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당신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 아트인사이트 Vol.1 [도서]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방식
글 입력 2021.08.23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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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껍고 글씨로 꼭꼭 채워진 페이지를 읽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짧은 단편을 골라서 읽는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다. 게다가 다른 사람은 좋아하는 무엇을 좋아하며, 좋아하는 걸 어떻게 좋아하는지 궁금하기에, 나에게는 흥미로운 주제였다.

 


표지_최종.png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들의 공동 저자 프로젝트 <아트인사이트 Vol.1>는 사소하지만, 각자 개인에게는 소중한 ‘좋아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서른 여덟명의, 서른 여덟개의 좋아하는 방식을 풀어내며,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고백이라 할 수 있다.


크게 세 가지 테마 <내가 좋아하는 것>,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이 우리를 바꿀 거야>로 나누어져 있다. 각 챕터에서는 좋아하는 것을 소개하는 글, 좋아하는 행위에 대한 단상과 좋아하는 것으로 인해 바뀐 삶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주제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방식’인 만큼 좋아하는 것에 대한 폭넓은 생각을 알 수 있는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지속하기까지 좋아하는 것과 관련된 삶의 서른 여덟가지 이야기가 담겨있다.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는 방식은 다양했다. 음악, 영화, 미술 작품에서부터 동물, 사람, 또는 사진찍기, 사랑하기처럼 무형의 것들이 등장했다. 생각지도 않은 것들이나 무관심했던 것들이었다. 관심이 없어 그냥 지나쳤던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좋아한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것이 된다니, 세계는 넓고, 취향은 다양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된다.

 

게다가 좋아한다는 행위에 대한 고찰은 읽는 이에게 자신을 되돌아보도록 만든다. 그들이 어떤 것을, 어떤 생각에서 좋아하게 되었는지를 각자의 삶과 함께 엮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

 

 

"'좋아한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단순히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었다. ...(중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은 곧 나 자체, 나의 본질로 여겨지며 평가의 대상이 되곤 했다."

 

P.141 <으흐흐, 아하하!> 中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좋아하는 것을 표현하고 사랑하는 것을 읽자니, 그럼 나는 뭘 좋아하고 있는가를 곱씹게 되었다. 어릴 적에는 거대한 이상이 삶의 원동력이 될 줄 알았으나, 현실을 지내보니 작고 사소한 것이 내 거대한 삶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건, 바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아주 강하게 힘을 발휘한다. 인생이 재미있는 이유이자, 삶을 지탱해주는 그런 존재다.

 

말은 그렇게 해도 ‘좋아한다’는 말이 아직도 내겐 어렵다. 아직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명확하게 알지 못하고, 미처 알지 못하는 것이 많을까 생각하고 있다. 게다가 좋아하는 것은 내 ‘업’과 이어지고 싶다는 욕망이 있기에 좋아하는 건 누구보다 더 좋아하고 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좋아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선뜻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어렵다.

 

다른 사람은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었다. 삶을 지탱하기도 하며, 그 좋아함을 어떻게 견디고 있는지 말이다. 책을 읽고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작가들은 온전히 좋아함을 즐기고 있었다. 좋아함에 대한 걱정을 안고 있음에도 그 좋아함으로 계속해서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좋아함이 업이 ‘되어야만 하는’ 부담도 없었고, ‘하고 싶다’는 욕망에도 역시 좋아함을 온전히 느낀 후에 자연스레 나오는 말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좋아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들의 이야기에 나도 기꺼이 받아들여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인지,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에 글을 쓰고 싶어졌다. 내 이야기를 하는 게 싫고 부담스러워도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

 

'좋아함'에 대해서 우리는 각자의 정의와 이론을 가지고 있다. 한 사람이 무엇을 어떻게 좋아하는지 알면 그 사람의 가치관을 비롯해 깊은 생각까지 알 수 있는 건 그 때문이다. 좋아한다는 단어만으로 간단히 설명하기에는 너무 다양한 마음들, 그리고 그 마음이 깃든 이야기들을 기웃거려보자. 어쩌면 이 글들을 읽고 난 뒤 좋아하는 것에 대한 글을 쓰고 싶을지도 모른다.

 

 

 

오지영_컬처리스트.jpg

 

 

[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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