.

 

 

내면 아이란 우리 내면에 있는 핵심적인 부분을 가리키는 말로,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우리 자신이 있는 그대로 가장 진짜처럼 느껴지고, 활기 있게 느껴질 때의 자기 자신’을 말한다.

 

- 도서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 p. 41

 

 

‘성인 아이’, ‘내면 아이’. 책의 핵심어 둘.


아직 우리가 ‘아이’일 수 있는 이유는 뭘까.


모두 슬프지만 괜찮은 척(진짜 감정을 숨긴 적) 또는 누군가에게 강요받아 행동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타의든 자의든 익명의 누군가로부터 또는 한 사회로부터 정서적 학대를 받은 결과다.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내면 아이의 소리의 귀 기울이지 않고 감정을 숨기고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한 적이 많을 것이다.


필자만 해도 “너처럼 지덕체가 갖춰진 사람이 이상형이다”라는 아르바이트 사장의 말에 멋쩍은 듯 웃음으로 대답했고, 기나긴 취업 준비로 우울하지만, 친구들 앞에서는 완벽하게 검은 감정을 숨긴 채 그 시간을 즐기는 척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책에 따르면 우리의 진정한 자아 즉, 내면 아이는 ‘기쁨이든 고통이든 자신에게 느껴지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며, 그 감정들을 자유롭게 표출시킨다’. 그러나 내면 아이가 우리 안에서 활개를 치게 내버려 두는 사람은 미성숙하다는 사회의 분위기 또는 교육으로 인해 우리는 ‘아이’ 될 권리를 잃어왔다. 그리곤 필자는 어른이 되기 위해 아등바등해온 것이다.


이에, 도서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는 아이가 될 권리를 되찾아주기 위해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법, 좋은 상담사를 고르는 법, 내면 아이를 치료하는 법 등을 자상하게 알려준다.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부모, 완벽하지 않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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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내면에 상처를 입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위에 언급한 것처럼 익명의 사회의 분위기, 익명의 정신적 학대 등이 있다. 하지만 도서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가 원인 중 하나로 꼽는 것이 바로 ‘부모’다. 그들 또한 ‘성인 아이’이기 때문이다.


한창 필자 본인에 대해 탐구할 때 결점의 원인에 대해 부모님을 탓한 적이 있다. 하지만 ‘덮어놓고 낳다 보니’ 5남매, 7남매의 하나로 태어난 필자의 부모님도 ‘어른’이 되지 못한 채로 우리를 키웠다. 그들의 부모님 즉, 조부모님도 생계의 이유로, 육아에 미숙했던 이유로 5남매에게 각각 20만큼의 사랑을, 7남매에게 각각 14.2857만큼의 사랑을 공평하게 주지 못했을 것이다. 총합 100만큼의 사랑을 주지 못했을 가능성도 크다.


그로 인해 우리는 부모님을 ‘어른’으로 생각하고 가르침을 따랐지만, 그들도 어쩔 수 없는 ‘성인 아이’의 상태였다. 따라서 우리는 조금씩 내면의 상처가 있을 것이고 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즉, 필자의 결점은 그 누구의 탓도 아니라는 것을 도서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를 통해 깨달았다. 누굴 탓하는 것이 아닌, 지금부터 내면 아이를 꺼내면 될 것이었다.

 

 

 

나는 완벽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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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생각하는 필자만의 결점이 있다.


또 한 번 결론부터 말하면, 이 ‘골칫거리들’에 대한 인식을 도서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를 통해 바꿨다.


 

결점1. 지나치게 변화를 추구한다

 

필자는 변화를 추구한다. 계속해서 자극을 좇는다. 기분과 일상을 전환하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여행을 가는 등으로 욕구를 해소하지만, 시간과 자금이 부족할 때는 헤어스타일을 바꾼다. 끈기가 부족하고 집중력이 짧아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 어떻게 하면 잔잔한 물결처럼 살 수 있을지 고민한 적도 많다.


 

매슬로 등 학자들이 정의 내린 인간이 느끼는 기본적인 욕구를 바탕으로 나는 20가지 인간의 욕구 단계를 정리했다.


<인간의 욕구 단계>

1 생존의 욕구 2 안전의 욕구 3 신체 접촉의 욕구 4 관심을 받고 싶은 욕구 5 반응을 바라는 욕구 6 지도 받고 싶은 욕구 (중략) 15 기분 전환의 욕구, 일상을 초월하려는 욕구

 

- 도서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 p. 58

  

 

사람은 몽상을 하거나, 크게 웃거나, 운동을 하거나, 한 가지 일에 집중하거나, 잠을 자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주기적으로 기분을 바꾸고 싶어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는 생물학적인 욕구이기도 하다.

