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침 이슬이 향이 된다면, '슬리핑 듀(Sleeping dew)'

싱그러운 향으로 진행되는 무언극 속으로-
글 입력 2021.09.0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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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기분 좋은 벨이 울렸다. 바로 향 전문 브랜드 오브뮤트(OVMUTE)의 첫 번째 향, 슬리핑 듀(Sleeping dew) 제품의 도착을 알리는 초인종 소리였다. 평소 필자는 향 제품들에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우연히 읽은 슬리핑 듀의 제품 설명이 인상 깊었기에 이렇게 집까지 제품을 모시게 되었다. '슬리핑 듀(Sleeping dew)'. 직역하면 '잠자는 이슬'이라는 뜻이다. 이름마저 기분 좋은 나른함을 한껏 풍기는 이 제품의 향기가 너무너무 궁금해서, 맡아보지 않고서는 베길 수 없었다. 필자를 이토록 사로잡은 제품 설명은 하단에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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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핑 듀(Sleeping dew) : 이슬 맺힌 민트와 은방울꽃 향

 

영어로는 Lily of the valley 프랑스어로는 Muguet라고 불리는 은방울꽃은 이름 그대로 아주 작고 여린 방울 모양의 꽃 방울을 알알이 달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특히 연예인들의 부케에 자주 쓰이는 꽃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와 어울리게 은방울꽃의 꽃말은 '순결, 반드시 행복해진다, 기쁜 소식, 희망'등이라고 합니다.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꽃인 만큼 몇 가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지만, 그중 오브뮤트의 눈을 사로잡은 이야기는 바로 그리스 신화였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은방울꽃은 태양의 신 아폴론에 의해 탄생했습니다. 아폴론은 그의 아홉 님프들(그리스 신화 속 요정)이 부드럽고 향긋한 땅을 밟게 하기 위해 은방울꽃을 그녀들의 발밑에 융단처럼 깔아주었다고 합니다.

 

이 낭만적이고 기분 좋은 이야기에 더해서 Ludwig von Hofmann의 그림 [The water nymph]의 푸르고 신선한 색감과 평온한 분위기에서 영감을 얻어 오브뮤트의 첫 번째 향 'Sleeping dew'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 오브뮤트(OVMUTE)


 

TOP: Mint, Pine tree, Herb / 향의 첫인상인 탑노트: 민트, 소나무, 각종 허브들 - 생명들이 깨어나는 아침의 숲속에서 길을 잃어 정처 없이 헤매며 깊고 깊은 비밀의 숲으로 향합니다. 어느 순간 부는 선선한 바람결에는 시원한 민트 향과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들, 그리고 싱그럽고 향긋한 허브들의 묘한 향들이 뒤섞여 밀려옵니다. 깊고 고요한 밤을 보낸 후 이제 다시 생동하는 생명들 같은 산뜻함에 이끌려 바람 속 향기를 뒤쫓아 더욱 깊은 님프들의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MIDDLE: Muguet, Morning dew / 향의 주제인 미들노트: 은방울꽃, 아침 이슬 - 마침내 당도한 향기의 목적지에서 동화처럼 펼쳐진 은방울꽃들을 발견합니다. 잔잔한 음악소리처럼 흐르는 투명한 물과 그 옆의 청초한 은방울꽃, 그리고 잠든 님프들을 마주합니다. 숲의 향기와 아직 때 묻지 않은 깨끗한 아침 이슬이 화사하고 상큼한 은방울꽃의 향을 머금고 발을 디딜 때마다 온몸을 휘감습니다. 차가운 이슬이 마치 은구슬처럼 발에서 톡 하고 터질 때면 부드럽고 촉촉한 촉감이 코 끝에 맴도는 듯합니다.

 

LAST: Cedarwood, Skin musk / 향의 마지막인 라스트노트: 시더우드, 살결 같은 머스크 - 홀리듯이 곁으로 다가서니 님프들이 기척 소리에 잠이 깬 듯 부스스 일어납니다. 인간도, 그렇다고 신도 아닌 존재들, 그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에 잠시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으니 그럴 것 없다는 듯 웃으며 손을 뻗습니다. 살짝 닿은 손끝에서는 숲의 향기가 은은하게 풍겨옵니다. 민트, 은방울꽃, 그리고 촉촉한 이슬의 향이 온몸에 배여 부드러운 살 내음과 뒤섞입니다.

