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가 살아가는 법 [사람]

자존감에 대한 오해
글 입력 2021.09.0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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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는 자존감을 중요하게 여긴다. 자존감과 관련된 도서를 찾는 일은 근처 어떤 서점을 가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쉬운 일이다. 도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도 자존감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 실제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 “자존감”을 검색하면 힘이 되는 글귀와 추천도서가 많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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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 아니라 플랫폼에서도 자존감에 대한 강연, 토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현재 한국사회는 자존감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상태다. 서점을 가도 자존감에 관한 도서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우리가 늘 사용하는 휴대전화를 통해서도 원한다면 언제든 그림, 글,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존감과 관련된 내용을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존감을 논하는 매체들과 자료들이 많음에도 현대인들의 자존감은 그리 높지 않다. 이는 현대인이 자존감을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그러나 자존감이 왜 중요한지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사람들은 자존감에 대해 “자신의 못난 모습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자존감이 형성된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누구도 사랑하지 못할 자기 자신의 모습을 자신이 사랑하게 됐다는 이유로 “앞으로 나는 평생 자존감이 높은 사람으로 살 거야.”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여야 자존감이 형성된다거나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는 말은 우리가 자존감을 오해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우리의 예상과 달리 자존감은 내적 요소와만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닌 외적 요소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자존감


 

자존감(Self-esteem)은 여러 의미가 있다.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 “자신에 대한 존엄성이 타인들의 외적인 인정이나 칭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신 내부의 성숙한 사고와 가치에 의해 얻어지는 개인의 의식”, “자아존중감의 줄임말이며 자아 개념의 평가적인 측면으로 자신의 가치에 관한 판단과 그러한 판단과 관련된 감정”

 

자아존중감은 가치, 능력, 통제 세 가지 차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치는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단순한 의미의 자존감의 영역이다. ‘나는 내가 좋아.’ 혹은 ‘내 주위 사람들은 나를 좋아해.’와 같은 자신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을 말한다. 말 그대로 자신을 긍정적으로 판단하는지 부정적으로 판단하는지와 관련된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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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러한 자아존중감의 가치의 차원은 생애 초기 아동에게서 두드러진다. 생애 초기 아동은 타인과의 의사소통 안에서 그들이 자신한테 보이는 언어나 행동을 통해 자신을 지각하고 자신의 가치를 평가한다. 또한, 아동은 타인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를 기준으로 자신의 모습을 판단하기도 한다.

 

능력은 자기효능감 영역인데, 자기효능감이란 Bandura라는 학자가 연구한 심리학 개념이다. 반두라는 인간 기능 모형으로 삼자 상호작용론(triadic reciprocality)을 제시하면서 행동, 환경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 개인의 인지적 요인에 대해 설명했다.

 

여기서 개인의 인지적 요인으로 지각과 행동 간의 관계를 중재하는 것이 자기 효능감이다. 자기효능감은 특정 성취상황에서 자신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가에 대한 기대 또는 신념으로, 수행수준을 결정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동기요인이다. 자기효능감은 자존감의 축 중 하나를 담당하고 있다.

 

자아존중감의 세 차원 중 마지막 차원인 통제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스스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지 믿는 정도를 말한다. 통제 차원에서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나는 어떤 일도 못 할 거야. 늘 운이 따라주지 않았으니까.’라고 생각하는 반면 긍정적으로 자신을 평가하는 사람은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거야. 이거부터 하고 다음 거는 다음에 해결하면 돼.’라고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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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세 차원에 대해 자신을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사람을 우리는 자아존중감이 “높은”사람이라고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자아존중감이 “낮은”사람이라고 부른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


 

우리는 자존감이 중요하다는 사실과 자존감과 인생의 행복도 사이의 관계는 알면서 정작 자존감이 낮을 때는 어떤지 모른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의 특징을 알기 위해서는 자존감이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알아야 한다. 자존감이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다양하지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진로포부와 대인관계가 있다. 진로포부는 개인이 선택한 진로 안에서 성공과 성취를 얼마나 동경하는지를 나타낸다. 진로포부란 현재 자신이 처한 현실적 상황과 조건을 인식하고 미래에 자기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거나 기대되는 교육수준이나 직업 지위를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지지, 자존감, 진로포부 간의 관계 모형 검증: 집단자존감과 개인자존감의 매개 역할’이라는 논문에 의하면 진로포부를 가장 잘 예측하는 변인은 사회적 지지이다. 사회적 지지와 함께 개인의 진로포부와 관련된 변인이 자아개념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아개념과 진로포부와의 연결고리인 심리 내적 변인은 자존감이다.

 

이 말은 자존감이 낮으면 개인이 처한 현실적 상황과 조건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이 선택한 진로에 대한 확신도 없으며 그 때문에 자신의 성공과 성취를 기대하지 않게 된다는 말이다. 이런 사람은 개인자존감뿐만 아니라 집단자존감도 낮아지는데 집단자존감은 집단에 대한 가치를 매김으로써 생기는 자존감을 말한다. 즉,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에 대한 확신도 없고 기대도 없다. 그래서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기대도 확신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대인관계에서도 큰 어려움을 겪는다. ‘자존감이 대인관계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 승인 자기가치수반성의 매개효과’의 논문에서는 자존감과 학업 스트레스의 관계보다 자존감과 대인관계 스트레스의 관계가 더 강력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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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이 사회로부터 버림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버림받을 것이 두려워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지 못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주체적인 삶이 아닌 타인의 시선과 말에 의존하는 의존적인 삶을 살게 된다.

 

이들은 바우마이스터 등의 연구로는 자기 판단 및 통제가 낮아서 자신의 노력보다 운이 성공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또한, 상처받기 쉬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타인과 거리를 두거나 타인을 비방해 자신을 높이기도 하며 심지어는 자신을 극심하게 낮추는 등의 여러 방법을 통해 정교한 방어책을 만들기도 한다.