 

- 도서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 p. 64

 


저자에 따르면, 인간의 기본 욕구 중 하나가 ‘기분 전환의 욕구와 일상을 초월하려는 욕구’다. 따라서 ‘내면 아이’의 본성이라는 것이다. 해당 파트를 읽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필자는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거나 일상에 새로운 챕터를 줄 때 활기를 띠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도 책을 읽다가 영어 공부를 하고 비행기 체크인을 하고 캘린더에 일정을 추가하는 등의 행동을 했다. 내면 아이를 억누르지 않기로 했다.

 

 

결점 2. ‘착하다’

 

거절을 못 하는 성격이다. ‘착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다.


일례로 불과 이틀 전, 본가에 내려가는 필자에게 두 친구가 동시에 제안했다. ‘비행기 타고 빨리 내려와서 유명한 디저트 집에 가자’ vs ‘서울에서부터 같이 운전해서 천천히 내려가자’


누군가에게는 쉬운 결정이다. 하지만 필자는 두 친구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는 상황이 고통스러웠다. 선택받지 못한 친구가 슬퍼할 것이고 무엇보다도 필자가 누군가에게는 ‘착한’ 사람이 되지 못할 거라는 우려가 컸다.


 

<자신의 권리를 되찾아라>

 

내면 아이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동안 자신의 권리를 생각해 보고 되찾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나는 그룹 치료의 회원들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권리를 생각해 보고, 글로 써보며, 사람들과 공유해 보라고 권한다. 다음은 몇몇 모임에서 생각해 낸 권리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7. 나는 결정할 권리가 있다.

11. 나는 다른 사람의 행동과 감정, 문제에 책임을 지지 않을 권리가 있다.

15. 나는 내가 착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도 특별한 내가 될 권리가 있다.

18. 나는 내 기분과 판단력, 내가 선택한 이유에 따라 결정을 내릴 권리가 있다.

 

- 도서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 p. 250

 

 

저자에 따르면 필자는 결정할 권리가 있으며, ‘선택 받지 못한’ 친구의 감정에 크게 휘둘리지 않아도 되며, ‘착한 친구’가 되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필자의 가치대로 판단하면 된다. 내면 아이의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편했다. 필자는 비행기를 타고 친구와 디저트를 사러 갔다.


아니나 다를까, 우려하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거절 당한’ 친구는 놀라울 정도로 아무렇지 않았다. 심지어 비가 와서 운전할 상황이 못되어 기차를 타고 왔다.

 

 

결점 3. 맏이다

 

필자는 나이 터울이 큰 동생 두 명이 있다. 그들은 본가를 떠나 필자가 있는 서울로 오고 있고 자연스레 동생들의 보호자가 되었다. 또한 정확한 이유를 밝힐 수 없지만 부모님에 대한 책임감도 강한 상태다.


 

부모를 돌보는 것은 아이가 해야할 일이 아니다. 아기가 부모를 돌보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이것도 아동 학대나 방치라고 볼 수 있다.

 

- 도서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 p. 65

 

 

저자에 따르면 누구나 돌봄에 대한 욕구가 있다. 하지만 과도한 책임감은 내면 아이를 갉아먹는 독이며 돌봄을 요구하는 것 또한 방치다.


세 가지 결점 중 가장 극복하기 힘든 항목이다. 하지만 조금씩 ‘외면’하고 필자 본인을 돌아보며 극복해나갈 예정이다.


‘골칫덩이’를 극복하기 위해 책이 제시하는 아래 네 가지 활동을 해보면 어떨까.


 

자신의 참 자아를 발견하고 내면 아이를 치유하려면 다음 네 가지 활동부터 시작해야 한다.


첫째, 참 자아를 찾고 그렇게 되는 연습을 한다.

 

둘째, 현재 자신이 갖고 있는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영적인 욕구를 확인한다. 그리고 안전하고 자신을 지지해 주는 사람들과 그 욕구를 충족시키는 법을 연습한다.

 

셋째, 지지해 주는 안전한 사람들 앞에서, 슬퍼하지 못하고 묻어둔 상실이나 트라우마의 고통을 다시 인식하고 충분히 슬퍼한다.

 

넷째, 자신의 핵심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해 나간다.

 

- 도서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 p. 132

 

 

 

항상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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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나 수치심, 죄의식 같은 것이나 아주 사소한 것처럼 생각되는 것이라도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하자. 그런 감정들이 나쁘거나 부당한 것일까 봐 두려울 수도 있겠지만, 당신이 느끼는 감정은 항상 옳다. 

 

- 도서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 p. 143

 

 

책의 결론은 ‘우리는 항상 옳다’는 것이다. 그러니 ‘내면 아이’가 말하는 것에 귀 기울여 더 이상 상처가 마음을 잠식하지 않게 보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방법은 책에서 자세히 다뤄진다.

 

 

그러나 자신이 겪은 학대나 상처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을 지지해 주고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다. 나를 그런 사람들을 ‘안전한 사람들’ 혹은 ‘안전하고 힘을 주는 사람들’이라고 부른다.

 

- 도서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 p. 99

 

 

‘마음 챙김’이 필요한 시간. 우리 모두에겐 아이 될 권리가 있다.

 

 

[신재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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