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음악이 있어 다행이다 - 논어와 음악

글 입력 2021.09.19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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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듣는 것을 즐겨하냐면 대답은 당연히 YES다. 10분 거리를 갈 때도 지갑과 함께 이어폰은 필수로 챙기며, 이어폰 없이 어디 멀리 가는 건 정말 상상하고 싶지 않을 정도다.


K-Pop, 팝송, J-Pop, 뉴에이지 등 장르 가릴것 없이 너구리마냥 노래 잡식성인 나인데, 만큼이나 꽤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바로 중국 춘추전국 시대의 유학자 공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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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윤리 시간에 배웠던 공자를 생각해보면, '인仁'을 중시한 사람으로 유교 사회에서 엄청난 입지를 자랑하는(?) 인물로 기억한다. 그와 함께 맹자, 순자, 묵자, 노자 등의 사상가도 함께 배웠던 기억도 나고, 윤리 시험시간에 '공자'의 문제는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것 같다. 그만큼 '윤리'에서 공자의 이야기는 의미도, 영향력도, 파급력도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 공자와 앞서 얘기한 음악이 무슨 관계냐하면, 공자가 음악을 참 좋아했으며 그가 생애 했던 말을 엮어 만든 '논어'의 참뜻이 바로 이 '음악'에 깃들어 있다고 해석된다고 한다. 공자가 제나라에 있을 때 '소'라는 음악을 듣고 3달 동안 고기를 입에 대지도 않았다는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로 그가 음악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 수 있다.


도서 <논어와 음악>은 논어에 적힌 구절들을 인용하면서 현시대의 사회성과 연관지어 얘기해준다. 제목이 논어와 음악인데 사실상 음악은 공자의 논어와 책을 읽는데 분위기를 살려주는 백그라운드 느낌이고, 실제로는 공자의 말씀을 배우는 느낌에 더 가까웠다. 물론 이는 개인적인 생각이고 그가 음악을 중시하고 논어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실제로 음악을 들으면 마약을 했을 때와 같이 엔돌핀이 증가한다고 한다.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 음악으로 인해 심신의 안정을 받는 사람도 있고, 음악을 통해 깨닫는 것이 있을 수도 있으며 또는 내 뜻을 음악으로 만들어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마 공자도 그런 부류 중 한 명이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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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논어를 본 적은 없지만, 책에서 인용하는 내용들을 보면 마치 공자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온갖 현 사회의 경험을 다 겪어본 것 처럼 보인다. 그가 쓴 논어의 내용은 분명 몇 천년 전에 작성된 내용일텐데, 현재 우리의 사회에서 이해되고 해석 가능하며 통용되고 있다. 마치 사회 교과서같은 느낌. 그래서 저자가 책 머리말에 논어를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는 말을 한 듯 싶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의의 중 하나가 기존에 일어났던 일을 알고 공부함으로써 이을건 잇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으로 알고 있다. 공자가 이야기한 논어 하나만으로 한 사람의 사회, 정치 현상을 설명하기 충분할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그가 살았던 춘추시대면 혼란스러운 시기였을텐데, 그 안에서 인간이 행해야 할 인을 찾고, 본인이 직접 행할 수 있었던 건 바로 그가 좋아하는 음악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 시대에 음악이 있어서 다행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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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왜 함께 모여 노래하자고 했을까?

 

 
노래를 부르는 공자. 어쩌면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지만 『논어』에는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즐겁게 노래하는 공자의 모습이 남아 있다. 공자는 상을 당한 사람 곁에서 식사를 할 때는 배불리 먹는 법이 없었고, 그런 날엔 노래를 삼갔다. 주변 사람을 배려하는 태도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음악을 일상화하는 공자를 확인할 수 있다.
 
"공자가 제나라에 있을 때 '소' 음악을 듣고 석 달 동안 고기 맛을 잊었다고 한다. 그때, 이렇게 말했다. "음악이 이렇게 즐거운 경지에 이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子在齊聞韶, 三月不知肉味. 曰 "不圖爲樂之至於斯也") - 『논어』 「술이」 7.13
 
비록 짧은 에피소드지만 음악에 대한 공자의 이해도나 몰입의 정도는 대략 짐작할 수 있는 기록이다.
 
"시에서 인간성의 순수한 아름다움이라 할 선한 마음을 일으키고, 예에서 서며, 악에서 인생의 완성을 이룬다.(子曰, 興於詩, 立於禮, 成於樂)" - 『논어』「태백」 8.8
 
시와 예와 음악을 각각 그 일어나고(興) 서고(立) 이루는(成) 기능에 입각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런 언급은 사실 공자가 아닌 그 어떤 제자백가의 학설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런 문예론은 공자만의 독특한 발견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지금까지 『논어』 관련 에세이와 조금 다른 형식을 더했다. 가요, 팝송, 재즈와 국악, 클래식 등 시대와 국경을 불문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논어』의 구절과 병치시키고 있다. 이는 '공자 왈' 하면 '고리타분' 하다는 선입견을 넘어 『논어』의 메시지를 한번 들쳐볼 만한 계기를 만들고 싶은, 저자의 자구책이라 할 수 있다.

 

 

[배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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