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예술가들이 창조성을 대하는 자세 - 발칙한 예술가들 [도서]

창조성은 예술가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있다.
글 입력 2021.08.0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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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유명 예술가들의 이유 있는 성공으로 창조성을 말한다.

 

더불어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전한다. 누구에게나 창조성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늘 이러한 능력을 사용하고 있다. 특별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일상에서 흘러가는 작은 일들도 사실은 상상력과 창의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종종 예술가들의 걸작을 보고 있으면 타고난 재능이나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따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들이 어떤 신의 계시를 받고 만든 것은 아닐까 할 정도로 감탄을 내뱉지만, 어떤 노력을 해도 그와 비슷한 결과를 보여줄 수 없을 것 같아지면서 비관적인 생각에 빠진다.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들여다보는 일은 우리 안에 숨어 있는 창조성을 발견하는 일과 같다. 우리는 모두 예술가이다. 이 사실을 믿어야 한다.”

 

 

여기에서 다시 생각해야 할 점은 명작을 그리지 못한다고 해서 다른 분야에서도 창조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만이 잘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

 

이때 작가는 창조적인 능력을 표현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우리는 모두 예술가이다.’라고 말했다. 몽상이나 추측, 심지어 잔꾀를 부릴 때도 창조성을 사용한다고 덧붙이며, 예술가의 범위를 넓게 잡아 자신의 창조성에 대해 의심하는 이들이 세운 벽을 허물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두 예술가’라는 작가의 말에 불만을 표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술가의 폭을 넓게 잡아 사용하는 저자이기에 오히려 그 의미가 애매해지고 무엇이 더 가치 있는 일인지 생각하게 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은 곧 ‘그래도 우리는 세상에 알려진 예술가와는 다르지 않나?’ 하는 의심으로 이어진다.


그래서인지 바로 다음에 오는 “모든 아이는 예술가다. 문제는 어른이 되어도 예술가로 남아 있냐는 것이다.”라는 피카소의 말이 더 눈에 띄게 된다. 아이와 어른, 예술가와 예술가가 되지 못한 사람. 둘을 극명하게 구분 짓는 대가의 말은 애써 찾아놓은 자신감을 무너뜨리는 것 같다.

 

 

Young_Sick_Bacchus-Caravaggio_(1593).jpg

Caravaggio, Young Sick Bacchus (1593)

 

 

그런데 사실 예술가가 특별한 이유는 창조성 때문만이 아니다.

 

뛰어난 예술가는 자신이 가진 탁월한 능력을 표출할 수 있는 대상을 찾고 그에 열중하였기에 특별해질 수 있었다. 그들은 내재되어 있던 창조성을 밖으로 끌어내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초기 바로크의 대표적인 화가 카라바조가 지극히 훌륭한 예술적인 역량을 통해 이루어냈던 급진적인 업적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저자는 카라바조가 어떻게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었는지 일곱 가지 키워드로 설명한다. 열정, 카라바조는 십 대에 고아가 되어 시모네 페테르자노(Simone Peterzano)의 작업실 도제로서 그림을 배우며 미술에 열정을 쏟았다. 관심, 기본기를 쌓으며 대가들의 기술을 배운 그는 구도와 빛, 그림자, 인체의 움직임에 대해 연구했다.

 

호기심과 영감, 새로운 표현기법을 찾고자 하는 열망은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켰다. 실험과 혁신 그리고 아이디어의 실현, 호기심과 영감을 통해 찾아낸 렌즈는 카라바조의 그림에 사실적이면서도 극적인 효과를 주었다. 정교하게 짜인 구도, 강렬한 감정과 분위기는 후기 르네상스 시대에 바로크 시대를 불러왔다.

 

늘어놓고 보면 창조성을 이야기할 때 당연히 언급해야 하는 것들이라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몇몇 부분을 보고 ‘이걸 누가 못해서 이러고 있나.’ 싶기도 하겠지만, 너무나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게 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이야기하는 것이고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경의를 표할 만큼 멋진 작품들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닌 차곡차곡 쌓여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표1] 발칙한 예술가들.jpg

 

 

19세기 후반 미술사에 커다란 변혁을 불러온 천재적인 화가 폴 세잔은 자신의 업적에 관해 “사슬에 고리 하나를 더 이었을 뿐이다.”라고 표현했다.

 

이는 가식적인 겸손이 아닌 작품을 보는 우리가 창조성에 대해 제대로 알기를 바랐던 마음으로 이야기한 것이다. 예술가의 창조성에 대해 잘못된 믿음을 유발하거나 오해를 키우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작품을 보는 우리가 품을 만한 낭만적인 환상의 여지를 줄였다.

 

폴 세잔이 대단한 인물이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우리들과 그리 다르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선명하게 보이는 차이는 누가 어떻게 창조성을 드러냈느냐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전략과 성공하기 위한 과정으로써의 실패, 진지한 호기심과 열정, 영감을 위해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하는 행위 등 예술가들이 명작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우리가 모두 가지고 있는 창조성은 자신을 표현하는, 중요하고 강력한 힘이다. 그렇기에 우리 안에 숨어 있는 창조성을 발견하는 일은 더없이 중요하다. 명작을 남긴 수많은 예술가는들은 자신의 창조성을 최대로 발휘했고 우리는 그들의 삶과 작품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이제 어떻게 표현할지 선택하는 것은 개인에게 달려있다.

 

 

[문지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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