 

슬리핑 듀(Sleeping dew)는 잠자는 님프들의 몸에 밴 아침 이슬을 모은 물에서 날 법한 향을 표현하여 지어진 이름입니다.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싱그러움은 부담스러운 날 것의 풀과 꽃이 아니라 일상과 어우러집니다. 또한 여리고 순수하게 표현된 민트와 은방울꽃은 축 처지는 하루에 반짝거리는 생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 오브뮤트(OVMUTE)

 

 
다양한 예술 그리고 영감을 모아 향으로 전달하며 영감에서 얻은 개성을 일상에서 함께하고자 한다는 향 전문 브랜드 오브뮤트(OVMUTE). 말없이 몸짓으로만 스스로를 표현하는 무언극처럼, 향을 이용해 자신을 드러내는 '향기 무언극(Scent Pantomime)'을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

 

'향기 무언극'이라니, 아, 이 얼마나 매력적인 브랜드 소개인가. 그 소개에 걸맞게도 향을 구성하는 탑, 미들, 라스트의 설명글 또한 매력적이었다. 설명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필자는 잠시 일상 속에서 빠져나와 누군가에 손에 이끌리듯 슬리핑 듀(Sleeping dew)의 싱그러운 향을 상상할 수밖에 없었다. 낭만적이고 사랑스러운 기분에 읽는 이로 하여금 절로 나른해지게 만드는 글이었다.

 

무엇보다도 그리스 신화 속 은방울꽃의 기원과 Ludwig von Hofmann의 그림 [The water nymph]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된 향이라는 설명이 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림과 신화에서 직접적으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향은 도대체 어떤 향일까. 호기심은 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고, 그렇게 부푼 마음을 안고 드디어 도착한 택배를 받아 개봉하게 되었다.

 

 

 

슬리핑 듀(Sleeping dew), 언박싱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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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를 개봉하자 친환경으로 종이 포장된 제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사소할 수 있는 이런 지점들을 직접 실천한 기업들은 왠지 모르게 소비자 입장에서 더욱 애정이 가는 법이다. 택배를 뜯을 땐 몰랐어도, 나중에 제품을 꺼낸 뒤 치우고자 할 때 쌓인 비닐과 플라스틱에 한숨이 푹푹 나온 경험은 다들 있을 거다. 굳이 이걸 이렇게 비닐로 꼭꼭 싸매서 포장했어야 했나, 싶은 야속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요즘엔 친환경으로 포장하는 기업들을 많이 볼 수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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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훼손을 피하기 위해 꼼꼼히 포장된 종이 포장지를 걷어낸 뒤 드디어 슬리핑 듀 제품을 만날 수 있었다. 깔끔하고 모던한 디자인의 제품 패키지는 어디에 두어도 어울리는 디자인이었다. 그리고 필자는 마침내 향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곧장 사용해 보았다.

 

 

  

슬리핑 듀(Sleeping dew), 사용해보기


 

사실 필자는 인공적인 플로럴 향은 좋아하지 않기에, 은방울꽃의 향기를 닮았다는 이 제품 설명글만 읽었을 땐 제품을 사용해 보는 것이 망설여지기도 했다. 실제 꽃이 담고 있는 풋풋하고도 싱그러운 향을 그저 흉내만 내는 향을 맡고 있을 때면 머리가 절로 지끈지끈 아파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 제품에 크게 관심이 없었던 필자도 시더우드 향 제품은 그나마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자연스러운 우디 향은 부담스럽지 않게 손이 갔다. 슬리핑 듀는 은방울꽃, 민트, 시더우드, 머스크가 결합된 향 제품이었고, 따라서 필자는 일반적인 플로럴 향이 아니라는 생각에 제품 사용을 결심한 것이다.

 

처음 향을 뿌려 보고 맡았을 때의 첫인상은 '시원하다'였다. 시원하고 맑은 민트 향이 은근히 풍기고 곧이어 싱그러운 플로럴 향과 어우러졌다. 그 때문에 달달한 계열의 꽃향기보다는 시트러스하고 청량감 있는 꽃향기가 났다. 시간이 지난 후에는 은은하게 남는 포근한 머스크 향이 매력적이었다. 제품 설명에서 강조하는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싱그러움', 그리고 '투명하고 청초한 은방울꽃', '아침 이슬'에 대한 표현이 정말 제격인 제품이었다.