 

또한 이들은 리어리와 맥도널드의 연구로는 자신이 가진 대인관계에 만족하기보다 자신이 타인에게 더욱 수용 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기존의 관계마저 악화시키는 일도 있다고 한다.


 

 

자존감에 대한 오해


 

자아존중감과 유사한 용어로 자존심과 자부심이 있다. 자존감과 자존심은 자신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유사점을 갖지만 그러한 존중의 원천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차이점이 있다.

 

자존감은 상황과 관계없이 스스로에 대한 존중이 확고한 것이고, 자존심은 상대방과의 평가를 통해 자기만족감을 얻는 것이다. 자부심 역시 상황에 따라 나타나는 일시적인 자기만족감이다. 자부심은 특히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으로 좋은 성과가 나타났을 때 나타나는 긍정적인 자기 평가이다.

 

반면 자아존중감은 상황과 관계없이 평생 이어진다.

 

그러나 자존감이 사회와 주변 환경과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수가 자존감은 주변 환경이나 타인의 평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자기 스스로 중심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이는 자존을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자존감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세 가지 차원으로 구분된다. 이렇게 자존감을 구분하는 가치, 능력, 통제의 차원을 보면 모두 사회적 평가와 타인의 평가와 간접적인 관련이 있다. 물론 이 세 차원 모두 결국은 자신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와 직결되지만 그러한 결과 이전에 과정에서 타인의 평가와 주변 환경이 평가를 위한 요소로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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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자존감은 평생 이어지는 것이기에 유아기 때의 자존감이 중요하다고 여겨지는데  유아기의 자존감은 주변, 문화, 성별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서 형성된다.

 

이러한 내용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자존감은 주변 환경과 타인과는 관계없는 자신만의 영역이 아닌 주변 환경, 타인과 관계있는 “사회적 영역”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심리학용어 사전에서 “리어리(Leary) 등은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이기에 다른 사람들에게서 배척당하지 않기 위한 적응적인 수단으로 자아존중감이 생겨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다른 사람한테 내가 배척당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자아존중감이 달라진다고 보았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자존감이 낮은 이유


 

우리는 자존감을 가진 사람의 유형을 총 세 가지로 규정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현실적 자아를 혐오하고 환상적 자아만을 추구하는 유형이고, 두 번째는 현실적 자아를 받아들이지만 이를 환상적 자아의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는 유형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현실적 자아를 사랑하고 환상적 자아의 수준을 낮추는 유형이다. 

 

필자는 이러한 세 가지의 유형을 모두 겪은 사람이다. 이처럼 자존감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는 일종의 감정”이었다.

 

그러나 다수가 아직도 자존감과 관련해서는 자신을 채찍질한다. “주변 환경과 타인이 아무리 별로여도 내가 나약해서 이 모양인거야.”라든가 “나만 힘든 것도 아니고, 내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이 약한가 봐.”등의 말로 자신의 낮은 자존감을 마주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자존감과는 다르게 실제로 알아본 자존감은 사회적 동물이란 인간이 만들어낸 사회적 감정이었다.

 

자존감은 주변 환경과 타인의 평가 때문에 변하는 것이 당연한 그러한 감정의 일종이다. 그러나 이들은 자존감이 낮은 이유를 자신에게만 돌린다. 자신이 속해있는 주변 환경은 고려 대상으로 두지 않은 채 현재도 아주 힘든 자신에게 끝없이 채찍질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존감을 키울 겨를이 없다. 모순적이게도 자존감은 사회적 감정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평가로 생기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채찍질을 하지만 자신을 자책하는 행동 속에 ‘나는 부족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는 마음이 내재하여 있다는 사실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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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대개로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아.’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은 실은 그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존감이 낮은 것인 줄은 모른다.

 

 

 

우리가 살아가는 법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자신을 사랑하고자 노력해야 하며 자신이 성취할 수 있는 작은 것들부터 성취해나가며 자신을 향한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선행하여 자신이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을 깎아내리고 비난하는 것이라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러한 인식이 선행되어야만 자신을 변화시키고 싶은 생각이 들고 이러한 인식과 생각이 모여 마침내 행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마주할 필요가 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것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치가 높은 사람들이기에 많은 두려움과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러한 두려움과 거부감을 이겨내야 한다.

 

그리고 마주한 자신에게 ‘너도 인간이야.’ 라는 말만 하면 된다. 그리고 이 한 마디를 사는 동안 끊임없이 상기시켜야 한다.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행동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 실패하는 것, 미움받는 것, 불안해하는 것 등의 부정적이라고 여겨지는 감정과 행동을 겪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자신을 마주한 사람은 이제는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 자존감을 키우는 것은 단순한 생각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작은 실행이 필요하다. 그런 작은 실행을 해냈을 때 생기는 자신에 대한 긍정적 감정이 자존감으로 변하는 것이다.

 

그렇게 작은 실행들을 성취하고, 살아가는 동안 겪는 부정적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책의 감정이 왜 생겨나는지를 인지하고 또한 자존감이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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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되면 자존감을 자신의 영역이라고만 생각해 자신에게 채찍질을 하는 빈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자존감이 낮은 이유가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면 자신의 환상적 자아보다 부족한 현실적 자아를 수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사회의 구성원들은 자존감을 자신의 영역이라고만 생각해 자책하는 것이 아닌 자존감을 사회적 감정이라고 받아들이고 자존감을 언제든 낮았다가 높아질 수 있는 감정이라고 여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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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존감이 높았던 모습도 낮았던 모습도 모두 포옹하며 그렇게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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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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