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함께 사는 지구를 위해 알아야할 것 -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

지구와의 공존을 모색하는 가장 쉬운 기후 수업
글 입력 2021.07.2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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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의 여름을 기억한다. 평소 추위는 많이 타도 더위는 타지 않아 여름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에도 여름이구나, 여름은 당연히 덥지, 무감하게 넘기고는 했었는데, 그해 여름은 더웠다. 너무 더웠다. 한낮에 점심을 사 먹으려고 밖을 나섰는데 햇볕이 뜨겁다 못해 따가웠고 아팠다. 그런 더위는 기억하기로는 처음이었다.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 벌써 삼 년이 지났지만 기억이 생생하다. 그 여름에 한국에 없었던 친구가 다음 해가 되어서 돌아왔을 때 무용담처럼 그때 한국 진짜 너무 더웠어, 고개를 가로저으며 떠벌렸었다.

 

올해도 덥다. 체질이 바뀐 것인지 날씨가 바뀐 것인지, 예전에는 여름이라고 이렇게 더워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상하다. 폭염이라고 주위에서 티비에서 인터넷에서 연일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날씨가 바뀐 것이 맞는 것 같다. 이상 기후로 큰 재난을 겪고 있는 해외의 소식들이 드물지 않고, 멀게만 느껴지지도 않는다. 며칠 전에 외출을 했는데 갑자기 비가 엄청나게 쏟아져서 건물 안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발이 묶였다. 그러다가 이걸 어쩌나 고민하는 사이, 십 분도 안 되어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뚝 그쳤다.

 

도대체 날씨가 왜 이래? 다 인간 때문이지 뭐, 업보야, 업보. 자문하여 나오는 답은 어딘가 조금 힘이 없다. 인간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면 인간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게 맞을 텐데, 내가 인간인 것은 맞지만 동시에 이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고 책임을 져야 할 존재라는 건 어쩐지 너무 무거워서 크게 와 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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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는 지구가 겪어왔던 이전의 기후변화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었는지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지금 우리가 당면한 기후 위기가 얼마나 전에 없이 위험한 것인지 알기 쉽게 보여준다. 지구 온도 1℃, 2℃의 변화가 얼마나 위험천만한 차이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오롯이 인간의 책임이며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지 말이다.

 

그러면서 이 지구 온난화는 단지 사기극일 뿐이라 매도하는 회의주의자들의 논리를 반박한다. 회의주의자들이 공격한 것 중 하나는 바로 기후학자 마이클 만의 논문에 실린 지구 온도 변화 그래프였는데, 내내 직선으로 뻗어가다가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과 동시에 치솟는 모습이 마치 하키 스틱 커브와 같은 그것이 조작되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어찌 되었건 모든 논란을 잠재운 건 결국 과학이었습니다. 전 세계 수십명의 과학자들이 훨씬 더 많은 과거 자료들로 복원한 지구 과거 2,000년 동안의 지구 온도는 마이클 만의 하키 스틱과 거의 유사했습니다.

<5장. 하키스틱과 믿지 못하는 사람들> 중에서

 

 

지구의 기후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현재의 과학 수준에서도 여전히 불확실한 일이다. 책은 이러한 사실을 분명히 설명하며 지구 온난화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 역시 균형 있게 소개한다. 이러한 불확실 속에서 다수의 과학자들과 달리 지구 온난화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다. 그러나 합리적이지 못한, 악의적으로 지구 온난화를 사기극으로 매도하려는 일부 회의주의 세력들의 존재에 대해서는 마음이 편치 못하다.

 

그들이 있다는 것은 곧 지구 온난화를 멈추기 위해 우리가 포기해야 하는 것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 경중이 달리 생각되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의 편리를 위해, 우리가 기후 변화를 감당하고, 더운 날씨와 화석연료를 맞바꾸는 것뿐이라고 간단하게 생각한다면 마음이 조금 편할 수도 있겠지만, 기후 변화를 감당해야 하는 것이 지구상에 오직 인류뿐인가? 인류 모두가 공평하게 화석 연료에서 비롯된 혜택을 누리고 있는가? 조금만 더 생각해도 기후 변화를 부정하거나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건 비합리적일 뿐 아니라 비윤리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사기꾼이 넘쳐나는 지구 온난화 담론에서 스스로 옥석을 가리는 능력을 키우는 것, 이것이 바로 지구를 위한 답을 찾기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져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5장. 하키스틱과 믿지 못하는 사람들> 중에서

 

 

우리가 이 기후 위기에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분명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들을 충분히 설명해 주었다면 이제 우리가 어떻게 책임질 수 있는지 방법을 알게 하는 일이 필요하다. 국가나 기업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 기술 도입이 큰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결국 개인들 다수의 의식이 선행되어야만 그것들이 등장하여 제 몫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을 파괴하고 환경을 해치는 것은 때로 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자신들은 앞선 세대들의 환경 파괴에 의한 피해를 입고 있는 피해자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기업 차원의 환경 오염이 심각하여 개인의 노력으로는 아무것도 변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친환경을 이름으로 소비자들에게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게 하면서까지 소위 ‘그린 마케팅’을 펼쳐내지만 실제로는 환경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기업의 사례나, 열심히 분리수거를 하는 등의 개인적 노력을 다 했으나 사실 재활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뉴스 등을 보면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나며 어떻게 대안을 찾아야 하는지 생각하기 이전에 개인의 노력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기운이 빠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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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기후변화에 맞서 개인의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제시해 준다. 소고기 소비 줄이기, 옥석을 가려낸 친환경 기업 지지하기, 지구를 위한 목소리 내기 등이다. 사회가 고도로 조밀해 지면서,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는 커다란 흐름의 결과이기도 하고, 또 흐름을 낳을 수도 있게 되었다.

 

기후의 미래가 불확실하고, 무수히 많은 시나리오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미래를 알기 어렵다는 의미와 동시에 우리의 행동들 하나하나로 앞으로의 미래를 계속해서 다르게 써 내려갈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에어컨이 시원하게 틀어진 대형 마트에서 소고기 한 팩을 구매하는 것과 개인 SNS에 친환경 기업을 지지하는 글을 올리는 것은 둘 모두 일상 속에서 행동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완전히 다른 시나리오의 일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노력을 멈추었을 때 곧 찾아올 3℃ 더 뜨거운 지구, 이것이 과거와 현재의 기후학자들이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입니다.

<6장. 미래 예측> 중에서

 

 

[김민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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