 

젠더의 구분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향이었고, 무엇보다도 흔한 향 같지는 않았다. 독특한 머스크 향이었다고나 할까. 여름철에 더 손길이 갈 것 같은 향이었으나, 가을이나 겨울에 사용해도 묘한 매력을 풍길 것 같았다. 강하고 무거운 향 제품, 그리고 인공적인 향 제품을 좋아하지 않는 필자의 마음에 딱 드는 제품이었다. 때론 기분 전환을 위해 뿌린 향이 너무 강하거나 지독해서 하루의 기분을 망친 적도 있었기에, 필자는 점점 향 제품에 소극적이게 된 것 같다. 그런 필자에게도 자연스럽게 다가올 수 있었던 향이었다.

 

무엇보다도 그냥 향수가 아니라 멀티 퍼퓸 제품이라 직접적인 신체를 제외한 의류나 공간 등에 자유롭게 뿌릴 수 있다는 게 특장점이었다. 향이 났으면 하는 공간, 물건, 의류 등에 가볍게 칙칙- 뿌리다 보면 싱그러운 향이 은은하게 풍겨져왔기에, 필자의 기분전환에는 물론이고 타인에게 적당히 자연스럽고 향기로운 사람이라고 기억될 수 있을 만한 향이었다.

 

제품과 관련해서 떠오른 소박한 아이디어도 있었는데, 제품의 패키지에 좀 더 브랜드 오브뮤트만의 '향기로 진행되는 무언극'이라는 컨셉을 더 가져가도 좋을 것 같다는 것이다.

 

이전에 '동화'라는 컨셉으로 제품의 패키지를 구성한 어느 차(茶) 제품을 지인에게 선물 받은 적이 있다. 제품의 포장 디자인에는 동화 속 그림이 근사하게 그려져 있었고, 그 안에는 차의 티백과 함께 동화 속 이야기와 일러스트가 적힌 카드가 함께 동봉되어 있었다. 마치 '나'만을 위한 정성스러운 선물을 받은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차를 한 입 머금고, 동봉된 카드에 적힌 동화 이야기를 한번 보니, 제품이 더 매력적이게 느껴졌다. 차를 마실 뿐인데 마치 일상 속에서 빠져나와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에 잠시 행복감에 젖기도 했다.

 

물론 차의 맛도 중요하겠지만, 독특한 컨셉이 강조된 패키지 구성은 그 차의 맛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차를 그저 내려 마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택배로 받아 개봉하고, 제품을 만나고, 실제 제품을 사용하기까지의 일렬의 과정들이 소비자에게 있어서 그 자체로도 제품의 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과정이 되는 것이다. 점점 소비자들은 제품에 이름이나 메시지 각인이 가능하다거나, 따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제품들을 찾고 있다. 더불어 슬리핑 듀 제품과 같이 제품에 스토리텔링을 접목시키는 시도 또한 많아지고 있다. 공장에서 찍어져 나오는 듯한 획일적인 제품보다도 자신만의 개성을 녹여낼 수 있는 제품이나, 제품만의 독특한 특징이 강한 차별성 있는 제품을 찾고 있는 것이다.

 

향수 슬리핑 듀는 눈에 보이지도, 소리가 들리지도, 심지어 손에 잡히지도 않는 '향'이라는 것을 통해서 '무언극'을 한다는 설명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사전에 제품 설명글과 함께, 향을 만드는 것에 영감을 받았다던 그림을 보고, 향 제품에 전혀 관심 없던 필자가 제품에 대한 설렘과 기대로 마음을 벅차올랐으니 말 다 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마케팅을 제품 자체에 더 적극적으로 입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다른 브랜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은 오브뮤트만의 색깔이 될 것이고, 커다란 장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지금까지, 향 전문 브랜드 오브뮤트(OVMUTE)의 그 첫 번째 향, 슬리핑 듀(Sleeping dew) 제품 리뷰였다. 필자는 앞으로도 일상에서 이 향을 편하게 자주 애용할 것만 같다. 이후에 출시될 오브뮤트의 다음 향도 기대된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듬뿍 담은 아침 이슬의 향을 통해 싱그러운 기분 전환이 필요하다면, 그리고 필자처럼 무겁고 인공적인 향 제품을 싫어하고 독특한 머스크 플로럴 향 제품을 찾고 있다면, 슬리핑 듀 제품을 사용해 보시길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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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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